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與 우위 속 제1야당 한국당 市道지사 강세 2곳 그쳐…서울·PK 선거 향방은?
與 유례없이 높은 당청지지율·남북 평화무드 기대…親文마케팅 성행
野,지지율 열세·인물난 속 드루킹·정권심판론·북핵 추이·도덕성 검증 집중
서울 23년 만 3파전, 일단 '1强 2中' 속 박원순 7년 市政 평가여론 고조
여론 풍향계, 경기·대전 '검증론 가열' 충남 '미투 영향' 인천·경기·울산·부산 '현역 프리미엄'?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도 동시에 치러져 '중요'…12곳 의원 재보선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31일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시도 지사)을 비롯해 광역의회 의원 824명, 기초 지자체장 226명과 기초의회 의원 2927명, 교육의원(제주) 5명을 뽑는 전국단위 선거다. 아울러 17개 시도 교육감을 새로 선출해 중요성이 더해진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12개 지역구에서 실시키로 확정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미니 총선'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이 넘은 시점에도 각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에서 70%대의 대통령 지지도와 50%대의 정당 지지도를 받고 있어 이런 조사결과가 선거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전례를 찾기 드문 압승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신문 방송 뉴스통신사 등 언론과 공식언론 이상의 영향력을 지닌 포털도 친(親)정부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아, 언론환경 역시 여당에 유리하고 야당에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꼽힌다.

또 여당은 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 이후 급격하게 이끌어온 남북 정권간 평화무드와, 지방선거 하루 전 싱가포르에서 열릴 6.12 미·북 정상회담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북 회담이 결렬되지 않고 일말의 관계 진전이라도 도출될 경우 지방선거에서 여권(與圈)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옛 새누리당의 '친박 마케팅'에 버금가는 '친문 마케팅'도 곳곳에서 관찰된다. 당이 전면에 내건 구호는 '한반도 평화'와 '지방권력 적폐청산'이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를 겪고 제1야당으로 내려앉은 자유한국당 후보군은 만성적인 여론조사 지지율 열세 아래 '어려운 싸움'에 임하게 됐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광주광역시장·전라남도지사 후보 공천도 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6석 현상 유지를 목표치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여당 지도부가 띄워놓고 후보군 일부가 대상이 돼버린 미투(#me_too, 여성들의 '나도 당했다'는 성폭력 피해 폭로) 운동, 현 정권의 전문성을 내팽개친 노골적인 코드인사와 지역편중인사 등 인사실패, 한미동맹 균열,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의 경제실패, 본선 후보 일부의 둘러싼 도덕성 논란, 민주당원 여론조작 사건으로 닥쳐올 특검 정국 등은 야당에 유리한 선거 변수다. 

한국당은 미·북 정상회담을 통한 북핵 폐기 여론전, 투표와 달리 여론조사상 드러나지 않는 '숨은 보수표'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자들만 응답한다'는 식으로 시중 여론조사 불신론을 제기해 온 홍준표 한국당 당대표는 선거운동 개시를 하루 앞두고 후보자를 낸 15개 광역단체 중 9곳(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확실시, 충남·대전·강원·경기까지)에 대해 "이긴다고 판단했다"고 사기 진작에 나서기도 했다. '남북'에서 '경제'로 여론의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제3당인 바른미래당은 충남·전북·강원을 제외한 14곳의 광역단체에 후보를 내 '전국 선거'를 위한 진용을 갖췃다. 지난해 5·9 대선에서 득표율 3위를 기록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2011년 10.26 서울시장 재보선 이후 7년 만에 서울시장 선거로 재등판하면서 당의 흥행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범야권 정당으로 다소 '우(右)클릭'한 가운데 대여(對與)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중도 제3당의 입지 굳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옛 국민의당에서 호남권 지역구 국회의원 중심으로 분화된 민주평화당은 코앞에 닥친 지방선거에서 많은 후보군을 내지 못했다. 광역단체 중 전남과 전북 두 곳의 도지사 후보만 배출했다. 의석 수는 적지만 비교적 오래 조직을 다져온 정의당은 여권 텃밭을 위주로 9곳에 후보를 냈다.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별 당락과 함께 정당투표에서 각 정당별 득표율도 주목된다. 정당별 득표율이 기존의 여론조사 결과와 차이가 크다면 가뜩이나 논란이 많은 여론조사기관의 공신력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각 정당이 잠재적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끌어낼 수 있을지도 선거 판세를 좌우할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꼽힌다.

