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대통령, 홍콩 인권법 서명...“중국과 시진핑, 홍콩시민들에 대한 존경 담아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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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 인권법안)’에 서명했다. 홍콩 인권법은 홍콩에서 인권 침해를 저지른 중국과 홍콩의 인사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나는 중국과 시진핑 주석, 홍콩 시민에 대한 존경을 담아 이 법안에 서명했다”며 “이 법안은 중국과 홍콩의 지도자들과 대표들이 그들의 다른 점을 평화적으로 해결해 오래도록 평화와 번영을 누리기를 희망하며 제정됐다”고 했다.

홍콩인권법은 미 국무부가 매년 홍콩의 경제통상에서의 특별한 자치 수준을 평가해 미국이 제공하고 있는 홍콩의 특별지위를 누릴 수 있는지 결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홍콩에서 벌어지는 인권 탄압에 연루된 중국과 홍콩의 관계자들에게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92년 홍콩정책법을 제정해, 중국 본토와는 달리 관세와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 있어 홍콩에 특별대우를 해왔다. 이는 홍콩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가 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홍콩정책법은 홍콩의 자치 수준이 특별대우를 누릴 만큼 충분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행정명령 등을 통해 특권을 일부 또는 전부 보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미 상원은 이날 홍콩 경찰이 시위 진압용으로 쓸 수 있는 최루탄, 고무총, 전기 충격기 같은 특정 장비의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중국의 보복 위협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이 이 법안들을 통과시킨 것은 ‘대중국 강경파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미 하원도 지난달 15일 비슷한 내용의 자체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전까지만 해도 미 의회를 통과한 이 법안의 서명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즉답을 회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의 시위대를 지지한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의 친구’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아침 프로그램인 ‘폭스 앤 프렌즈’에서 “나는 홍콩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자유를 지지한다. 나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지지한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역사에서 가장 큰 무역 협상을 하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앞서 미 상원이 지난 19일 홍콩인권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후 중국의 외교부는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이자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규칙을 위반했다”며 맹렬한 비난을 쏟아 부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3일 “미국은 자국법에 근거해 함부로 중국 내정을 간섭하고,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훼손하려 한다”며 “이는 유엔헌장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부장도 25일 테리 브랜스 태드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 홍콩 인권법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된 것은 강력히 항의했다. 그는 미국 측에 시정을 요구하면서 홍콩 문제 개입과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홍콩 정부도 이 법안이 “불필요하고 부적절하다”며 미국과 홍콩과의 관계를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안을 승인한 후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를 환영하면서 “이로써 미국은 향후 중국이 홍콩의 내정에 간섭하거나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의미있는 새로운 수단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인권법에 서명을 하면서 백악관이 ‘1단계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혔던 미중 무역협상은 악재를 만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 국제통화기금(IMF)의 중국 담당 국장이었던 에스와르 프라사드(Eswar Prasad) 코넬대 응용경제경영학 교수는 홍콩 문제로 인해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외부 세계의 내정간섭에 극도로 예민하다는 설명이었다. 프라사드 교수는 “홍콩인권법의 승인은 중국 내부 정치 세력들 안에서 미국이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려고 한다는 선동 기제로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도 홍콩인권법의 승인을 미북 무역 협상에서의 잠재적 어려움으로 평가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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