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 시상식 사회자 릭키 제바이스의 일침이 주는 교훈
대중을 호도하는 연예인들의 정견발표는 이제 그만
배움이 모자라 헤매는 상당수 586 정치인들의 엉망진창 국정운영도 이제 그만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올해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사회자인 영국의 코미디언 릭키 제바이스(Ricky Gervais)가 한 발언은 큰 찬사를 불러왔다.

"당신들은 대중에게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훈계할 위치에 있지 않아요. 실제 세상(the real world)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당신들 대부분은 그레타 툰베리(영어로는 “툰버그”라고 발음됨. 논란이 많은 스웨덴의 소녀 환경운동가-필자 주)보다도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했어요. 그러니 만약 당신이 수상한다면 무대에 올라와 상을 받고, 당신 에이전트와 신께 감사드리고, 꺼져버려(Fxxk Off)!"

번역은 “꺼져버려”라고 했지만, 사실은 더 강한 비속어를 사용했다. 언젠가부터 유명 영화제 시상식은 배우들의 정견 발표장처럼 돼버렸다. 인기영합적인 좌파 연예인들이 특히 그런 경향이 강했고, 하도 그런 풍조가 심해 여기에 대한 역풍이 불기도 했다. 제바이스의 일갈은 이렇게 식상하고 어색한 정치연설 풍조에 대한 일침이었기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앞으로 적어도 미국에선 한동안 각종 시상식에서의 연예인들의 어설픈 정견발표를 듣기 힘들 것이다. 그것만 해도 제바이스의 기여는 크다 하겠다. 제바이스 자신도 좌파적 색채가 강하지만 무식한 연예인들의 지나친 정치 설교에 질려서 그러한 발언을 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근년에 특히 연예인들의 소위 “개념 발언”들이 줄을 이었지만, 실상은 무개념에 무식한 발언인 경우가 많았다. 지식과 판단력을 겸비한 연예인들도 있다. 그러나 대개 연예인들은 학업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한 경우가 많고, TV에서 비추어지는 그들의 지식 수준은 솔직히 매우 낮은 경우도 많다.

질문: 독일의 수도는?

참가연예인들 답변들: (침묵이 흐르다가 한 사람이) 밴쿠버인가? ... 그런가? ... (기나긴 침묵)

이렇듯 “누가 누가 더 무식한가”를 놓고 경쟁을 하는 듯한 경우를 자주 봤다.

특히 이들의 소위 개념발언은 외국의 경우처럼 대중영합적인 싸구려 발언이 많다. 예를 들어 김제동의 사드 반대 선동 등은 이미 도를 넘은 지 오래다. 그런 그가 무려 연봉 7억을 받고 KBS의 시사프로를 맡은 것은 그렇지 않아도 천문학적 적자인 KBS에서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었다. 낮은 시청률 속에 김제동 프로는 막을 내렸다. 이런 일에 역시 빠지지 않는 김미화는 "시청료로 운영되는 KBS교향악단이 사적자리에 자주 동원됐다“는 허위선동 등 이미 여러 사고를 쳤다. 또한 김민선이라는 이름의 여배우가 있었다. 광우병 파동 때 시류에 영합해 “미국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겠다”는 발언은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왔고, 나중에 이 여배우가 미국에서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맛있게 먹는 장면이 공개돼 큰 비판을 받았다. 그 여배우는 곧 이름을 “김규리”로 바꾸었는데, 당시 김규리란 이름의 다른 동갑 여배우가 있어서 “이름 세탁”이라는 의혹을 사기도 했었다. 그 후 이 “새 김규리”의 별명은 “청산규리“가 됐다.

정우성은 방송장악을 위한 민노총 산하 KBS언론노조의 파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그가 열렬히 지지한 정권과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추악한 방송장악의 결과는 뭐였나? 정권의 선전선동 나팔수, 김정은의 홍보방송, 민노총의 기관방송이란 역대 최악의 공영방송이 돼버린 것이다. KBS 시청률 하락과 천문학적 적자는 당연히 따라 온 후유증이었다. 이제 정우성 씨는 이런 사태전개에 대해 뭐라고 얘기하겠는가. 거의 연예인화 된 일부 아나운서, 앵커맨들의 무개념 발언들도 마찬가지이다. 방송장악에 적극 가담했던 윤인구 KBS 아나운서와 인기영합 멘트의 왕으로 군림하다가 취미가 여성들 치마 속 몰카 촬영인 것이 드러나 하차한 SBS의 김성준 앵커가 대표되시겠다. 김성준은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조기유학을 했고, 장인은 노태우정부이 실세이자 공보처장관을 지낸 손주환씨다. 물론 앵커들의 인기영합 발언 분야에선 손석희라는 넘을 수 없는 거성이 존재하지만...