서울·경기·인천, 與 우세 속 野 추격·반전 가능성 주목

6월 지방선거의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시장·경기지사·인천시장 선거의 판세는 일단 민주당 후보들의 우위로 그려지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정의당 김종민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정의당 김종민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단 서울시장 3선을 노리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50% 안팎의 지지율을 얻으며 아성을 구축한 상태다. 다만 예비후보 단계에서 회자됐던 '현직 교체론'이나 7년간 시정(市政)에서 드러난 문제점, 야권 후보 단일화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무난한 선거'를 위한 대응에 부심하는 모양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30일 KBS 주관 후보자 토론회를 기해 본격적으로 합공을 펼치며 야권 지분을 넓히고 있다. 다수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간 지지율은 '엎치락 뒤치락'하거나 비슷해 후보단일화 '기싸움'이 아직 팽팽하다. 선(先)제안을 꺼리거나, '인위적 단일화'는 없다는 반응이다.

가장 최근 나온 서울시장 여론조사는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 지난 25~26일 서울의 만19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한 30일 공개한 내용(응답률 15.3%)이다. 박원순 후보가 54.2%로 독보적 1위를 달렸고 김문수 후보가 15.3%로 2위, 안철수 후보가 13.1% 3위로 나타나 2·3위 간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내 접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KBS는 지난 13일 조사와 비교하면 김 후보는 4.8%p 상승했고, 안 후보는 2.15%p 하락해 2·3위간 순위가 교체됐다고 부연했다. 스스로 중도와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 김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5%p 정도 높아졌고 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중도 성향 응답자층에서 5%p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분석했다.

김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에 일단 선을 그은 상태이지만, 선거운동 및 단일화 추이에 따라 '막판 뒤집기' 동력을 확보하며 서울시장 선거판을 뒤흔들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정의당에서는 김종민 후보를 내 30일 KBS 주관 토론회에서 원내교섭단체 소속 후보들과 나란히 토론에 임했다. 다만 박 후보에 대한 김·안 후보의 공세를 차단하거나, 문재인 정부 정책에 역성을 드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대통령 후광'을 잃은 한국당이 '현역 프리미엄'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경기지사, 인천시장 선거도 일단 여론조사상으로는 민주당의 분위기가 좋은 형국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7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기도지사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2.6%,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18.8%,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 2.6%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보름여 전인 11일 경인일보 의뢰로 KSOI가 실시한 차기 경기지사 후보 지지도 조사 때와 비교하면 이재명 후보는 1.5%p하락했고 남경필 한국당 후보는 2.9%p 상승,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1.2%p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홍우 정의당 후보는 0.9%에서 1.2%로 소폭 상승, 홍성규 민중당 후보는 1.0%에서 0.6%로 소폭 하락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대선 경선을 통해 쌓은 인지도와 50% 안팎의 지지율로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다. 야권 후보들의 검증 공세를 '네거티브'로 규정하고 확전을 자제하는 중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현직 지사 남 후보를 내세웠지만 지지율 추격이 미진한 상황이다. 열세를 극복하고자 중앙당 차원에서 '이재명 욕설 파일'을 공개하는 등 도덕성 검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9일 KBS 주관 경기지사 후보 방송 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이 후보 관련 의혹을 '총망라'해 공세를 퍼부으면서, 대여 비판을 자제해 온 남 후보보다 크게 주목받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박남춘, 한국당 유정복, 바른미래당 문병호, 정의당 김응호 인천시장 후보(왼쪽부터)가 5월28일 인천시선관위에서 정책선거 실천 협약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박남춘, 한국당 유정복, 바른미래당 문병호, 정의당 김응호 인천시장 후보(왼쪽부터)가 5월28일 인천시선관위에서 정책선거 실천 협약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교동문의 맞대결로 관심을 더욱 끄는 인천시장 선거는 민주당의 박남춘 후보가 우세를 보인다. 한국당은 행정경력이 있고 개인 지지율이 당을 앞선다고 판단한 유정복 현직 시장을 일찍이 단수 공천해 현역 프리미엄을 노렸지만 녹록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남춘 민주당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배가 넘는 지지율 격차로 제물포고 1년 선배인 유정복 한국당 후보에 앞서 있다.

