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예비후보인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달 4일 자신의 유튜브에서 이재명 대표를 '아빠'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그저 '총칼' '권력'을 앞세워 이 대표를 죽이려드는 옆집 이웃으려 비유했다. [사진=유튜브]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예비후보인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달 4일 자신의 유튜브에서 이재명 대표를 '아빠'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그저 '총칼' '권력'을 앞세워 이 대표를 죽이려드는 옆집 이웃으려 비유했다. [사진=유튜브]

 

최근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로 공천된 정봉주 전 의원이 같은 당 이재명 대표를 한 집안의 가장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총칼·권력을 앞세워 이 대표를 죽이려드는 이웃으로 묘사했다. 그는 이 비유를 통해 이재명을 지키는 것이 가족 구성원이 마땅히 해야 할 '인지상정'인 것처럼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의원은 지난달 4일 자신의 유튜브 정봉주TV에서 이와같은 이야기를 통해 이른바 '비명횡사(비 이재명계 공천 학살)'을 정당화하고 옹호했다.

그는 "나와 친한 기자가 연락이 와서 '더불어민주당이 왜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가 됐냐'라고 묻더라"라며 "그런데 내가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고 했다). 너희가 네 식구인데, 아빠를 싫어한다. 아빠와 의견충돌하고, (아빠가) 술먹고 아재개그하고 그래서 아빠를 싫어하는데. 100% 아빠를 좋아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어느날 옆집에 이사온 아저씨가 총칼을 앞세우고 권력을 앞세워서 우리 아빠를 죽이려 들어온다 그럼 너희는 어떻게 하겠냐"라며 "똘똘 뭉쳐서 우리 아빠를 보호한다. 지금 나의 심정이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한동훈이 이재명을 죽이러 들어오는데, 우리 당의 대표고 우리 당의 대선 주자인데 그러면 '잡아가라' 하고 가결표를 던지거나 '이재명이 빨리 내려와야지 우리 당이 삽니다. 아버지를 우리 집에서 호적 파야지 우리가 행복해집니다'라는 이야기와 똑같다"며 "너같으면 그렇게 하겠냐"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이러한 비유에 기자가 "집안의 우리 아버지 예를 드니까 쏙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의 해당 발언은 친야 성향 네티즌에 의해 유튜브 쇼츠(1분 내외의 짧은 영상)로 제작돼 '좋아요'가 6만에 달하는 상황이다.

정 전 의원이 이 이야기를 한 대상인 기자는 그의 말에 '무릎을 탁 치듯' 납득을 했다지만, 적절한 비유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당(公黨)인 민주당의 대표를 '아빠'에 빗대는 것이 적절한가의 문제다. 정당은 정치적 지향점과 가치관이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지 혈연으로 엮인 집단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흡사 북한에서 수령을 '어버이'로 일컬으며 무조건적 복종을 요구했던 것과 비슷한 사고방식일 수 있단 지적이다. '검찰독재'를 비판한다는 민주당에서 정작 과거 운동권에 만연했던 '가부장식 독재 인식'이 은연 중에 표출됐다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지나치게 축소시켰단 비판도 제기된다. 그의 범법 혐의와 아버지들의 '술주정'·'아재개그' 등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 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아무런 죄가 없는 이 대표를 '총칼', '권력' 등으로 죽이려 한다는 논리의 적절성 문제도 나온다. 정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쏙 빼놓고 마치 거대 독재권력이 이 대표와 민주당을 탄압하려 한다는 이른바 '쌍팔년도'식 내러티브만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피고인이 공당이자 원내 최대 정당, 제1야당인 민주당을 이끄는 것을 더는 두고볼 수 없다'며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에 찬성했던 것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폄하했단 비판도 피해가기는 어려워보인다.

현재 정 전 의원은 '목발 경품' 발언으로 북한 지뢰에 다리를 잃은 장병을 모욕했다는 비판을 받는 등 과거 그의 실언으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민주당은 그에 대한 윤리 감찰에 착수했으며, 공천 취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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