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가리지 않는 文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너무 튀는 행보’
靑홈페이지의 <김정숙 여사 소식>에 쏟아지는 비판..."여기가 북한인가"
G20 정상회의-트럼프 방한 때 행동-기업인 초청 오찬 논란
공개장소에서 대통령을 “우리 남편‘ 부르는 것도 개운치 않아
文대통령 지지 국민 가운데도 영부인 행태에는 비판 목소리 나와
대통령 부인은 법적 권한 지닌 공직자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 직시하길

권순활 논설주간
권순활 논설주간

이 칼럼을 쓰기 직전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홈페이지 첫 화면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뉴스룸, 정책소통, 국민소통 광장 , 청와대 알림, 청와대 관람 등 6개의 큰 메뉴로 나뉘어져 있다. 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항목은 다시 공개일정, 걸어온 길, 대통령의 말과 글, 김정숙 여사 소식 등 4개의 소메뉴로 구분된다. <김정숙 여사 소식>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당초 <김정숙의 말과 글>이란 항목으로 돼 있다가 올해 5월 하순 김종형 펜앤드마이크 기자가 <공식 홈페이지에 비중 있게 자리 잡은 김정숙의 말과 글에 커지는 비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취재해 보도한 뒤 어느 시점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김정숙 여사 소식>으로 바뀌었다.

지난 521일 시민 박모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있는 <김정숙의 말과 글> 섹션을 문제 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대통령 부인이 김정숙이라고 소개만 해놓으면 되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이름붙인 섹션에 김정숙의 말과 글이 왜 들어가나” “국민이 김정숙의 말과 글을 들어야 하나. 여기가 북한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 중에는 이 나라엔 최고 존엄이 둘이냐. 최순실 욕하더니만 이것들은 뭐가 낫더냐” “꼭 북한 보는 것 같다. 우상화 작업등의 비판적 내용이 적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에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가 개인 계정도 아닌데 왜 김정숙 말과 글이 등장하는지” “대통령 마님도 부통령은 결코 아닐 텐데 구중궁궐에는 용비어천가만 불러도 되나” “(김정숙 메뉴가 있는 게) 말이나 되는 얘기인가. 조용히 내조해야 하지 않나” “누가 밑에서 딸랑딸랑했을 것 같지 않나라며 김정숙의 말과 글메뉴 삭제를 요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대한민국 건국 후 역대 대통령 부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이하 경칭 생략)만큼 자주 구설에 오른 영부인은 찾기 어렵다. 기품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청와대 안의 야당으로 불리던 박정희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는 지금도 높은 평가를 받는 퍼스트 레이디로 기억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역대 영부인 중 가장 강력한 막후 파워를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적어도 공개적으로 나대면서물의를 빚진 않았다. 육영수 이희호 외의 다른 영부인들도 사람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남편인 대통령을 한 발 뒤에서 보필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문대통령 부인 김정숙의 행보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튀는 행동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김정숙은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일부 해외 정상 부인의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는 행동으로 논란을 빚었다. 해외에서 이런 행동은 동성애자들끼리나 하는 행동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청와대 측과 일부 친문친여(親文親與) 언론들은 별 문제가 없는 일이라며 필사적으로 반박과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어느 외국 대통령 부인이 김정숙의 손을 뿌리치는 듯한 영상까지 소셜미디어에 공개되면서 적어도 한국 대통령 부인으로서 잘한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정숙이 지난달 2912일 일정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환영만찬에서 파란나비모양의 브로치를 가슴에 달았던 것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적지 않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달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파란나비는 북핵에 맞서는 사드를 반대하는 상징이라며 청와대는 트럼프를 맞이한 김정숙 여사가 파란나비 브로치를 한 이유가 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민경욱은 또 “2017년 개봉된 영화 파란나비 효과는 성주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활동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라며 당시 성주에 거주하면서 시위를 했던 (김정숙 여사와) 동명의 여성은 그 영화를 보라고 김 여사에게 편지와 참외 선물도 보냈었다. 그러니 영부인이 그 의미를 모를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가 찬 나비 브로치는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단순한 청록색 나비 모양의 브로치로 사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으나 미국 측이 사정을 알았다면 외교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김정숙은 620일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오성엽 롯데 커뮤니케이션실장 등 10여개 대기업 및 금융회사 고위 인사들을 청와대로 불러 비공개 오찬을 했다. 당초 청와대는 이 사실을 비밀로 했다가 일부 언론에 오찬 사실이 알려지면서 뒤늦게 공개했다. 32년의 언론계 생활 중에서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부인이 대기업 고위 임원들을 청와대로 소집했다는 이야기는 과거에 들어본 적이 없다. 아무런 법적 자격이 없는 대통령 부인이 대기업 임원들을 청와대로 부르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영부인이 불렀다고 바쁜 일정을 제쳐두고 청와대로 달려간 기업인들도 딱하다.(불참했다가는 유무형의 불이익을 받을 것을 걱정한 기업인들의 현실적 한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의 체코 방문 때의 한 장면도 많은 국민에게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인상을 남겼다. 문 대통령 부부가 프라하 비투스 성당을 관람한 뒤 문 대통령이 먼저 성당을 빠져나온 뒤 뒤늦게 남편이 없는 것을 발견한 김정숙은 급하게 성당을 뛰쳐나와 우리 남편 어디 있나요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보도됐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양국 정부 관계자들과 기자들이 모여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대통령을 향해 우리 남편이라고 부르며 소리치는 모습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반응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이밖에도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과 관련해 대통령 전용기 트랩을 오르내릴 때 대통령의 한 발 뒤에 서 있던 역대 대통령 부인들과 달리 김정숙은 거의 대부분 문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오르내리는 모습 등도 종종 논란을 빚었다.

물론 사람마다 성격과 스타일이 다른 만큼 김정숙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본인으로서는 억울하고 수긍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시중에선 국민의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란 직위와, 그런 법적인 권한이 전혀 없는 대통령 부인이란 자리의 차이점을 모르고 있는 게 아니냐라는 여론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문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아직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은 친여(親與) 성향 국민 가운데 상당수도 영부인 김정숙의 지나치게 튀는 행동에는 고개를 흔드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곱지 않은 시선들을 무시하고 계속 마이웨이를 고집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처신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것이 문 대통령 부부에게 덜 부담이 될 것이다. 대통령 부인을 둘러싼 불필요한 잡음과 논란을 더는 접하고 싶지 않다.

권순활 논설주간 ks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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