경기일보와 기호일보가 공동으로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6~28일 조사,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인천 유권자 801명 대상, 응답률 3.1%)에 따르면 박 후보가 60.2%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유 후보는 25.6%로 나타났다. 김응호 정의당 후보와 문병호 바른미래당 후보는 각각 2.8%와 2.5%였다.

유 후보에게는 아직 친박(親박근혜) 인사라는 꼬리표가 탄핵 이후 아킬레스건이 됐다는 일각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 후보는 2007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비서실장, 2012년에는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 총괄직능본부장을 맡은 경력이 있다. 또 박근혜 정부 첫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내는 등 지금까지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분류돼 왔다. 선거를 앞두고 '홍준표 지도부'와 공개적으로 마찰을 빚은 일도 있다.

박 후보의 경우 해수부 핵심 부서를 거치며 공직생활을 하다 노무현 정부시절 국정상황실장과 인사수석비서관을 거치며 친노(親노무현)계 인사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19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해 최고위원과 인천시당 위원장 등을 맡았다. 현재는 대표적 친문(親문재인)계 인사로 손꼽힌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상활실장, 인사수석 등의 이력을 내세워 친문 마케팅에 전념하고 있다.

여야 명운 걸린 격전지 PK…한국당은 TK 사수 관측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가장 강했던 영남권은 민주당이 '교두보 확보', 한국당은 '절대 사수'를 목표로 사활을 거는 지역이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자유한국당 서병수, 바른미래당 이성권, 정의당 박주미, 무소속 이종혁 후보.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자유한국당 서병수, 바른미래당 이성권, 정의당 박주미, 무소속 이종혁 후보. (사진=연합뉴스)

부산·울산·경남(PK) 지역 가운데 부산은 '3수'에 나선 오거돈 민주당 후보와 재선을 목표로 한 서병수 한국당 후보의 '리턴매치'로 관심이 더욱 뜨겁다.

현재 여론조사의 지지율이 그대로 선거 결과까지 이어진다면 한국당의 아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부산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 2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오거돈 후보는 52.9%의 지지율을 얻었고 서병수 후보는 20.2%로 나타났다. 

JTBC가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8~29일 실시해 30일 발표한 결과에서는 오 후보 54.8%, 서 후보 18.1%, 이성권 바른미래당 후보 2.4%, 이종혁 무소속 후보 1.1%, 박주미 정의당 후보 1.0% 등 순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5월24일 경남 창원시 경남발전연구원에서 열린 '경남도지사 후보 초청 농정공약 이행 확약식'에 참석한 민주당 김경수 후보와 한국당 김태호 후보, 바른미래당 김유근 후보
(왼쪽부터) 5월24일 경남 창원시 경남발전연구원에서 열린 '경남도지사 후보 초청 농정공약 이행 확약식'에 참석한 민주당 김경수 후보와 한국당 김태호 후보, 바른미래당 김유근 후보(사진=연합뉴스)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경남지사 선거의 경우 '친노·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김경수 민주당 의원이 재선 경남지사 출신 김태호 한국당 후보에게 적지 않은 폭으로 앞서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이 민주당원 댓글 조작사건과 '문재인 캠프 출신' 김경수 후보의 연계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했으나, 검·경이 적극적인 수사를 꺼리는 등 진척이 없어 '여권 우세' 여론의 반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드루킹 특검'도 여당이 합의를 지연시킨 결과 지방선거 이후에나 도래할 상황에 놓였다.