“좌효리”라는 별명의 가수 이효리는 제주 해군 기지 건설 당시 구럼비 바위 폭파를 저지하자는 선동을 하면서 환경운동가인 것처럼 행동했다. 실제로는 별 가치가 없는 구럼비 바위도 없애면 안 되고, 해군기지를 만들지 말자는 것은 극단적 환경주의자(환경 근본주의자라고도 함)의 행태이다. 하지만 정작 그는 제주도 숲속에 넓은 신혼 저택을 지었다. 극단적 환경운동의 입장에서 보자면 땅을 깎고 나무를 베어낸 저택건설도 역시 환경파괴에 준하지 않는가.

이 얘기를 하다 보니, 예전에 한 TV프로그램에서 본 씁쓸한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지금은 중견 정치인들이 된 원희룡(현 제주지사), 나경원(한국당 국회의원, 원내대표 역임), 우상호(민주당 국회의원, 원내대표 역임), 김현미(민주당 국회의원 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정치초년병 시절 젊은 정치인들의 퀴즈쇼에 함께 출연한 적이 있었다. 주로 기초 상식 문제들이 나왔는데, 최종적으로 1등은 원희룡 의원, 2등은 나경원 의원이었다. 이 프로는 많이 틀린 순서대로 가상 감옥에 가는 설정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하도 많이 틀려서 “감옥”에 간 사람은 연세대 81학번 동기인 우상호·김현미 의원(순서도 이대로) 둘뿐이었다. 두 사람 다 워낙 아는 게 없는 게 적나라하게 드러난 장면들을 보면서, 필자는 이 두 사람이 평소 독서를 매우 소홀히 했고, 고급 일간신문을 정독하는 것도 거의 안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두 사람은 대학 때 전공도 국문학, 정치외교학으로 일반적으로 유식한 사람들을 배출해 내는 전공이자 학과이다. 아마도 386세대 운동권 출신인 두 사람은 지식탐구는 게을리한 것이 한눈에 보였다. 우상호 의원은 하도 틀려서 당시 “정치계의 김종민”이란 별명도 얻었다. 김종민씨는 당시 인기 그룹인 코요테의 멤버로서 연예계에선 어리바리한 캐릭터로 유명한 가수였다. 김현미 장관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하면서 가진 송별회 행사장에서 자기 지역구(경기도 일산 서구)에 대해 “그동안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네”라는 황당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 정권의 핵심 중 하나인 두 사람이 이끄는 문재인 정부는 모든 분야에서 망가지고 있다. 특히 김현미 장관이 관장하는 주택문제는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다. 요즘 국정 난맥상을 보면서 당시 두 의원의 상식과 지식 부족을 보여준 당시 TV퀴즈프로그램이 자주 오버랩된다. 문재인 정부의 586 실세 상당수는 학창시절 학업을 게을리 했다. 이들은 국정을 이끌기 전에 먼저 지식과 실력을 키웠었어야 했다. 알량한 80년대 운동권 지식과 세계관으로 국정을 운영하려니 잘될 리가 없는 것이다.

요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해프닝을 보면서, 한국에서도 제발 시도 때도 없이 인기영합적인 싸구려 정치 발언을 남발하는 연예인들이 적어지기를 기대한다. 진짜 개념 연예인은 연예활동도 하면서 지적인 자기 수련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시류에 휩쓸려 저렴한 인기 영합 발언을 하는 무개념 연예인들의 시대는 이제 곧 갈 것이다. 이들의 얘기들 대부분은 이미 식상해 졌고, 결국에는 틀린 것으로 판명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부를 게을리 했던 586의 시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대들의 시대도 이제 곧 끝날 것이다.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명지대 교수,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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