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승자도 패자도 사법부 판단 존중했다...'승복' 보여준 여권
가처분 승자도 패자도 사법부 판단 존중했다...'승복' 보여준 여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이번 가처분 각하 및 기각으로 정진석 비대위의 정치적 정당성과 명분이 확보됐단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이번 가처분 각하 및 기각으로 정진석 비대위의 정치적 정당성과 명분이 확보됐단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측이 제기한 3·4·5차 가처분을 각각 각하·기각함에 따라 여권 내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리게 됐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국힘이 승자, 이 대표측이 패자가 된 것. 승자는 물론이고 패자 또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빠르게 내놓으며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차후엔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고 해서 사법부를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집권 여당이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확립하고, 윤석열 정부를 든든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이어 "당내 분란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께 오랜기간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더욱 심기일전하여 하나된 힘으로 힘차게 전진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승자 쪽이라고 할 수 있는 정 비대위원장이 이번 가처분 판결에 대해선 기꺼이 승복하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국힘측은 지난 가처분 인용때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 황정수 부장판사를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다'라고 공격했었다. 국힘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유상범 의원은 "정당정치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월권"이라 했다. 또한 일부 다른 의원들은 황 부장판사의 고향과 출신 학교를 들어 '친민주당 성향'이라고까지 공격했다. 앞으로는 이러한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페이스북 글. [사진=페이스북]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페이스북 글. [사진=페이스북]

이번 가처분 판결의 패자인 이 대표는 "그동안 선례도 적고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얽힌 정당에 관한 가처분 재판을 맡아오신 황정수 재판장님 이하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51부 재판부에 감사하다"며 "지금까지 두 번의 선거에서 이겨놓고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때로는 허탈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덩어리진 권력에 맞서 왔다"고 했다. 

이어 "의기 있는 훌륭한 변호사들과 법리를 가지고 외롭게 그들과 다퉜고, 앞으로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국힘 중앙윤리위에서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의결이 예상되는만큼 이를 마음 속으로 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판결이 나온 후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페이스북]
가처분 판결이 나온 후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페이스북]

허은아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선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이제 시급히 당 정상화와 민생을 살피는 데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다만, 오늘 법원의 결정을 이준석 대표에 대한 마녀사냥식 추가 징계의 명분으로 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의 페이스북 글. [사진=페이스북]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의 페이스북 글. [사진=페이스북]

'국바세(국민의힘 바로세우기)'를 주도하고 있는 신인규 변호사는 이날 펜앤드마이크에 출연했다. 방송 도중 가처분 각하·기각을 듣고 "'제가 이긴 것만 판사가 잘했고 진건 판사가 잘못했다' 이런 유치한 논리는 저는 안쓰고 싶다"고 했다. 다만 이 판결이 국힘에 미칠 악영향을 염려하는 발언도 했단 평가다.

신 변호사는 "하나 확실한 건 비대위원장 체제를 법원이 인정하는 것으로 읽히지 않나. 단언하건대 앞으로 국힘에겐 나쁜 선례로 남을 게 분명하다"며 "왜냐하면 이제는 민주적으로 당대표를 선출해도 윤리위 장악하려고 싸울 것이고 윤리위가 적극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선례가 나쁘게 사용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기도한다. 간절히 바랄 뿐이다"라고도 했다.

신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입장을 밝혔는데 "우선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 정당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재판부가 치열하게 고뇌했던 열정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많은 국민들께서 정당민주주의 훼손에 마음 아파하고 있다. 법원의 결정을 존중함과 무너진 정당민주주의를 세우는 것은 양립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서 늦었지만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유불리를 떠나 사법부의 권위는 인정하는 모습이 계속 이어지길 희망한다"고도 했다.

국힘측과 이 대표측이 가처분을 두고 치열하게 싸웠지만 양쪽 모두 3-5차 가처분 판결에 대해 승복하는 모습에 대해선 바람직하단 평가다. 다만 국힘측이 이전에 사법부 판사를 공격·비난했던 것과 관련해 앞으로는 이러한 상황이 다시는 연출되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 [사진=페이스북]
신인규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 [사진=페이스북]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