한국당 최고위원, 이명박 정부 국무총리 후보자 등을 지낸 김태호 후보는 19대 총선 경남 김해시을 지역구에서 김경수 후보에게 신승한 뒤 경남지사 선거판에서 리턴매치를 벌이게 됐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정책대결에 집중할지, 그동안 자제했던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할지 반전 노력의 귀추가 주목된다.

(왼쪽부터)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자유한국당 김기현, 바른미래당 이영희, 민중당 김창현 후보.(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자유한국당 김기현, 바른미래당 이영희, 민중당 김창현 후보.(사진=연합뉴스)

울산시장 선거의 경우 지지율만 봤을 땐 '문 대통령 30년지기'로 알려진 송철호 민주당 후보의 기세가 현직 시장인 김기현 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있다.

JTBC가 의뢰해 한국갤럽이 조사, 30일 발표한 울산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는 송철호 후보 49.2%, 김기현 후보 28.5%, 김창현 민중당 후보 4.4%, 이영희 바른미래당 후보 1.6% 순으로 나타났다.

만약 송 후보가 승리한다면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울산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간판'을 내건 후보가 선출되는 것이다.

다만 이 여론조사에는 김기현 후보가 울산시장 직무 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가 52.1%로 '잘못하고 있다'(33.9%) 보다 오차범위 밖으로 높게 나왔다는 점에서 반전의 소지가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당내 자체 여론조사를 토대로 울산시장 선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다만 부·울·경 선거는 그동안 한국당의 지지세가 짙었다는 점에서 '숨은 보수표'를 주목해야 하는 만큼 '끝까지 가봐야 안다' 분석이 뒤따른다.

보수정당의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은 한국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복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시장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권영진 한국당 후보가 임대윤 민주당 후보에, 경북지사의 경우 이철우 한국당 후보가 오중기 민주당 후보에 각각 앞서 있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들 지역의 한국당 지지세가 다소 시들해졌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민심 잡기'에 부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청권·강원 與 '수성' 자신, 野는 후보검증·정권심판론으로 추격중

대한민국의 중원이자 민심의 풍향계로 꼽히는 충청권에서는 민주당이 4개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한 4년 전의 영광 재연에 도전한다. 접경지역인 강원도는 보수 세(勢)가 강했다고는 하나,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여유롭게 3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신인 정창수 한국당 후보간 양자 구도가 일찍이 확정됐다.

민주당은 일단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4곳 모두에서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들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한국당 후보에 20%p 이상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6·13 지방선거 후보등록 첫날인 지난 24일 오전 대전시장 예비후보 4명이 후보등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자유한국당 박성효, 바른미래당 남충희, 정의당 김윤기 후보.(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6·13 지방선거 후보등록 첫날인 지난 5월24일 오전 대전시장 예비후보 4명이 후보등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자유한국당 박성효, 바른미래당 남충희, 정의당 김윤기 후보.(사진=연합뉴스)

대전시장의 경우 허태정 민주당 후보가 40%대의 지지율로 '전직 시장' 박성효 한국당 후보에 앞서 있다는 여론조사가 여럿 나왔다.

다만 허태정 후보가 발가락 절단에 의한 군면제 관련 경위에 대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등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놓으면서, 한국당의 공세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양상이다.

