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UN 관계자들이 이달 초 이스탄불에서 곡물 수출 관련 회담을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러시아,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UN 관계자들이 이달 초 이스탄불에서 곡물 수출 관련 회담을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러시아, 우크라이나, UN이 흑해 해상 수송로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 재개에 합의하기로 했다고 튀르키예(터키)와 UN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 합의안의 인준은 현지시간으로 22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꽉 막혔던 식량 공급망이 크게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UN 관계자는 안토니오 구테레스 UN 사무총장이 21일 밤 이스탄불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다만 거의 완성 직전인 합의안이 막바지에 어떤 문제가 갑자기 생겨 조인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단 말도 덧붙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금요일에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합의안 조인식과 관련해 즉각 논평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며칠간의 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것처럼 보였다.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도 마찬가지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부 장관은 21일 "내일 이스탄불에서 우리는 UN 사무총장,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과 함께 현재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첫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합의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수출하지 못한 채 묶여 있었던 약 1천8백만톤에 달하는 밀, 옥수수, 그 외 다른 곡물들이 풀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곡물이 묶여 있었던 결과 세계적으로 식량 가격이 상승하여 17개 나라에서 시위가 발생할만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은 협상이 22일 튀르키예에서 재개될 것이라 확인해줬으며 회담 종료 후 회담의 결과물이 조인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부는 다음의 사항들을 보장하는 결정만을 지지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고, 흑해에 우크라이나 군대가 확고하게 주둔해야 하며, 세계 시장에 우크라이나 농산물이 안전하게 수출될 수 있어야 한단 것이다"라고 했다.

서방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러·우 사이에 항구의 기뢰 제거에서부터 화물선의 안전 항행에 이르기까지 각종 의제와 관련해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UN 관계자 및 기타 관계자들은 이 의견 차이가 어떻게 좁혀졌는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만일 두 나라가 합의에 도달했다면, 합의안의 시행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개인 화물선, 보험회사, 선원들이 공격받을까 두려워 오데사(Odessa)를 비롯한 다른 전쟁 지역의 항구로부터 화물을 운송하길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러-우간에 곡물 수출 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합의안의 실제 '이행'이 더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곡물을 나르다 공격받을 수 있단 두려움이 개인 화물선, 보험회사, 선원들 사이에 팽배할 경우 곡물 수출을 하려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러-우간에 곡물 수출 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합의안의 실제 '이행'이 더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곡물을 나르다 공격받을 수 있단 두려움이 개인 화물선, 보험회사, 선원들 사이에 팽배할 경우 곡물 수출을 하려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또한 러시아가 바다를 통한 곡물 수출을 실제 인정할 것인지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한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농장, 도로, 곡물저장시설 및 곡물 수출에 필수적인 사회기반시설을 파괴하는 작전을 계속해서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6월 약 2백만 톤의 곡물을 육로 및 흑해로 흐르는 다뉴브 강을 통로 삼아 소형 배로 수출했다. 해상 수출로는 7월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로부터 전략상 요충지인 스네이크 섬을 재탈환하면서 열리게 됐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은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항구에 쌓여 있는 1천8백만 톤의 곡물 외에도 다가오는 여름에 추수될 약 6천5백만 톤의 곡식을 저장·수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다가오는 여름 수확기에 어떻게 곡물을 저장하고 수출하느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우크라이나는 다가오는 여름 수확기에 어떻게 곡물을 저장하고 수출하느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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