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野추천 소수이사 3명 성명 발표 "양승동 사장의 정치적 편향성, 법 무시해도 좋다는 오만함 만들어"
"더 이상 고통받는 사람 없어야...KBS 구성원 모두 일한 만큼 대접받고 행복할 권리 있다"

(왼쪽부터)서재석 이사, 천영식 이사, 황우섭 이사
(왼쪽부터)서재석 이사, 천영식 이사, 황우섭 이사

 

양승동 KBS 사장이 출범 전부터 위법·보복성 논란이 됐던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가 법원으로부터 불법성 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원 결정에 대해 대응의지와 앞으로의 활동 의사를 시사했다. 이에 대해 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이사 등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세 명의 KBS 이사는 "<진미위>에서 소환하는 일이 다시 발생한다면 연락해달라”며 “적폐청산의 광기 아래 여러분(KBS직원)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일이 또다시 자행된다면 우리가 앞장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양승동 사장은 28일 열린 KBS정기이사회에 출석해 ‘진미위’에 대한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진미위’의 위법적 법원 결정에 대해 “미흡한 점이 있었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들의 책임자에 대한 문책 요구에는 “생각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진미위’ 활동 중단에 대해서는 이의제기와 항소 등 법원 결정에 대한 대응의지를 밝히며 ‘진미위’ 활동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등 세 명의 KBS 이사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KBS는 적폐청산이라는 구호 아래 더 이상 고통받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며 “KBS 구성원 모두는 일한 만큼 대접받고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충분히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렇게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양승동 사장에 대해 "<진미위> 출범 전 많은 사람들은 상식과 도덕적 차원의 정당성뿐만 아니라 법률적 문제에 대해 수없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양사장은 이를 무시하고 강행했다"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까짓 법은 무시해도 좋다는 극단적 진영논리이자 정치적 편향성이었다. 그 정치적 편향성이 오만함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영논리에 매몰돼 법을 우습게 여기는 오만한 사람도 사장이 될 자격이 없다"며 "양사장은 조용히 사라지기를 바란다. 그래야 KBS가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KBS 이사진은 여권 추천 이사 7명과 야권 추천 이사 4명으로 야권 추천 이사는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서재석 이사, 천영식 이사, 황우섭 이사, 바른미래당이 추천한 김태일 이사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이 야권 추천 이사로 사실상 친(親)여당성향의 김태일 이사를 추천해 노조의 KBS 장악을 더 강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다음은 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이사가 발표한 성명 全文-

[KBS 소수이사 성명]적폐청산의 광기에도, 법과 원칙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KBS 이사회는 오늘(28일) 양승동 사장으로부터 <진실과 미래위원회>에 대해 보고받았습니다.

양 사장은 <진미위> 활동이 위법적이라는 지난 17일 법원 결정에 대해 ‘미흡한 점이 있었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온 데 대한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는 이사들의 질의에도 “생각하겠다”고 말해 <진미위> 활동에 대한 문책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양 사장은 기본적으로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법원 결정을 존중하며 <진미위>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말을 하는게 상식입니다만,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의제기와 항소 등 법원 결정에 대해 대응의지를 밝히는 등 근본적으로는 법원 결정을 무시하고 <진미위>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이에 소수이사들은 KBS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양승동 사장, 무능인가 아니면 오만인가?

양승동 사장은 <진실과 미래위원회>를 출범시키기에 앞서 법률적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진미위> 출범 전 KBS 소수 이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상식과 도덕적 차원의 정당성뿐만 아니라 법률적 문제에 대해 수없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양사장은 이를 무시하고 강행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정말 몰랐다면 양승동 사장은 무능한 사람입니다. 만약 알고도 밀어붙였다면 양승동 사장은 오만한 사람입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까짓 법은 무시해도 좋다는 극단적 진영논리이자 정치적 편향성이었습니다. 그 정치적 편향성이 오만함을 만들었습니다.

<진미위>가 징계를 요청한 17명을 포함해 출석요구를 받은 직원들은 그동안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법이 그 폭압적 광기를 멈추게 했습니다.

양승동 사장은 KBS에 불법적인 조직을 만들고 법을 어겼습니다. 그래서 우리 이사들은 불법기구인 <KBS진실과미래위원회>를 즉각 해체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양 사장은 법을 어겼기 때문에 자진 사퇴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법과 상식을 모르는 무능한 사람은 사장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진영논리에 매몰돼 법을 우습게 여기는 오만한 사람도 사장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이것은 원칙입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쓴 증거가 나오면 자료를 제출한 직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양사장입니다. 부끄럽지 않습니까?

양사장은 조용히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KBS가 살 수 있습니다. 무능하고 오만한 사람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KBS를 살릴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들이 적폐로 몰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최소한 십여년 이상을 함께 근무한 동료들입니다. 이 시대 이 사회에 살고 있는 여러분의 이웃들입니다. 해임되고 쫓겨나 가족들과 생계의 고통을 겪길 원합니까? 도대체 어떤 처벌을 해야 만족하겠습니까?

당신들이 적폐로 몬 그들이 정말 싫고 밉다 해도 법원의 판결에 대해 최소한 존중한다는 표현은 있었어야 합니다. 당신들은 정녕 법 위에 존재한단 말입니까?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혹여라도 <진미위>에서 소환하는 일이 다시 발생한다면 반드시 저희 소수 이사들에게 연락해주십시오.

적폐청산의 광기 아래 여러분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일이 또다시 자행된다면 우리가 앞장서 싸우겠습니다. <진미위>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책임자를 찾아내 책임지게 하는 노력도 끈기있게 하겠습니다.

KBS는 적폐청산이라는 구호 아래 더 이상 고통받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KBS 구성원 모두는 일한 만큼 대접받고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충분히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 수 있습니다.

KBS의 소수이사들은 이런 KBS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2018년 9월 28일

KBS 이사 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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