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10 총선 서울 강북을 후보인 정봉주 전 의원의 과거 '목발 경품' 망언 논란에 대해 돌연 입장을 바꿔 "국민 눈높이에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전날 북한의 목함 지뢰로 발을 잃은 장병들에게 사과한 것처럼 글을 올렸으나 피해 장병들이 "연락도 없었다"며 부인해 '거짓 사과'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 대표는 14일 대전 중구 민생현장 방문을 마치고 한 기자회견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도록 하겠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나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엔 "아주 많은 세월이 지났다는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해놓고 돌연 강경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 대표는 "정치인은 자신의 모든 행위에 책임져야 하므로 우리도 매우 엄중하게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며 "정확하게 사안을 파악해 상응하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민주당이 정 전 의원에 대한 윤리감찰에 착수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안이 복잡하지 않아 윤리감찰까지 할 필요가 없다"며 "제가 윤리감찰을 지시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7월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에 대해 패널들과 대화하던 도중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웃으며 말했다. 2015년 경기도 파주 DMZ(비무장지대)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우리 군 장병 2명이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다리와 발목 등을 잃은 사건을 희화화한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

정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짧은 사과문을 올리며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 장병들은 정 전 의원으로부터 사과는커녕 연락도 없었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거짓 사과 논란까지 커지며 민주당은 정 전 의원 공천취소 등을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정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재차 사과문을 올려 장병들의 연락처를 구하지 못해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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