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 민주당보다 자질은 낫지만 '전투성·의리' 약해…당에서 '동지적 노력' 필요"
113명 국회의원에 자유민주주의 수호 '사명' 제시…"2년뒤 불출마하더라도 죽기살기로 싸워야"
선거 참패 제1 원인으로 '분열' 꼽으며 "언론에 '하기좋은 말'로 장단 맞추지 말고 자중자애를"
'자중자애' 강조하면서도 "지나친 비하 조롱에 감정이입해 무릎꿇을 사람은 빨리 떠나라"
'외부 영입 비대위'엔 "'구세주'는 밖에 없다, 우리 자신뿐…당 중심인 113명이 몸 불살라야" 일축
'원내중심 정당화'에도 "반성과 변화도 없이 국회에 모든 권한 집중한다는 것" 비판
"경제·민생 그리고 북한 핵폐기와 개혁개방 신념 갖고 관철할 당은 한국당뿐" 강조 거듭

김문수 자유한국당 전 서울시장 후보는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당 수습 방향에 관해 "당을 해체하자는 것은 한국의 야당을 없애자, 더불어민주당 1당 독주로 가자는 말"이라며 "없어진다면 그야말로 북한 조선노동당 1당, 중국 공산당 1당 식이다. 1당(독재)로 만들 수는 없지 않느냐"고 명백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문수 전 후보는 19일 서울 종로구 PenN 스튜디오에서 가진 인터뷰(초대석)를 통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경북지사 등 야당 중에서 유일하게 지방 광역단체장을 당선시켰다"며 "특히 광역단체장 두명이 배출된 것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300명 중 113명이 한국당이고 임기가 2년 남았다. 그래서 (아직은) 막강한 제1야당"이라고 전제한 뒤 이같이 말했다.

김 전 후보는 "당 국회의원들이 정말 자중자애해야 한다. 자기들이 패배했으면 그 패배한 에너지로 불출마해야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며 "헌법을 고치며 자유를 빼버린다든지, 기업을 적대시하고 민노총만 중시하는 것에 맞서 싸우고. 국가를 지키고 경제를 살려 나가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만들어나가는 데 주력하고 현장 다니며 의견을 듣는 데 에너지를 써야 한다. 지금 패배했으니 우리 당을 해체하자 하면 완전히 반대다. 저는 그것과 완전 반대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9월이 정기국회인데 국정감사라든지 그 대비를 의원들이 당 해체 상태에서 할 수 있겠나. 여러 가지 차분하면서도 혁신적인 방법으로 당을 바꿔나가야 한다"며 "2년 뒤 '딴 사람이 해 보라'며 다 불출마 하더라도 2년 간은 죽기 살기로 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전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중구 PenN 사무실을 방문, '초대석'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그는 물론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선전이라기보다는 참패했다. 저 자신부터 참패했다"고 직시했다. 다만 "참패했다고 해서 당을 해체한다는 건 아니다. 분연히 참패를 딛고 다시 힘차게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확고히 세우고 자유통일로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재확인했다.

참패 원인의 경우 "핵심은 분열이다. 친박(親박근혜)과 친이(親이명박)가 싸워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둘 다 감옥에 간 상태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냉정하게 두 대통령에게 잘못된 게 있으면 고치고, 분열했으면 단합해야 한다. 해체하면 문제가 없어진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쇄신이란 건 확고하게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잡고, 또 한미동맹을 튼튼하게 하면서 민생경제를 살려내는 확실한 자기행보"라고 짚었다. 아울러 "신진인사 수혈"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전임 홍준표 지도부에 대해 "청년과 각계 유능한 신진인사가 전면에 후보로 많이 배출되지 못한 점이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후보는 "중요한 건 정당이 실패할 때마다 우리 당은 망했다, 없앤다, 이름 바꾸자 하는 건 안 된다는 것이다. 자기 책임을 지고 계속 그 당을 쇄신하고 거듭나게 해야 한다"며 이른바 '하기 좋은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인들이 특히 (인적청산, 당 해체 등) '하기 좋은 말'을 하는데, 오늘은 이렇게 말하고 내일은 저렇게 말한다. (당에서는) 그 장단에 춤을 추면 안 되고 자기 중심이 확고해야 한다.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언론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하는 '인적쇄신'의 경우도 "쉽지 않다"고 지적하며 "국회의원 113명의 임기가 아직까지 2년 남았지 않나. 국회의원이 정당의 중심"이라며 "113명 국회의원이 다 사표 내고 보궐선거를 한다고 치면 우리가 그걸 확보할 수 있겠나. 지금 분위기에선 다 망해 버린다.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얼씨구나' 하고 사표 내고 다 집에 가라, 보궐선거 하자고 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특히 '국회의원 전원 차기 총선 불출마' 요구 등에는 "그건 양면이 있다"고 지적한 뒤 "야당의 권력을 강화시켜주는 게 아니라 완전히 더 무력하게 만들어 누수가 많이 일어난다"면서 "'나는 불출마할 거니까 뒷전에서 가만히 있겠다' 하면 망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정신차리고 정국 전체에 책임을 지는 야당, 제1야당이자 강력한 야당으로서, 또 단순 야당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헌법체제를 수호하는 마지막 힘이 한국당 국회의원 113명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전 후보는 다만 "의원들을 지나치게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것에 감정이입이 돼서 자중자애를 안 하고, '우리는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인가 보다' 엎드려 가만히 무릎만 꿇으려는 사람은 빨리 정말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는 '의원들이 이 정국에서 단결해 일을 크게 해낼 자질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국회의원들보다 자질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는 "확고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국가보안에 전문적인 능력이 있다"면서 "한미동맹을 확고하게 하고 자유기업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잘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민주당 국회의원들 만큼의 전투성이 약한 거다. 그들만큼 자기들 끼리의 의리, 그들 표현대로면 '혁명적 의리'라는 게 약하고 부족하다"면서 "부족한 것은 투쟁력 그리고 기본적인 정치인으로서의 의리"라고 지적했다.

