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입장하며 대구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3.4.1(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입장하며 대구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3.4.1(사진=연합뉴스)

빨강 노랑 하얀색의 온갖 봄꽃들이 앞다퉈 피어나는 3월 마지막 주말,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행보를 했다. 31일 전남 순천에서 열린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했고, 다음날인 1일에는 대구를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3년 프로야구 개막식에 깜짝 등장해 시구를 한 뒤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지방행차는 일본 방문 이후 국정수행 지지도가 최저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대국민 소통행보 뿐 아니라 대통령 스스로에게도 힘을 주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순천에서 호남의 발전의 대한민국의 발전이라는 별 감동없는 메시지를 낸 반면, 서문시장에서는 왜 대통령이 됐는지,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지 가슴 벅차게 느낀다"며 진심을 쏟아냈다.

대구 서문시장은 한강 이남의 최대 전통시장에서 더 나아가 대구경북을 상징하는 정치적 공간이 됐다. “서문시장 유세=대구·경북을 찾았다가 된 것이다.

역대 대통령 중 대구 경북에서 가장 많은 환영, 박수를 받은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 보수성이 강한 지역의 특성에 더해 대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태어난 고향이기 때문이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12,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는 대구 한 복판에 있는 계산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인근 신혼집에서 장녀 박근혜가 출생했다.

반면, 대구에서 행동을 한 정치인으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꼽힌다. 2019 322,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시 북구 칠성동에 있는 방문했을 때, 대통령 경호원의 가슴에 찬 기관단총이 훤희 노출되는 경호사고를 낸 것이다.

당시 시국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조국 사태 등 본격적인 내로남불로 민심이 급격히 악화되던 시점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제의 기관단총을 일부러 노출시킨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같은 적극적인 지방행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크게 대비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이 된 뒤에는 지방일정을 많이 만들지 않는 편이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아버지와 함께 지방을 다니다 보면, 이를 준비하기 위해 공무원과 주민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알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4416, 세월호 침몰사고가 났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이와관련,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사고현장에 가면 공무원들이 사고수습이 아닌 대통령 의전과 보고에만 매달려 오히려 방해만 된다고 여러차례 말하기도 했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2016912, 경주에서 리히터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을 때도 피해복구와 수습이 어느 정도 끝난 일주일뒤에 현장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했다.

당시 무너진 기와집 아래에서 한손에는 기와장을, 다른 한손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붙잡고 우는 할머니의 사진은 전 국민을 울렸다. 이를두고 당시 여당 국회의원들은 세월호 사고때 이했어야 하는데...“라고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다만,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찾은 대구 서문시장과 라이온즈 파크 야구장 모두 열렬한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오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을 바라보는 대구경북 사람들의 속내는 여전히 복잡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대구 서문시장 인근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3.4.1(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대구 서문시장 인근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3.4.1(사진=연합뉴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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