南北군사합의 등 정부비준 강행에 野 "효력정지·권한쟁의심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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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北과 조약 아닌 합의서' 강변...野 "국가안위 걸린 '내용' 보라" 재반박
"대통령 스스로 헌법위반 자행" 2개합의서 비준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서 제출 공식화
"야권공조 통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도 검토" 文정권 北과 문서 교환하면 이행할 듯
"선행합의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계류 중에…애 낳기 전 출생신고한 격"
"김의겸 '北 국가 아니다' 발언,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삭제한 文정부 기조와도 어긋나"
최교일 "군사합의 조치는 헌법상 국가안보 관한 것…그걸 北과 하면서 동의하라니 모순"
곽상도 "판문점선언 중대한 재정부담 인정했으면 후속합의도 국회 동의받아야"
원내 논평으론 "헌법·법률상 국회 비준권한 침해, 文정부 국정전횡 이제 그만 멈춰야"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가 지난 23일 '9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단독 비준한 데 대한 법적 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4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무회의에서 비준한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분야합의서'의 효력정지가처분신청서>를 공개하면서 "어제 국무회의 심의·의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해 야권 공조를 통해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검토할 것"이라고 알렸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곽상도·최교일·임이자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당이 제출할 예정인 <국무회의에서 비준한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분야합의서'의 효력정지가처분신청서>를 공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성태 원내대표는 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어제(23일) 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를 일방 비준한 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가의 외교안보적 중대사안을 놓고 법제처가 임의적, 자의적으로 유권해석을 한 것은 국익에 결코 도움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비준동의 여부는 국회 논의를 통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선행합의(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동의 절차를 완료하기 전에 후속합의에 대한 국회 동의를 '패싱(passing)'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비준한 것은 모법(母法)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시행령을 공포한 상황에 다름없다"며 "애를 낳기도 전에 출생신고를 먼저 하는 상황과 결코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더 심각한 건 어제 문 대통령의 비준 행위가 헌법적 절차를 무시한 위헌적 행위라는 데 있다"며 현행 헌법 제60조 1항을 근거로 들었다.

헌법 60조 1항은 "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해상완충수역 포사격 훈련과 군사분계선(MDL) 공중정찰 중단 등 구체적이고 중요한 군사조치를 명시한 남북군사합의는 명백하게 국가의 '안전보장' 관련 사안"이라며 "군사합의가 국가 안전보장 관련 사항인지 아닌지 초등생도 알만한 사안을 두고 청와대와 법제처는 줄곧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만 둘러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행태는 청와대가 명백하게 헌법을 위반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헌법조항에 분명히 적시된 사항조차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선별, 발췌하는 작태"라며 "대통령이 스스로 헌법절차에 위배되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헌법의 권위를 부정하고 헌법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청와대 말대로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부담 지우는 사항 포함하는 판문점선언조차 부실한 '꼼수 비용추계'로 비준동의안이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인 마당에 국가안위 중대한 안보적 사안 포함하는 부속합의를 대통령이 일방 비준하는 건 국회 패싱 넘어 국민 우롱하고 국민 무시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부랴부랴 '북한과 관계는 국가간 관계가 아니라 통일을 지향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된 특수관계'라며 '헌법이 아니라 남북관계발전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지만, 청와대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를 요구한 순간부터 이미 국가간 관계 준해서 법적 행위가 이뤄지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더 중요한 건 평양선언이나 군사합의서가 포함하는 내용이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 부담'을 유발할 뿐 아니라 국가 안위에 중대한 사안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북한은 우리 헌법상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두 합의서는 조약이 아니며, 남북관계발전법에 의거한 남북합의서를 비준한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한 데 대해서는 한국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이 재반박에 나섰다.

최교일 의원은 "'북한이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헌법상 조약 대상이 아니니까 국회 비준동의를 받을필요 없다', '한국당 이야기가 도리어 위헌적 발상'이라 말하면서 북한과의 판문점선언은 동의 해달라는 건데 앞뒤가 안 맞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희 당 입장은 군사합의 상 구체적 조치는 헌법상 국가 안전보장에 관한거라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평양선언도) 구체적 경제협력 사항의 동의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곽상도 의원도 "논리가 일관되려면 판문점선언에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 들어간다고 했으면, 평양선언과 군사합의는 그 일부분이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 않느냐"고 가세했다.

김 원내대표는 "남북관계발전법 21조에 따르면 군사합의는 재정부담과 무관하므로 국회 동의 없이 비준하면 된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라며 "그렇지만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으로 이걸 만들어버렸다"고 말했다.