'의리나 전투력이 하루 아침에 배양되겠느냐'는 물음에는 "한꺼번에 안 되기 때문에 당이 필요한 것"이라면서 "각 분야에서 엘리트를 뽑아놓았기 때문에, 워크샵과 회의 등을 자주 같이 하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 자체가 당에 제대로 형성이 안 돼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홍준표 전 대표만 해도 '독고다이'였는데 이건 안 되는 것이다. 독고다이가 아니라 그야말로 팀웍이 중요한 것이다. 대표 자체가 (지도부의) N분의1이라는 생각으로 같이 해나가야 한다"면서 "혼자하는 건 정당이 아니라 단체장"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후보는 '외부 영입 비상대책위원장' 등 대안 제시에 대해서는 "정당이라는 건 복잡한 유기체"라며 "생판 모르는 사람이 바깥에서 와서 잘할 수 있다는 발상이 틀렸다"면서 "선무당이 병을 고칠 수는 없다"고 강력히 반대했다.

또한 "새로운 길은 패배에 대한 뼈아픈 자기 성찰과 변화, 동지적인 집단적인 노력을 통해 모색되는 것이지 어디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나. '구세주'는 없다"면서 "우리 자신이 유일하게 우리 구세주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무엇보다도 "결국은 지자체장들, 지방의원이 당의 중심이 아니라 국회의원이 중심"이라며 지방선거 참패로 인한 지나친 비관주의 확산을 경계하고, "113명의 국회의원이 내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자기 머리에 피가 나도록 현실에서 부딪혀 싸우지 않고 면피하는데, 자기 몸을 불사르는 노력이 없다. 국회의원이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원내중심 정당화'라는 김성태 권한대행의 대안에는 "국회의원 중심으로 모든 권한을 더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원외에 뭐가 있었나. 반성과 변화도 없는데 의원들 자기들이 다 해먹겠다는 것 아닌가. 자기들이 가진 기득권을 버리는 과감한 자기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줄곧 거론된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서울시장 후보 또는 바른미래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워낙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완전 독주로 가기 때문에 여기에 맞설, 브레이크가 될 수 있는 강력한 야당이 돼야 한다"며 여전히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여당이 강력할수록 야당이 강력해져야지, 자꾸 작아지면 그게 (1당 독재의) 북한이고 중국 아닌가. 지나치게 한쪽이 너무 강해져서 결국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그래서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하고, 거기에는 상당히 유연한 그리고 '통 큰 합작' 전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신의 선거 결과(23.3% 득표로 2위)에 대해서는 "패장이니까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승자나 패자를 떠나 현재는 이 정치를 바로잡지 않고는 나라에 희망이 없다는 분들이 많다"며 "젊은이들 일자리가 없고 기업들은 문닫기 바쁘고 자영업자도 폐업률이 사상 최고로 오르고, 남북관계도 그 (문제의) 본질인 핵 폐기는 없이 계속 교류만 한다면 우려되는 바가 굉장히 많다"고 '나라 걱정'을 이어갔다.

김 전 후보는 당의 '할 일'에 대해서는 "경제 민생뿐만 아니라 북한 핵폐기와 변화·개혁개방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는 정당은 한국당밖에 없다는 것으로 자중자애하면서 자성과 자책을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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