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高法 “5.18 유공자 명단 공개의 공익 크지 않다”...항소심서도 보훈처 편든 판결에 “상고하겠다”
서울高法 “5.18 유공자 명단 공개의 공익 크지 않다”...항소심서도 보훈처 편든 판결에 “상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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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모 씨 등 99명, 국가보훈처 상대로 한 ‘5.18 민주유공자 명단 정보 공개 거부 처분 취소’ 재판 항소심에서 패소
원고 측 변호인 맡은 김기수 변호사 “민주화 운동의 역사성을 훼손할 것으로 예단한 판결로, 정치적 결정...즉각 상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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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제8행정부는 22일 채 모 씨 등 99명의 원고가 ‘5.18 민주유공자 명단’ 공개를 거부한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제기한 항소심 판결에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며 원고패 결정을 내렸다.(사진=박순종 기자)

재판부가 ’5.18 민주유공자 명단’ 공개를 거부한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의 원고 측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 측은 즉각 상고하겠다며 항소심 재판부의 결정에 반발했다.

서울고등법원 제8행정부는 22일 채 모 씨 등 99명의 원고가 ‘5.18 민주유공자 명단’ 공개를 거부한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제기한 항소심(사건번호 2019누32773) 판결에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며 이같이 판결하고 국가보훈처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각 정보가 공개되는 경우 5.18 민주화운동을 통한 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를 알리고 5.18 민주유공자 개개인의 소중한 뜻을 기리는 데 도움이 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5.18 민주유공자를 둘러싸고 불필요하거나 음해에 가까운 공격 또는 과도한 비판이 이루어져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가 침해될 위험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현재 상당수 생존해 있는 5.18 민주유공자들이 입게 될 정신적 고통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5.18 민주유공자의 명단이 공개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이 더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보고 원고의 청구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24일 열린 항소심 공개 변론에서 원고들의 변론을 맡은 법률사무소 이세(利世) 김기수 변호사는 “5.18 민주 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은 5.18과 관련해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숭고한 애국·애족정신의 귀감(龜鑑)으로서 항구적으로 존중돼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헌법 전문(全文)에 준하는 내용으로써, 박물관 설립 내지 전시관 설치만으로 충분하다고 본 1심 재판부는 해당 법률이 명령한 ‘기본 정신’을 몰각(沒覺)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지난 1심 판결 결정과 관련해 “관련 법률이 5.18에 대한 규정을 전혀 하고 있지 않아 유공자 선정 과정에 있어 객관성과 투명성이 결여돼 있는 데다가 ‘국가가 다 알아서 한다’는 식의 판결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유공자들의 공적(功績) 조서의 내용만이라도 알려달라는 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은 (5.18에 대한 판단은) 국가만이 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오만한 결정’”이라는 평을 하기도 했다.

지난 1심 재판에 이어 이번 항소심 재판에서도 원고 측 변론을 맡은 김기수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이 나온 이날 “5.18 민주유공자 명단 공개가 민주화 운동의 역사성을 훼손하거나 정당성을 부정할 수 있다거나, 또는 그런 의도라는 예단을 가진 판결”이라고 평하고 “절대 수용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판사가 한 것은 재판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었다”고 덧붙이고 즉각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지난 16일 서울 강남 강남역 9번 출구 앞에서 ‘5.18 민주유공자 명단 공개’ 등을 주제로 지제트에스에스(GZSS)와 시민단체 ‘자유연대’ 등이 개최한 ‘문디엔드페스티벌’(Moon the End Festival)의 깜짝 연사로 연단에 선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는 “5.18 민주유공자의 명단 공개가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며 “한 가지는 어쩌다가 유공자가 됐지만 평생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그 이유이고, 다른 한 가지는 ‘가짜 유공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설한 바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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