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부인 단독순방인데 '대통령 휘장' 그대로 드러나...李총리 8월 인니 출국 때는 대통령 휘장 가려
지상욱 "李총리 공군1호기 탔을땐 '대통령 없으면 휘장 가리는게 원칙'이라 들었다"
"靑 원칙 위배 아니냐" 의문 제기에 靑김의겸 "인도방문 韓 대표단이라서 안 뗐다"
"金여사 국빈급 예우로 환영받고 있다" 했지만…대통령 휘장 노출 적확한 근거 못 대

사진=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페이스북
사진=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최근 인도로 '16년 만의 영부인 단독순방'을 떠난 가운데, 대통령만이 받도록 돼 있는 의전을 받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서울 중구성동구을·초선)은 4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 보도 사진을 첨부, "김 여사가 문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은 공군 2호기(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며 대통령 탑승시 부착하는 휘장을 드러냈다"면서 "이는 청와대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여름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공군 1호기를 타고 인도네시아의 아시안 게임에 다녀올 당시, '이낙연 총리가 문 대통령을 대신해 공군 1호기를 이용하지만 대통령이 탑승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행기에 부착된 대통령 휘장을 가리는 것이 원칙'이라는 얘기를 주변에서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 총리는 실제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위해 지난 8월18일 오전 9시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코드 원)을 타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출국했다. 문 대통령이 공군 1호기를 내어준데다,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한 사례여서 한층 주목했다. 실제로 출국 인사 장면을 보도한 언론보도들에는 손을 흔드는 이 총리 기준 오른편에 대통령 휘장이 가려져 있는 사진이 담겼다.

(왼쪽부터) 지난 11월4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2호기 탑승 직전 3박4일 인도 순방 인사를 하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 8월18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코드 원)을 타고 아시안게임 참석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출국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석달 앞선 이낙연 총리의 출국 장면에는 대통령 전용기의 대통령 휘장이 가려져 있지만, 최근 김정숙 여사의 경우 대통령 휘장을 그대로 노출한 채 출국 인사를 했다.(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지난 11월4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2호기 탑승 직전 3박4일 인도 순방 인사를 하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 8월18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코드 원)을 타고 아시안게임 참석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출국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석달 앞선 이낙연 총리의 출국 장면에는 대통령 전용기의 대통령 휘장이 가려져 있지만, 최근 김정숙 여사의 경우 대통령 휘장을 그대로 노출한 채 출국 인사를 했다.(사진=연합뉴스)

지 의원은 "그런데 김 여사가 공군 2호기를 타고 출국하면서 대통령 휘장을 드러내고 탑승인사를 하는 모습이 보도됐다"며 "대통령이 탑승할 때만 노출된다는 대통령 휘장이 대통령 부인이 홀로 탑승하는 경우에도 적용된 것은 뭔가 착오가 있거나 잘못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지상욱 의원은 "대통령 휘장에는 분명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돼 있다"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5일 "대한민국 대표단 성격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어 (공군 2호기의 대통령 휘장을) 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은 개인적 일정이 아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청으로 한-인도 간 우호 협력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실제로 인도에서는 국빈급에 해당하는 예우로 여사님을 환영해주고 있다"면서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은 모디 총리의 공식 초청에 정중하게 화답함으로써 한-인도 간 국익 증대에 기여하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군 2호기를 사용한 것 역시 김 여사 및 수행원의 안전과 효율적인 일정 수행을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같은 김 대변인의 답변은 '대통령이 타지 않은 대통령 전용기에서 휘장을 왜 가리지 않았느냐'고 지 의원이 제기한 의문을 근본적으로 풀어낼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이 언급했듯 인도 측에서는 허왕후 기념비 건립 17주년 기념행사와 한-인도 허왕후 기념공원 공동조성 사업 착공식 등에 참여할 '한국 대표단' 파견을 지난 7월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 요청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이 언급한 '국빈급에 해당하는 예우'는 사후적으로 김 여사가 한국 대표단으로 결정돼 제공되는 것이지, 실제로 국빈 방문 중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이 없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대통령 휘장을 그대로 노출할 근거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김 여사는 지난 4일부터 3박4일간의 인도 방문을 시작했다. 영부인이 단독으로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이후 16년 만이다. 

김 여사는 5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면담한 후, 인도의 사비타 코빈드 대통령 영부인이 개최하는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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