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000여 명 국회 주변 배치해 출입 통제...전날과 같은 충돌 상황은 벌어지지 않아
국회 밖에서 열린 규탄대회...한국당 추산 3만명 운집
황교안 대표 "패스트트랙 법안의 공통점은 좌파 독재로 가는 것, 국민과 함께라면 막을 수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전날에 이어 17일에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다만 경찰이 이날 오전부터 60개 중대(4000여 명)를 국회 주변해 배치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면서 전날과 같은 충돌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한국당 지지자들을 비롯해 자유 우파 시민들은 전날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소수 정당들이 구성한 소위 '4+1' 협의체가 예산안 날치기 처리에 이어 선거법, 공수처법까지 자기들 맘대로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분노해 국회 안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인 바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규탄대회에서 "자유를 사랑하고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민심이 모이고 있다. 우리는 우리만이 아니다"라며 "국민들과 함께 좌파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를 세우는 대업에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황 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은 이어 지지자들과 함께 '국민들은 분노한다! 2대 악법 날치기 반대'라고 적힌 대형 붉은 현수막을 들고 국회 마당을 가로질러 정문으로 걸어나갔다. 한국당 의원들은 서로 팔짱을 낀 채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옆에 설치된 임시 무대에서 규탄대회를 계속 이어나갔다. 경찰의 출입 통제 때문에 국회로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대기하던 한국당 지지자들이 합류하며 4개 차선을 가득 메웠다. 한국당 추산 3만명이 운집했다.

황 대표는 무대 단상에 올라 "예산안이 통과하는 것을 보니 독재도 이런 독재가 없다"며 "한국당이 잊지 않고 문희상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10일 한국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친여(親與) 군소 야당들이 만든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사실상 날치기 처리했다. 일각에선 문희상 의장이 내년 총선에서 아들의 공천을 성사시키기 위해 민주당 편을 들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선 "지금 대한민국이 돼가는 꼴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가슴이 찢어진다"며 "왜 멀쩡한 선거법을 꼼수로 바꾸려 하는 것인가. 우리 국민들의 신성한 투표권을 훔치려는 것이다. 국민 표를 도둑질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수처법과 관련해선 "공수처가 생기면 문재인 정권의 3대 국정농단 게이트를 수사할 수 있겠나. 다 막을 것"이라며 "패스트트랙 법안의 공통점은 좌파 독재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어제 밤 경찰이 모여서 평화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체포하겠다고 했다. 1차 해산명령, 2차, 3차 해산명령이 끝나니 긴급 체포에 들어가겠다고 했다"며 "우리 국민들은 (경찰이) 체포하겠다는데 미동도 없다. 그냥 앉아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 선거법 반대만 외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어제 국회가 못 열린 것은 국민의 힘이 막은 것"이라며 "한국당 힘이 약하지만 국민과 함께라면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