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범 교수 "천박함과 영세함 뿐.다음 총선도 이미 끝나"
열혈 당원·보좌진 "당 이름·로고·정책도 원인 아닌데…지켜온 사람들만 바보됐다"
유권자들 "탄돌이들이 초가삼간까지 태워" "민주당 2중대" "세금 아깝다" "비판도 이젠 마지막"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우편향 정책·수구적 대북관' 등 근거없는 패인 분석을 내놓은 데 이어, 18일 중앙당 해체 및 이념·당명 교체를 선언하자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김성태 권한대행에 대한 자유·보수 우파 성향 유권자와 전문가들의 비판이 잇달아 쏟아졌다.
김행범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김성태 권한대행의 당 쇄신안 발표 기자회견에 대해 "가장 먼저 책임을 지고 물에 뛰어들어야 할 자가 남아 배를 부수고, 배 이름을 바꾸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어 "사람은 안 바뀌고 배와 이름만 바뀌면 되나. 김성태 자신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하건만, 바른정당 '시즌 2'. 망하는 모습이나마 좀 장렬함이 있어야지, 천박함과 영세함(뿐이다)"이라면서 "다음 총선도 이미 끝났다"고 개탄했다.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원내전략과 정책을 뒷받침할 강력한 리더십도, 이념도 없는 상태에서 중앙당 해체는 봉숭아 학당"이라며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하기야, 한국당 자체에 대해 미련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이젠 거의 없지만"이라고 '기대감 제로'를 드러냈다.
그동안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저항의 차원에서 6.13 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에 '비판적 지지'를 견지해 온 전문가들만 등을 돌린 게 아니라, 당내 구성원과 일반 유권자들의 민심도 싸늘하기 이를 데 없다.
지난해 탄핵 사태 이후 5.9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열혈 당원으로 활동한 여성 오모씨는 "(당의) 이름도, 로고도, 정책도 보수 궤멸의 원인이 아닌데"라고 김 권한대행을 비판했다.
현역 국회의원 보좌진인 K씨는 '중앙당 당직자 전원 사직서를 받겠다'는 김 권한대행 발언에 대해 "정말 이건 아니다"며 "지금 한국당에 남아 있는 당직자 분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지지율 8% 정당, 지지율 4% 대선후보라는 제대로 싸우기도 힘든 무기들을 갖고도 자유민주주의와 이 나라를 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우면서 버텨오신 분들"이라고 반대했다.
또한 김 권한대행이 구(舊)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행적을 겨냥 "반기문이라는 허깨비에 홀려 '바른쩌리당'으로 배신자들이 마구 이탈할 당시에도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끝까지 당을 지킨 분들"이라며 "이런 충신들의 목을 친다면 앞으로 어느 누구가 이 정당의 가치와 조국의 미래를 위해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일할 수 있겠나"라며 '발언 철회'를 공개 촉구했다.
또 다른 국회의원 보좌진 K씨는 "김성태 자신에 대한 청산은 언제냐"면서 "(당을) 지켜온 사람들만 진짜 바보된다"고 질타했다.
이밖에 일반 유권자들은 "김성태 수준의 경륜과 이념성으로 혁신은 불가능하다", "중앙당 해체하면 선거 이기냐", "보수 궤멸시키겠구나", "해체를 하든 분당을 하든 관심 없다. 단지 세금이 아깝다", "X맨만 득시글거리는 자한당. 언제나 '잘한당'이 돼 보려나", "인적청산? 죽느냐 사느냐 판국에 배부른 소리"라고 김 권한대행의 발표를 계기로 제각각 '등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탄돌이'(한국당에 복당한 탄핵 찬성파)들이 초가삼간도 태운다"고 꼬집는 목소리, "민주당은 보수 적폐청산에 눈이 시뻘건데 한국당이 한국당을 청산하나. 보수를 통째로 또 넘기려고 환장을 했다"는 위기감 표출도 감지됐다.
중년층 유권자인 박모씨는 김 권한대행에 대해 "민주당과 야합해 박 대통령 탄핵 협잡질을 한 장본인"이라며 "문재인 꼭두각시, 그리고 민주당 2중대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탄핵의 연장선'에서 의혹을 제기했다.
익명의 유권자는 "사람 먼저 바꾸고 머릿 속에 든 가치관, 관점·이념 정립 먼저 똑바로 하는게 낫다"며 "좌파들의 비난에 신경써야 할지, 우파의 건전한 비판을 새겨들어야 할지(모른다). 이것도 이제는 마지막일 듯. 더는 찍어줄 수도 없을 지경이 되지 않기를"이라며 무기력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문프(President Moon의 줄임말, 신조어)님 만세, (김정은 북한) 위원장 동지 만만세 외치며 사는게 더 속 편할지도"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