비교적 최근인 30일에도 한국당 중앙당은 허성우 수석부대변인 논평으로 "허 후보의 장애등급이 사실은 엄지발가락이 아닌 '엄지손가락이 절단'돼야만 받을 수 있는 장애등급으로 허 후보는 정상적인 절차로는 장애등급 자체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장애등급 자체에 의혹을 제기한 상황이다.

세종시장도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이춘희 후보가 60% 넘는 지지율로 1강을 이뤘다는 평가가 있다. '세종 토박이' 송아영 한국당 후보와 허철회 바른미래당 후보가 이 후보의 재선 저지를 목표로 뛰고 있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여비서 성폭력' 미투 폭로로 급격히 직을 내려놓고, '문재인의 입'이자 '안희정의 친구'를 자처하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여성 문제로 충남지사 예비후보 단계에서 낙마해 술렁였던 충남지역도 민주당 우위는 여전하다. 

(왼쪽부터) 양승조 더불어민주당·이인제 자유한국당 충남도지사 후보
(왼쪽부터) 양승조 더불어민주당·이인제 자유한국당 충남도지사 후보

한국당은 '안희정 미투' 이후 충남의 바닥 민심이 돌아섰다는 판단 아래 지난 4월 6선 의원 출신 이인제 전 최고위원을 후보로 추대·확정한 데 이어 '당선 가능 지역'으로 분류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가장 최근 코리아리서치센터가 대전MBC, 대전일보, MBC충북, CJB청주방송 의뢰로 27~28일 충남 거주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발표한 자료(무선 전화면접 73%·유선전화면접 2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충남지사 후보 지지율은 양승조 민주당 후보 45.6%, 이인제 이인제 후보 20.3%, 코리아 차국환 1% 등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는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파문이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것인가'라는 설문에 대한 답변이 '영향 미침' 53.4%, '영향 미치지 않음' 39.8%로 나타났다. 이밖에 무선·유선 비율이 비슷한 다른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도 양승조 후보는 이인제 후보를 20%p 이상 앞서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충북지사 선거도 3선을 노리는 이시종 민주당 후보가 1강을 이루는 가운데 부지사 출신 박경국 한국당 후보,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미래당에서 출마한 신용한 후보가 맞붙고 있다. 박경국 후보와 신용한 후보는 최근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던 중 한 언론보도에 의해 '후보 매수설'이 불거지며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충청권에서 민주당의 우세가 펼쳐지고 있으나 좀처럼 속내를 밝히지 않는 충청 민심의 특성상 승부는 투표함을 열어봐야만 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왼쪽부터) 최문순 더불어민주당·정창수 자유한국당 강원도지사 후보
(왼쪽부터) 최문순 더불어민주당·정창수 자유한국당 강원도지사 후보

강원지사 선거는 최문순 민주당 후보와 정창수 한국당 후보의 양자대결로 치러진다. 

민주당은 일단 3선 도전에 나선 최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일부 여론조사와 함께 민심 향배, 현역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강원지역을 '당선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패했고, 현역 프리미엄 못지않게 3선 피로감도 있다는 판단에 강원지역을 '해볼 만한 곳'으로 분류하고 있다.

호남권은 與 독주 속 '민심 재확인' 수순…제주는 '無' 원희룡 강세

민주당 계열 정당의 확고한 텃밭인 호남지역에선 평균적인 당·청 지지율 여론조사를 초월하는 민주당이 독주 중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호남 적자'를 자처하며 민주당과 분화된 국민의당에서 재차 갈라선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이 추격에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다.

광주시장 선거에선 이용섭 민주당 후보의 우위 속에 전덕영 바른미래당 후보, 정의당 나경채, 윤민호 민중당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호남 지역구 의원 중심의 민평당에서는 오히려 후보를 내지 못했다. 김종배 전 국회의원이 광주시장 출마를 타진했다가, 자진 사퇴하면서 무공천으로 결론났다.

