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ZSS·자유연대 등, 광주광역시의 집회 금지 행정명령으로 행사 장소 서울로 변경
안정권 GZSS 대표 “젊은 사람들, 내 말 잘 들어라...‘폭동’을 ‘폭동’이라고 한다고 처벌하는 것은 이상한 발상”...文정권 질타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5.18의 본질이 ‘김대중 내란 음모’라면 이해찬도 ‘유공자’ 자격 있어...‘민주화운동’과 ‘내란’은 양립불가”
‘탄핵무효·태극기집회’ 사회자 최영숙 교수 “이제야 제대로 된 집회 개최...안정권 대표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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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유공자’ 명단 공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문디엔드페스티벌(Moon the End Festival)’이 지제트에스에스(GZSS·대표 안정권) 등의 주최로 16일 오후 서울 강남역 9번 출구 앞에서 열렸다.(사진=박순종 기자)

‘5.18 민주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울려퍼졌다.

안정권 대표가 이끌고 있는 지제트에스에스(GZSS)는 16일 자유연대 등과 함께 서울 강남 강남역 9번 출구 앞에서 ‘5.18 민주유공자’ 명단 공개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도심 집회를 열었다. 문화제(文化祭) 형식으로 ‘문디엔드페스티벌(Moon the End Festival, 약칭 ‘문디페’)’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다수의 우파 유튜버와 정치인 등이 연사로 참여했으며, 각종 공연이 어우러져 집회 현장 인근을 찾은 외국인·행인들의 시선까지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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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권 지제트에스에스(GZSS) 대표가 ‘문디엔드페스티벌’ 특설 연단에 오른 모습. 이날 안 대표는 “‘폭동’을 ‘폭동’이라고 불렀을 뿐인데, 그것을 처벌하겠다는 발상을 한 사람이 정상이겠느냐?”며 문재인 정권이 추진하는 개헌안 내용을 비판하고 ‘우한 코로나’ 사태 등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 했다는 내용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질타했다.(사진=박순종 기자)

이 행사는 본디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이 사실이 알려진 후 광주광역시 측이 지난 4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1항 등을 근거로 들어 도심 내 집회 개최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긴급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바람에 부득이 강남역 앞으로 집회 개최 장소가 변경됐다.

이날 집회의 주된 내용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失政)에 대한 비판과 ‘5.18 민주유공자 명단’ 공개 요구 등이었다.

특설 무대에 연사로 올라선 안정권 대표는 “‘폭동’을 ‘폭동’이라고 불렀을 뿐인데, 그것을 처벌하겠다는 발상을 한 사람이 정상이겠느냐?”며 제21대 국회가 개원하면 헌법을 개정하고 그 안에 ‘5.18 정신’을 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고 싶어하는 젊은 사람들이 내 말을 잘 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별 게스트로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와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연단에 올라서기도 했다.

정규재 대표는 연설에서 “5.18 당시 서울에 있던 일부 정치인들이 유공자 명단에 포함된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최소한 ‘정치인 명단’이라도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5.18 민주유공자의 명단 공개가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며 “한 가지는 어쩌다가 유공자가 됐지만 평생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그 이유이고, 다른 한 가지는 ‘가짜 유공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짜 유공자’의 사례로 정 대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들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5.18 광주사태의 본질이 ‘김대중 내란(內亂) 음모 사건’이었다면 이해찬은 ‘유공자’가 될 수 있다(자격이 있다)”며, 한 사건이 ’민주화운동’이자 동시에 ‘내란 음모’로 규정될 수는 없으므로, ‘5.18 민주화유공자’ 명단이 공개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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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문디엔드페스티벌’에 특별 게스트로 연단에 올라선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왼쪽)과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오른쪽).(사진=박순종 기자)

안정권 대표는 평소 본인의 방송 등을 통해 ‘4.15 총선 선거부정’과 관련한 민경욱 의원의 행보를 비판해 왔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유튜버에서 물고 뜯고 하다가도 찾아오면 화해가 되기도 한다”는 안 대표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민 의원은 최근 민 의원 등이 진행하고 있는 ‘4.15 총선 선거무효소송’ 등의 진행 경과를 보고하고 ‘부정선거’와 관련된 의혹을 풀겠다고 다짐했다.

언론들의 보도 행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스나이퍼팀방송’을 이끌고 있는 탈북민 영화 감독 이은택 씨는 현장을 찾은 연합뉴스TV 취재진을 향해 “영상을 찍되 편집하지 말라”며 “우리가 한 다른 말들은 다 묻어놓고 딱 한 마디만 꺼내서 ‘이 보수라는 자들은 극우요, 적폐요’ 따위의 여론 선동을 하지 말라”고 했다. 이 감독의 지적은 좌파 인사들에게는 ‘진보·민주인사’ 등의 호칭을 붙이면서 우파 인사들에게는 ‘극우’ 딱지를 붙이는 소위 ‘주류 언론’의 행태를 날카롭게 꼬집은 것이다.

이 감독은 또 “나와 여러분이 문재인이 말하는 ‘국민’이었으면 어떡할 뻔했느냐”며 “‘적폐’여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자기 나라 국민을 둘로 나눠서 싸움을 시키는 그런 대통령이 대통령이겠느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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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문디엔드페스티벌’에 참가한 한 시민이 ‘5.18 민주유공자 명단’의 공개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박순종 기자)

안정권 대표의 집회 형식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랐다.

‘초창기 태극기 집회 사회자’로 소개된 최영숙 교수는 “지난 3년 동안 해 오지 못한, 제대로 된 집회를 개최해 준 안정권 대표와 행사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주최 측에 대한 지지와 성원을 요청했다.

이어서 무대로 올라온 성마리아 씨는 “집회는 본래 시민들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라며 “지나가는 시민들이 우리 말을 듣고, 왜 이 많은 사람들이 왜 자기 시간 써 가면서 왜 이 정권을 비판하는지 의문이 들게 하고, 그것을 통해 찾아보게 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 생각을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 집회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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