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석탄 밀반입의혹' 계속 커지는데 文정권은 "조사 안 끝나"만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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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8.08.06 13:33:00
  • 최종수정 2018.08.0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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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문, '文 민정수석' 산하 행정관·강금실측 법무법인 출신

유엔 대북(對北)제재 품목인 북한산 석탄이 '원산지 세탁'을 거쳐 한국에 밀반입됐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지만 청와대와 관계부처는 제대로 된 해명이나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이 최소한 지난해 10월부터 여러차례 국내에 반입됐지만 10개월이 흐른 지금도 문재인 정부는 "관세청이 조사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논란 초기인 지난달 중순 무렵부터 관계자들이 국민적 의혹이 큰 이 사안에 대한 공식 브리핑조차 없이 "산업통상자원부나 외교부에 물어보라"고만 했다. 반면 정권 차원에서나 관심이 큰 이른바 '친위쿠데타' 목적의 계엄 검토가 있었다는 입장을 선전하는 데에만 주력했다.

정작 산업통상자원부나 외교부, 통일부 등 관계부처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나 내·외신 보도를 통해 파다해진 내용의 기초적인 사실관계만 재확인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달 들어 공기업인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에 금융사 수 곳까지 북한산 의심 석탄 반입에 연루됐다고 알려지는데도, '만기친람 식' 국정운영을 과시하던 청와대는 물론 관계부처가 일절 입을 닫고 있다.

특히 주무관청인 관세청이 '청와대의 함구령' 아래 조사결과 발표를 무기한 미루고 있으며 지난달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대북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을 찾은 것도 '석탄 반입 방치와 무관치 않다'는 설까지 제기돼도, 정권 차원에서 진위 확인조차 꺼리고 있다. 언론 등이 추궁하면 관계부처들은 "관세청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대북제재 위반 우려를 낳은 북한산 의심 석탄 반입 사건들의 발생 시점으로부터 감안하면 10개월이나 경과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관세청 조사 미비를 '전가의 보도'로 삼아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하고 뚜렷한 후속조치도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최근에는 정부가 '북한산 의심' 석탄을 싣고 한국을 드나든 것으로 시인한 총 5척의 중 하나인 벨리즈 선적 '샤이닝 리치'호가 지난 2일 오전 7시30분~4일 오후 2시32분 평택항에 사흘간 정박했다가 유유히 떠났다.

평택항에서 세관이 샤이닝 리치호를 검색했다고는 하나, "특이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보내줬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석탄의 불법 수출' 등 제재 위반 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선박이 자국 항구에 입항했을 때 '나포, 검색, 억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당국은 여전히 '논외'로 간주하는 모양새다.

이런 '황당한' 결론의 근거는 "샤이닝 리치호가 아직 조사 진행 중인 선박이고, 혐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혐의 규명을 맡은 관세청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선박을 나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6일 한국경제신문은 지난해 10월 2일과 11일 파나마 선박 '스카이엔젤'호와 시에라리온 선적 '리치 글로리'호가 각각 인천과 포항으로 북한 석탄을 싣고 입항한 직후 해양수산부 주도로 범(汎)정부 대책회의가 있었고 관련 문건도 잇따라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지난해 10월 범정부 대책회의는 열었지만 두 선박과는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앞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달 1일 '관세청 비공식 보고'를 토대로 관세청이 이미 지난 7월 중순쯤 북한산 석탄 유입에 대한 수사를 종결하고도 발표하지 않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하지만 관세청의 대외 입장은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것뿐인데다, 뚜렷한 조사결과 발표 시점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영문 관세청장이 지난 7월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영문 관세청장이 지난 7월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결과적으로 관세청이 문재인 정부를 도와 북한 석탄 반입 관련 정부 대응을 둘러싼 논란을 차단하고 있다는 정치적인 해석까지 나온다.

관세청이 정부에 유리한 여론 조성에 영향을 끼친 사례도 없지 않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지난 4월 '전례 없던' 재벌일가(한진 그룹) 자택 압수수색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언론의 이목을 끌며 정권의 전방위적 대한항공 표적 수사에 기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영문 관세청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인연'을 재조명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 정권 출범 두달 만인 지난해 7월 '역대 세번째 검사 출신 관세청장'으로 임명된 김 청장은 문 대통령의 경남고 12년 후배로 예전부터 매우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노무현 정부 당시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밑에서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관세청장 발탁 직전까지는 노무현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 등이 주축으로 2000년 설립한 법무법인 '지평'의 변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앞서 2014년말부터 정명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부인 구모씨가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법적 공방을 벌인 사건에서, 김 청장은 '지평' 소속 변호사로서 정명훈 전 감독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바 있다. 

이른바 '서울시향 사태'를 둘러싸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부인 강난희씨도 정 전 감독 측에서 박현정 전 대표 측과 공방을 벌였다. 박 전 대표는 추가로 박원순 시장 등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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