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KBS의 소위 적폐청산기구 ‘진미위’ 징계 요구권 효력정지
법원, KBS의 소위 적폐청산기구 ‘진미위’ 징계 요구권 효력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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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KBS공영노조측 가처분신청 일부 수용
가처분 신청했던 KBS공정노조측 "사필귀정"
성창경 공영노조 위원장 "양승동 사장을 근로기준법 위반혐의로 고소할 것”
"불법기구 날치기 통과시킨 여당추천 이사들도 사퇴해야"
KBS관계자 "진미위 자체가 위법이란 뜻은 아니다”

법원은 KBS가 이른바 ‘적폐 청산’과 개혁을 명목으로 설립한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의 일부 권한에 대해 소송 본안 판결 전까지 행사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 일부를 인용했다.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재판장, 김도형 판사)는 17일 KBS공영노동조합이 지난 7월에 신청했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의 일부를 받아들여, 진미위에 운영규정 제10조의 징계 등 인사 조치를 할 수 없다고 결론냈다.

재판부는 '진미위가 별도의 운영규정을 만들어 징계를 요구하는 것은 근로자들의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는 등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진미위의 징계 등 인사조치는 기존의 취업규칙상 인사규정과 별도로 적용돼 기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만큼, 진미위가 해당 부분에 대해 운영규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과반의 동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KBS에는 절반이 넘는 노동조합이 없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진미위는 직원 조사를 할 수는 있지만,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효력이 정지됐다. 또한 조사에 응하지 않아도 처벌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진미위 활동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재판부는 진미위가 KBS의 인사규정상에 있는 징계시효 2년을 넘겨 과거 정권 10년에 걸쳐 기자와 PD등의 보도활동 등에 대해 조사해서 처벌을 하려는 것도 불법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앞서 진미위는 과거 정권 시절에 보도됐던 4대강, 세월호, 사드 보도 등에 대해 조사하여 기자와 PD 등 해당 제작진을 징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결정으로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제13조(조사방해자 등에 대한 징계요구)에서 조사에 불응하거나 자료제출 거부, 또 조사결과를 사전에 공표하거나 누설한자 등에 대한 징계도 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앞서 진미위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임명된 양승동 KBS사장이 취임하면서 과거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사례를 조사하여 진상을 규명한다는 명목으로 출범한 기구이다.

성창경 공영노조 위원장은 “역시 사필귀정”이라며 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성 위원장은 “법원의 이 같은 결정은 그동안 KBS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과거 보수정권시절에 보도했던 내용 등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조사해 징계를 추진하는 불법적인 활동에 급제동을 걸은 것으로 사실상 활동 중지를 명령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상 진미위는 태어나지 말아야 할 불법기구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본다”며 “법원으로부터 진미위의 불법적인 활동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 만큼 진미위원장인 정필모 부사장과 양승동 사장은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런 불법기구를 야당이사가 퇴장한 가운데 날치기도 통과시킨 김상근 이사장을 포함한 당시 여당추천 이사들도 모두 사퇴해야 한다”며 “물론 진미위도 즉각 해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미위는 KBS안에서 사실상 ‘계엄사령부’ 같은 역할을 하면서 직장을 공포분위기로 몰아 넣었고, 언론인에 대한 탄압과 언론자유를 억압해온 대표적인 기구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기구로 인해 조사를 받았던 수 십 명이 되돌이킬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았고, 심지어 진미위활동 등의 간접적인 여파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직원이 생길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양승동 사장을 근로기준법 위반혐의로 고소하고, 해당 직원들은 정신적 피해보상 등의 법적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또한 정부 각 부처 등에 진미위와 같은 적폐청산기구에 대한 위법성이 이번 가처분 결정을 기점으로 속속 드러날 것이며, 문재인 정권의 불법적 보복행위 그 자체가 법의 심판을 받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KBS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지긴 했으나 진미위 자체가 위법이란 뜻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번 결정은 MBC나 현 정권의 각 부처에서 적폐청산 성격의 위원회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인만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KBS의 진미위 또한 당분간 활동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조만간 열릴 예정이던 인사위원회 운영도 영향을 받게 됐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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