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일 칼럼] 취업의 자유 박탈하는 최저임금제
[남성일 칼럼] 취업의 자유 박탈하는 최저임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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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일 객원 칼럼니스트
남성일 객원 칼럼니스트

2007년 최저임금제가 아파트 경비원에게도 적용됨에 따라 그 영향을 조사 연구하던 때의 일이다. 최저임금 적용에 따라 인건비가 인상되고 관리비 부담이 늘어나자 어느 아파트 입주자회의에서는 관리비 인상을 받아들이는 대신 나이 든 경비원들을 모두 60세 미만으로 교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60대 경비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일자리를 잃게 된 60대 중반의 경비원이 관리회사에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자식 둘 모두 출가시키고 마누라와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누추하지만 작은 집도 가지고 있어 집세 부담도 없습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급여로 두 노인네가 밥 먹고 살 수는 있으니 인상된 최저임금 말고 그냥 현재수준의 급여를 받고 일하게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노인의 형편이야 딱하지만 법을 따라야 하는 회사입장에서 그 청을 들어줄 수는 없기에 결국 그는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없는 생활보호대상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나이에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최저임금제의 실상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네,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네 하고 숫자를 들먹이지만 숫자는 자칫 더 비참한 현실을 가리는 측면이 있다. 최저임금제가 내세우는 가치는 임금의 하한선을 강제하여 근로자의 최저생계를 보장하고 그럼으로써 인간다운 최소한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 자체로는 감히 부정하기 힘든 아름다운 캐치프레이즈다. 그러나 이는 일자리가 보장된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하다. 불행하게도 이 전제는 틀렸다. 이론적 뿐 아니라 경험적으로 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수십 년 동안 검증된 것은 최저임금제는 멀쩡한 일자리를 없앤다는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라. 작년 이 맘 때에 비하여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 지금 일자리가 늘었는가, 줄었는가? 무인화 기계를 들여오고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지 않은가?

“회사 직원이 300명인데 이번에 60명 감원키로 했습니다. 20년 경력자라도 나이 순으로 정리할 수밖에 없어요. 울고불고 난리입니다. 사업 접을 수는 없으니 회사부터 살려야지요” 순대와 족발을 국내 대형 매장에 공급하는 중소기업 사장이 금년도 최저임금에 대응하는 말이란다. 허희영 교수의 토론회 주제발표문에서 옮겨왔다.

일자리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고용주는 일자리에서 나올 생산성을 기대하면서 근로자를 선택하고 근로자는 자신의 기대임금보다 높게 주는 일자리를 선택한다. 고용주가 기대하는 생산성이 근로자의 기대임금과 매치가 되면 일자리는 당사자의 자유 선택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균형이다.

그런데 최저임금은 이런 균형을 무시하고 특정 수준을 법으로 강제한다. 법적 강제가 선택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다. 문제는 법적 강제가 경제 원리와 충돌하면서 기대와는 정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높은 최저임금에 대응하여 고용주는 생산성을 맞추기 위해 사람을 줄인다. 그도 안되면 폐업한다. 근로자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에도 일할 의향이 있지만 일자리가 없어 실업자가 된다. 물론 일자리를 보전한 일부 근로자는 최저임금 이후 더 나아진다. 그러나 그 이득은 직장을 잃은 동료근로자의 희생 위에 서 있는 것이다. 더구나 희생된 근로자들은 나이 많은 노인이거나 이제 막 취업하려는 청년층이다. 가장 보호를 필요로 하는 취약근로자들이 희생되는 것이다.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의롭지도 않다. 최저임금제가 표방하는 인간다운 삶이라는 정의는 실종되고 취약근로자 일자리 빼앗기라는 부도덕한 결과만 남는다.

각국에서는 이런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최저임금을 인상할 때 생계비를 기준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제도 초기에는 생계비를 기준으로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어떤 기준으로도 최저임금이 생계비를 충족시키게 되자 노동계가 임금격차 해소라는 새로운 기준을 들고 나오면서 고율의 인상을 부추겼다. 그 결과 2001년 이후 금년까지 최저임금 인상율은 연 평균 9.0%씩이어서 생계비 물가상승률 2.6%보다 3배가 넘게 되었다. 매년 물가상승률보다 무려 3배가 넘는 고율의 인상을 16년간 계속해온 결과 오늘날 우리는 심각한 일자리 부족을 겪게 되었다. 필자의 연구결과 2007년의 최저임금제 확대는 그 해에만 경비원들의 고용을 3.5% 감소시켰고, 2012년 김대일 교수는 최저임금이 1% 상승하면 기업의 적용대상 근로자 신규채용이 6.6%나 감소함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황승진박사는 2015년 연구에서 최저임금이 적용대상 근로자 뿐 아니라 일반근로자의 일자리까지 줄인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한다. 시민의 취업의 자유는 박탈되고 사회주의적 강제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남성일 객원 칼럼니스트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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