전남지사와 전북지사 선거에 각각 나서는 김영록 민주당 후보와 송하진 후보(현직 지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게 정가의 시각이다.

(왼쪽부터) 전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박매호 바른미래당, 민영삼 민주평화당, 노형태 정의당, 이성수 민중당 후보(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전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박매호 바른미래당, 민영삼 민주평화당, 노형태 정의당, 이성수 민중당 후보(사진=연합뉴스)

전남지사 선거엔 박지원 의원의 지지를 받은 민영삼 민평당 후보, 벤처기업가 출신 박매호 바른미래당 후보 등이 도전장을 냈다.

전북지사엔 충.효.예실천운동본부전북연합회 회장인 신재봉 한국당 후보, 임정엽 민평당 후보 등도 나선다.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은 호남을 지역구로 한 의원들이 많지만,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한 민주당의 기세에 인물난을 겪었다. 호남 지키기가 절실하지만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후로 당에 대한 반감 여론이 더욱 짙어진 광주시장과 전남지사에는 후보를 내지 않았다.

(왼쪽부터) 원희룡 무소속·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사진=연합뉴스) 

제주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여론조사상 무소속 후보 강세를 띠는 지역이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원희룡 무소속 제주지사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친문·전대협 라인' 문대림 민주당 후보가 2위로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다. '제주판 드루킹', '제주판 국정농단' 등 서로를 '적폐'로 규정하는 공방이 한창이다.

KBS 제주방송총국이 26~27일 제주도민 성인 1000명 대상으로 실시,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유선 30.1% 무선 69.9% 전화면접, 응답률 16.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 따르면 원희룡 후보는 제주지사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43.2%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34.6%를 기록한 문대림 후보로, 두 후보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8.6%p로 나타났다.

김방훈 한국당 후보는 3.4%, 고은영 녹색당 후보는 2.9%, 장성철 바른미래당 후보는 0.9%의 지지를 얻었으며, 부동층(없음·모름·무응답)은 15.0%로 집계됐다.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는 원 후보와 문 후보 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원 후보는 50.8%의 지지를 얻어 문 후보(30.8%)를 20.0%p차로 따돌렸다. 이어 김 후보는 1.3%, 고 후보는 0.3%, 장 후보는 0.2%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의원 재보선 지역구는 서울 2곳(노원구병·송파구을), 인천 1곳(남동구갑), 부산 1곳(해운대구을), 울산 1곳(북구), 경남 1곳(김해시을), 경북 1곳(김천시을), 전남 1곳(영암무안신안), 광주 1곳(서구갑), 충남 2곳(천안갑·천안병), 충북 1곳(제천단양) 등으로 확정됐다.

현재 국회 의석 수는 민주당 118석 한국당 113석 바른미래당 30석 민평당 14석 정의당 6석으로, 이 중 불과 5석 차이인 민주당과 한국당 중 특정 정당이 강세를 보인다면 20대 국회 후반기 정국 주도권을 잡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1당을 유지하고 한국당과 의석 차이를 더 벌린다면 국회의장직을 한번 더 확실히 가져가게 되며, 당 지도부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당은 1당 지위 탈환이 숙원이지만 대부분 여론조사에서는 경북 김천만이 당선 유력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숨은 보수표' 등장 등 당청 지지세에 이변이 없다면 애초 한국당 지역구였던 4곳(부산 해운대을과 충북 제천·단양, 충남 천안갑, 경북 김천)을 사수하기도 버겁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일부 지역구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원래 지역구인 서울 송파을과 서울 노원병을 사수하려 필사의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두 지역구는 한국당에서도 '언론노조 최대 피해자'라는 상징성을 띤 배현진 전 MBC앵커·'안철수 키즈'로 정계에 입문했던 강연재 변호사 등 신진 인사를 투입해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질 거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여론조사상으로는 여당 후보들이 과반을 넘나드는 지지율로 '철옹성'을 유지하는 양상이다.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들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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