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11시 카카오 판교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대국민사과 도중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19일 오전 11시 카카오 판교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대국민사과 도중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지난 15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제반 서비스가 전면 중단된 것과 관련해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자리에서 남 대표는 대표이사직을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소위원회에만 전념하겠단 뜻을 밝혔고, 홍 대표는 이번 사태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두 대표의 대국민사과는 19일 오전 11시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신사옥에서 열린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뤄졌다.

남·홍 대표는 "지난 10월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이용에 불편을 겪으신 모든 이용자분들께 고개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단상 앞으로 나와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사과 후 남 대표는 "모든 카카오 임직원이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서비스가 정상화됐다"면서도 "저희의 준비 및 대응 상황이 이용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장시간동안 큰 불편을 드렸다. 소통에 불편을 겪을 이용자들, 택시호출 받지 못한 기사님, 광고채널 이용 못한 사장님들, 이용자와 파트너분들을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했다.

이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데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오랜 노력이 필요하단 걸 알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카카오 전체 시스템을 점검하고 쇄신하겠다. 이용자가 다시 안심하고 편리하게 카카오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 대표는 정부에 적극 협력하겠다고도 밝혔다. 남 대표는 "관계 당국의 우려도 무겁게 받아들이며 조사 요청에 성실히 응하겠다"며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되는대로 이번 사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조치를 취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홍 대표는 "카카오톡을 만들 때 이용자분들이 마음껏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다. 오로지 이용자분들이 많은 분들과 편하게, 끊김없이, 돈 걱정없이 마음껏 대화할 수 있는 데 집중했다. 그 마음이 통했는지 이용자분들께서 카카오톡을 써 주시면서 국민 대다수가 쓰는 서비스가 됐다. 성원에 감사드리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고는 저희가 추구해야하는 가장 기본적 가치를 잊었던 건 아닌가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이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챙기겠다"고 했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자체 인프라 투자와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고 있는 홍은택 각자대표.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자체 인프라 투자와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고 있는 홍은택 각자대표.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홍 대표는 "카카오톡은 국민 대다수가 쓰기 때문에 공공 서비스가 됐다. 이 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복구가 늦어진 이유를 고통스럽더라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그 결과가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번 사건 관련해 전면적인 조사를 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다행히 현 시점에서 제가 파악한 바로는 오늘 새벽 SK 판교 데이터센터에 있는 3만2천대의 서버 중 (전력 공급이 안되던) 만 대에 대한 전력이 공급돼 다음 메일이 새벽 6시에 복구가 됐다"며 "이번 장애로 피해입으신 분들에 대한 신고센터를 열어 보상 범위를 논의하겠다"고도 밝혔다.

홍 대표는 카카오의 재발 방지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남 대표가 재난대책소위원회를 맡아 근본적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며 "자체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자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이번처럼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4600억을 투입해 안산에 내년 중 자체 데이터센터 완공 예정이고 시흥도 2024년 데이터센터 착공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화재, 내진, 해일, 태풍과 같은 자연 재해로부터 안전한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다시 마이크를 넘겨받은 남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참담한 심정과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쇄신과 변화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부족한 부분과 필요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일에만 전념하겠다"며 "나아가 카카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IT업계 전반에 이와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 카카오 치부를 드러내야 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카카오의 의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도중 카카오 대표이사직 사퇴 의사를 밝히는 남궁훈 각자대표. [사진= 연합뉴스 유튜브]
기자회견 도중 카카오 대표이사직 사퇴 의사를 밝히는 남궁훈 각자대표. [사진= 연합뉴스 유튜브]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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