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윤석열 정부 규탄 팻말을 드는 모습. 이들은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공동으로 맡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윤석열 정부 규탄 팻말을 드는 모습. 이들은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공동으로 맡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4·10 총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좌파와 우파의 분위기가 뒤바뀌고 있다. 전망이 암울한 듯했던 좌파는 과거 굵직한 3개의 선거를 연달아 이겼던 '선거 귀신'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반면, 핑크빛 전망으로 가득찼던 우파는 낙관이 지나쳐 '혼미'한 정황마저 포착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함께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두 체제'를 공식 선언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발언은 "이해찬 선대위원장은 수도권 선거의 귀신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진면목을 보게 될 것"이라며 "4·10 총선 의석수는 많을수록 좋다"고 한 것이다. 건강이 좋지 않아 거동까지 불편한 이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은 만큼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한동안 연전연승했던 과거의 민주당으로 되돌아가겠다는 선언으로도 풀이되기도 한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2017년 19대 대선, 2018년 7회 지방선거, 2020년 21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었고, 이를 바탕으로 이 전 대표는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들은 '선당후사'를 선언하고 나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언급하면서 공천을 다 마친 민주당은 똘똘 뭉칠 것임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전날 임 전 실장과 통화했고, 그는 굳이 어떤 직을 맡지 않더라도 이 선대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선거 국면에 도움이 될지 등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당내 통합을 위한 선대위 차원의 방안이 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 최근 경선에서 지신 분들이 흔쾌히 전체 선거에 동참하겠다는 자세를 잘 보여주고 있어서 새 분열적 요소는 없을 것"이라 답했는데, 당이 총선을 치를 수 있을 정도로 '단일대오'를 형성해 나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반면 최근까지도 분위기가 좋았던 국민의힘은 공천이 마무리된 후에 조금씩 악재가 터지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박덕흠 의원(3선,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공천 확정 후 '축 당선'이라 적힌 케이크를 자르면서 '4선 축하 파티'를 한 것이 이날 알려지면서 "벌써 당선이라도 된 것인양 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지 이틀 뒤인 지난달 27일 지지자 등 여러 참가자들과 함께 축하를 한 것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이는 총선 분위기에 '재를 뿌리는' 문제적 행위일 수 있어 당 안팎에서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공천 확정 후 지지자들과 축하 파티를 벌이는 박덕흠 의원.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7일 공천 확정 후 지지자들과 축하 파티를 벌이는 박덕흠 의원. [사진=연합뉴스]

 

구체적으로는 험지에서 뛰고 있는 같은 당 소속 후보들로서는 날벼락이자 청천벽력과도 같은 행태일 수 있단 지적이다. 총선을 한달 넘게 앞둔 상황에서 이미 당선된 것처럼 축하를 벌인다면 '오만방자'하단 비난이 일 것이고 민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민주당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후보들에게는 더욱 큰 타격이 가해질 수도 있다. 민주당 공천이 마무리된 후 나오는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수도권에서의 고전은 불가피하단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수도권 민심에 기여는 못할망정 해를 끼치는 자그마한 행위 하나하나가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국민의힘의 내외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 내적으로는 도태우 후보 공천 재심사 문제, 장예찬 후보의 과거 행적 논란 등이 있으며 외적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논란 등이 존재한다. 이는 모두 정부여당 심판론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문제들일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그동안 지지율 견인의 원동력이었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26일 취임한 한 비대위원장의 덕을 톡톡히 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원재 송원재TV대표가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라는 유일 스피커 체제를 확립했고 성공을 거두어왔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도 그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한 비대위원장에게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대체재가 없음을 의미할 수 있다. 왕이 쓰러지면 왕국에 위기가 오고, 독재자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체제가 마비되는 이유는 1인에게 모든 권력과 권한이 몰린 결과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이 '스타 한동훈'에만 의존하는 위험성도 상존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민주당의 '3두 체제'가 훨씬 안정적인 셈이다. 이 대표에게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 전 대표와 김 전 총리라는 대체재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장동혁 사무총장이 "한 비대위원장이 원톱으로 가는 것 외에 다른 고려는 없다"고 말한 만큼 이러한 위험성은 더욱 커진 셈이다. 이 말은 곧 한동훈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는 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 비대위원장은 '축하 파티'를 한 박 의원에 대해서는 '엄중경고'를, 도 후보에 공천은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올해 1월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년인사회. [사진=연합뉴스]
올해 1월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년인사회.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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