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리 쉽지는 않겠지 나를 허락해준 세상이란 손쉽게 다가오는 편하고도 감미로운 공간이 아냐 그래도 날아오를 거야 작은 날갯짓에 꿈을 담아" - '디지몬 어드벤처' OST 'Butter-fly' 中

(사진='디지몬 어드벤처' 공식 포스터)
(사진='디지몬 어드벤처' 공식 포스터)

"안녕 디지몬 너와 함께하고 싶어", <디지몬 어드벤처>가 국내에 처음 방영된 날은 2000년 11월 7일이다. 당시 TV 앞에 앉아 디지몬을 보던 90년대생들은 아직도 '디지몬 세계'를 추억하고, 그리워한다. 

며칠 전 휴식을 취하며 유튜브를 보다가 <디지몬 라스트 에볼루션> 관련 영상을 보게 됐다.

해당 영상의 내용은 디지몬과 주인공 친구들의 마지막 이별 장면으로, 아구몬과 파피몬이 각각 태일이와 매튜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나온다.

문뜩, 태일이를 올려다보던 아구몬은 "태일이 너, 이제 다 컸구나"라고 말한다. 여기서 '다 컸구나'의 의미는 지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주인공인 태일이의 키가 많이 큰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어른'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아구몬의 말을 들은 태일이가 "넌 그대로고"라고 말한다.

이어 아구몬과 파피몬이 "내일은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묻자 태일이와 매튜는 "우리 내일 같이..."라고 하는 순간 아구몬과 파피몬은 사라졌다. 그리고 디지바이스가 석화되면서 '영영 디지몬과 만날 수 없음'을 암시하며, 태일이와 매튜가 몹시 슬퍼하는 연출이 나온다.

"내일은 어떻게 할거냐"는 미래에 대한 질문에, 태일이와 매튜는 "우리 내일 같이..."라며 앞으로도 디지몬과 같이 하고 싶어 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나, 그 순간 디지몬들이 사라졌다는 것은, '미래로 나아가는 데 있어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어른으로써 살아가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디지몬은 늘 그대로고, 태일이와 매튜를 비롯한 주인공 친구들은 '어른'이 되어간다.(사진='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공식 포스터)
디지몬은 늘 그대로고, 태일이와 매튜를 비롯한 주인공 친구들은 '어른'이 되어간다.(사진='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공식 포스터)

태일이와 매튜가 몹시 슬퍼했던 것처럼, 사람은 과거를 그리워하고 추억하고 회상한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머리를 스쳐갈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과거에 얽매여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태일이와 매튜는 다 컸지만, 아구몬과 파피몬은 그대로인 것처럼 과거는 변하지 않고 미래는 계속 변화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때로는 두렵고, 힘이 들겠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디지몬 어드벤처>의 유명한 노래 'Butter-fly' 가사처럼, 나를 허락해 준 세상이란 손쉽게 다가오는 편하고도 감미로운 공간이 아닐 것이다. 그래,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날아올라야만 한다. 작은 날갯짓에 꿈을 담아서.

선우윤호 기자 yuno93@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