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주말인 18일 새로운미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공동대표를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구정 연휴 직전에 급조된 제3지대 통합정당 개혁신당의 내홍이 전면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선거 전반을 지휘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그것은 선거운동의 전권을 위임해달라는 것"이라며 "2월 9일 통합신당 합의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 공동대표로 정했다. 선거운동의 전권은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있다"고 일축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낙연 공동대표는 그 요구를 존중해 이준석 공동대표가 그 역할을 마음대로 하게 해주고 싶어 한다"면서도 "그러나 주요 절차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검토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잘못이냐. 그것이 발목을 잡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준석 대표 측은 자꾸 이낙연 대표의 허락을 받고 하려니 기동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기동력이 아무리 있어도 엑셀만 있는 차는 사고가 난다. 가끔 한 번씩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차를 탈 수가 있느냐. 위험하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 및 비례대표 공천 등을 두고서 이준석 공동대표 측이 공개적으로 '불가'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김 최고위원은 "새로운미래는 배 전 부대표를 절대 보호하거나 그와 같이 가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 그가 누구인지조차 모른다. 공천하자는 사람도 없다"면서도 "다만 문제가 있는 사람을 배제하려면 절차대로 해야 민주주의"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배 전 부대표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를 주도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관계가 확정돼야 한다"며 "증거가 있으면 검토해서 처리하면 된다. (이준석 공동대표의) 이런 방식은 과거 국민의힘이 이준석 공동대표를 몰아낸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는 지지자들의 여러 이야기 때문에 마음이 급한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민주주의 절차는 지켜야 한다"며 "지지자와만 같이 가는 것은 좋은 정치가 아니다. 이재명의 개딸 정치도 그래서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 측이 이낙연 대표 측에 배 전 부대표 입당 관련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도 "당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공천을 안 준다고 선언하고 이것을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공개 선언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도 맞지 않고 합당 주체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며 "지난 금요일 최고위 회의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이런 일들이 다시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 잘못한 건 잘못한 것이다. 내부적으로 사과하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준석 공동대표는 지난 금요일 최고위 회의를 취소하고 바로 다음날인 17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1시간여를 앞두고 돌연 취소했다. 이후 이준석 공동대표는 SNS를 통해 "월요일부터 밀려있던 개혁신당의 정책을 발표하겠다"며 양측 간 공방을 일단락하고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종민 최고위원이 주말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공동대표의 그간 잘못을 낱낱이 질타하며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준석 공동대표와 함께 기존 개혁신당 멤버인 김용남 정책위의장은 이날 김 최고위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곧장 반박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당원 자격심사는 모든 정당이 하는 것인데 입당, 출당 등에 대해서 당원 자격심사를 하는 것을 하지 말자고 하는 의도가 궁금하다"며 "누구를 밀어 넣기 위해 당원자격심사에 반대하느냐"고 했다.

이어 "특정 인사에 공천할 수 없고 당직을 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문제된다면 '앞에서 공개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알아서 정리하겠다'며 뒤로 이야기하는 것은 정당하냐"면서 "공천 받을 가능성이 없다면 그 분도 오판하지 않도록 정확하게 말씀드려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선거정책 전권 문제와 관련해 "정책과 개혁공약 발표하는데 지난 1주일 동안 제대로된 합의를 안하고 계속 합의를 하라고 하면서 발표를 못하게 하니 공동 정책위의장 2인과 상의해서 합의문 상의 법적 대표인 이준석 대표가 전결로 정책 발표를 하자는 이야기가 어떤 문제가 있나?"라며 "위 내용들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수결로 표결을 하기로 한 상황에서 왜 기자회견을 자청하시는지 모르겠지만, 표결 결과가 불리할 것이라고 예상해서 이렇게 행동 하셨다면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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