남북관계발전법 2조(기본원칙) 2항을 들어 "남북관계의 발전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투명과 신뢰의 원칙에 따라 추진되어야 하며 정치적ㆍ파당적 목적을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된다"고 상기시키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발언을 수시로 했다. 이번 정부는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조항을 삭제하고 문 대통령은 또 자신을 '남쪽 지도자(남측 대통령)'라고 사실 북한을 정부로 인정했다"며 "남북 유엔 동시가입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를 했지 않나. (김의겸 대변인의) 북한은 국가가 아니라는 발언은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 기조와도 배치된다"고 청와대의 '자가당착'을 짚었다.

사진=KBS 보도화면 캡처
사진=KBS 보도화면 캡처

앞서 한국당 원내지도부와 법률지원단은 23일 긴급회의를 갖고 남북군사합의서가 국회 비준 동의 사항을 규정한 헌법 60조 1항의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에 해당, 국회 동의 없이 문 대통령의 서명으로 이뤄진 비준은 위헌(違憲)이라고 규정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수역에서의 군사훈련 중단 구역을 NLL 기준 우리 측이 훨씬 많이 양보하고, 군사분계선(MDL) 일대 포 사격 훈련과 공중 정찰 등을 금지하며,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매개로 북측으로부터 '합의 이행 점검'을 받는 내용 등을 담은 남북 군사합의는 안전보장(안보)와 주권 제약 면에서 '헌법적 사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혈세(血稅)를 투입한 북측 철도·도로 현대화 계획과 각종 개발사업 이행이 명시된 평양공동선언은 헌법 60조와 남북관계발전법 21조 3항에 담긴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 차원에서 국회가 동의권을 갖는다는 판단 아래 한국당은 법적 저지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한국당은 이날 오전 이양수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도 "문재인 정부는 헌법과 법률을 가볍게 무시하는 국정 전횡을 이제 그만 멈춰주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는 남북 철도·도로의 착공 등의 국민의 혈세 부담 사항과 국군의 정찰·감시기능 축소 등의 국가 안위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며 "북한은 아직 우리 헌법이 인정하는 국가가 아니지만, 설령 북한을 국가로 본다하더라도 국가 간 체결된 합의서에 '국민에게 세금 부담을 지우는 사항'과 '국가 안위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면 반드시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가 국민을 대표해 판문점선언 비준동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문점선언의 이행적 성격의 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를 행정부가 비준한 것은 괴이한 본말전도"라며 "따라서 문 대통령의 두 합의서에 대한 비준 재가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이자 "헌법과 법률에서 부여받은 국회의 비준동의 권한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치입문 전 자신이 과거에 운영하던 법무법인 부산에서 함께 근무했던 이가 처장으로 있는 법제처의 전형적인 '코드' 유권해석을 근거로 들었다. 헌법과 법률이 필요할 때는 이를 금과옥조처럼 받들고, 걸림돌이 될 때는 무참히 무시하고 있다"며 "김정은의 연내 서울 방문을 위한 멍석을 깔기 위해서 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 비준을 서둘렀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나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국회는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국회의 권한을 심각하게 침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청구와 남북군사합의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등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여당인 민주당도 '정부의 대표자'처럼 환영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로 다시 돌아와 국회가 정부의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행태를 막는데 함께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당은 국회의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북한과 문서를 교환하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소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헌법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남북 합의는) 조약이 아니다"며 "위헌이라는 주장 자체가 오히려 위헌적 발상"이라고 한국당을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헌법이 적용될 수 없고 위헌이란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며 "(남북관계발전법이 제정된) 2005년 이전에 체결된 남북합의서에 대해서도 우리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명백하게 '남북합의서는 내부 특수관계를 바탕으로 한, 당국간의 합의'로 봐서 헌법상 조약규정을 적용 안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근본적으로는 이걸 위헌이라 주장한다면 북한을 엄연한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3조를 위반하게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여태껏 북한을 '정상국가' 대우하는 데 치중해 온 문재인 정권의 행보와 대조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도 김 대변인은 판문점선언에 대해선 재정 부담, 또 입법사안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남북관계발전법 21조에 의거해 국회 비준을 받으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김 대변인의 주장대로면 '남북간 특수관계'를 명분으로 '중대한 재정적 부담' 또는 '입법사안'만 아니라면 정부 독단으로 어떤 합의 내용을 비준하든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말이 된다. 이런 방식으로 행정부가 비준 강행한 이른바 '남북합의서'의 법적 구속력의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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