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홋카이도에서 강제사역당한 일본인'사진을 '강제 노역에 동원된 우리 민족'으로 소개
1926년 일본의 아사히카와 신문이 보도한 일본인들 사진을 대놓고 왜곡
국사교과서연구소 "해당 내용, 교육부에 민원 제기...사용금지가처분까지 검토할 예정"
한사련 등 "교육부에 공식 시정 요구 예정...對정부 질문도 필요"
'열무당' 사진을 강화도 조약이 체결되었던 곳 '연무당'이라며 게재
촛불집회 사진 게재하며 "우리 사회 공동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

(왼)'강제 노역에 동원된 우리 민족'이라고 소개하는 초등학교 교과서 (오) '강제사역당하다 경찰에 의해 풀려난 일본인들'이라고 보도한 日신문

올해 신학기에 나온 초등학교 국정교과서가 제2차 세계대전 전 일본 홋카이도 개척 과정에서 악덕 토목업자에게 강제사역당한 일본인들 사진을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의 강제 노역에 동원된 우리 민족'이라고 왜곡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역사관련 민간 연구소인 국사교과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6-1의 54쪽에 '강제노역에 동원된 우리 민족'이라는 설명의 사진이 게재됐다. 아울러 해당 사진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수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도 게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사진은 과거 일본의 홋카이도 개척 과정에서 악덕 토목업자에게 강제사역당하다 경찰에 의해 풀려난 일본인들로 1926년 9월 9일자 홋카이도의 지방지인 아사히카와 신문이 보도한 사진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근현대사연구회(한사련), 반일민족주의를 반대하는 모임, 위안부와 노무노동자 동상 설치를 반대하는 모임 등은 교육부에 공식 시정 요구를 할 예정이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들과의 협의를 통해 대(對)정부 질문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한 이들은 국내 뿐 아니라 일본 내 언론사에 해당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사련은 "초등학교 국정 교과서의 역사왜곡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시각자료(사진)와 함께 편향된 내용으로 초등학교 학생들을 교육하려는, 현정부 교육당국의 종족적 반일(反日)정책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제의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이 사진 외에도 사실과 다른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다.

교과서에는 '강화도 조약이 체결되었던 곳으로, 당시 이곳에 군인들을 이끌고 나와 조선의 관리들을 위협했다'는 설명과 함께 '연무당'이라는 사진이 게재됐지만 사진은 연무당이 아닌 열무당(閱武堂)으로 나타났다. 연무당과 열무당은 명칭도 비슷하고 같은 용도로 이용됐지만 조일수호조규(강화도 조약)가 체결된 연무당 사진은 현재 전해지는 것이 없다.

이 외에도 ▲흥선대원군 ▲강화도 조약 ▲사발통문 등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왜곡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교과서에는 '오늘날 시민들이 사회 공동의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모습을 알아봅시다'라는 주제에 촛불집회 사진도 게재됐다. 사진 설명으로는 한 아이가 어른에게 "왜 사람들이 촛불 집회를 하는 건가요?"라고 묻자 어른은 "우리 사회 공동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란다. 촛불집회는 그런 방법 중의 하나이지"라고 답한다.

이러한 심각한 교과서 왜곡에 대해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은 "잘못된 역사 교육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분열, 대립 부분에 대해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특히 근대사에서 한일 관계사를 굉장히 왜곡을 해놓았는데 그것이 역사적 사실인냥 인식하고 일본을 대함으로써 한일 관계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또 "국사교과서연구소는 해당 내용을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하고 사용금지가처분까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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