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9.19(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9.19(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지난 2018년 9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일명 '9월 남북평양선언'을 천명해 세간의 눈길을 모았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그 부속합의로 9·19 남북군사합의를 통해 북한과의 재래식 무기에 대한 군비통제(arms control), 즉 아군 정보자산의 전개 비활성화를 매개로 한 군사적 위협의 협력적 감소 프로그램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북한의 연이은 기습도발에 이어 지난해 9월8일 등장한 '핵무력 법제화'라는 희대의 북한판 핵 공격태세법의 등장으로 사실상 무력화됐다. 성급하게 혹 떼려다 되려 모양만 빠뜨린채 혹이 하나 더 늘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9월 평양선언 사태가 갖고 있는 의미는, 과거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과 2007년 10·4남북정상선언 등을 통해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경제문제와 핵문제의 호환가능성이라는 문제에도 봉착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먹고 사는 문제, 북한 당국이 처한 경제문제를 일부 보조하는 만큼 핵의 폐기 여부의 결정가능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게 이들 선언이 지향한 바였으나 이미 6번의 핵실험을 거친 만큼 그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핵무기의 방식을 분류할 수 있는 플루토늄 또는 우라늄 핵원료 기제 방식인지에 따라 이제는 핵실험 없이도 폭발성을 담보할 수 있는 문제까지도 안게 된 것.

그래서 <펜앤드마이크>는 지난 22일 서울 성북구의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반도'에서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밝히고자 한다.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하여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 교수인 남성욱 통일융합연구원장의 설명을 인터뷰 전문 기록 형태로 남긴다.

[이슈한판] 미사일 쏴대며 김주애 또 전면에. 김정은.2023. 2. 26.(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이슈한판] 미사일 쏴대며 김주애 또 전면에. 김정은.2023. 2. 26.(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북한의 최근 이슈는?
▲북한이라고 하는 거대 담론 밑에 분야별 이슈가 있는데, 이를 구체화하면 3가지 분야가 핵심이 아닐까 한다. 먼저 북한 핵문제, 먹고 사는 문제인 경제 문제, 마지막으로 '김주애'의 존재를 물어보는 사람은 아주 많은데, 다소 비학문적이지만 김주애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최근의 이슈에 부합할 것 같다.

-북한의 핵문제는 언제부터 봐야하는가.
▲ 북핵문제를 주제로 한 것은, 이것이 북한의 역대 정권의 역사이고, 결국 핵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였다는 점 때문이다. 핵문제를 제외하고는 북한 그 자체를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점 등이다. 전세계에는 9개의 핵보유국이 있다. 먼저 미국과 소련 및 영국 프랑스 말고 중국. 중국의 경우 미국과 소련을 상대하기에는 불가피하다고 해서 개발에 착수한다. 1964년 중국 핵실험이 진행 됐을때 모택동이 말하기를, 미국과 소련에는 알리라고 했다. 이는 핵의 억제력을 정확히 간파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이후 인도(India) 군부가 발칵 뒤집혔다. 인도는 1974년 핵무기를 개발했고, 그 이후 파키스탄도 이에 안전할 수 없다고 보고서 압둘 칸(khan)이라는 인물을 데려다가 핵개발에 착수하여 1998년 핵균형을 이루게 됐다. 그러면 북한 핵은 언제부터인가. 1945년 8월, 만주에 있던 北 김일성이 북한으로 들어와 집권한 이래로 1980년대 후반 영변의 북핵 시스템이 확인됐다.

-북한의 핵문제의 수준은 어떤지 가늠할 수 있는가.
▲그때 북핵 1차위기가 진행되고서 당시에 대동강에서 회담을 하고 그해 10월 경 1차 핵위기가 잠깐 마무리됐다. 당시 라면 사재기 했던 기억이...제네바 합의가 진행됐다가 경수로 개발은 겨우 30%에 그치는 선에서 문제는 유야무야 처리됐다. 그러다 2006년부터 6번을,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 4번의 핵 실험을 감행하게 됐다. 더 민감한 것은, 핵폭탄 개발 방식이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핵무기급 우라늄 1kg을 얻으려면 지하에서 우라늄 1천톤의 원석이 필요하고, 순수 우라늄 1kg중 0.7%가 나온다. 이를 고농축공장에서 원심분리기를 통해 돌려서 90%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얻을 수 있다. 저농축우라늄을 원자로와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플루토늄이 되는데 이건 우라늄농축 방식에 비하면 다소 복잡하다.

-북한의 제7차 핵실험 가능성은 어디서부터 생각해봐야 하는가.
▲그걸 알려면 북한의 핵무기 작동 방식을 좀 알아야 한다. 우라늄 방식, 우라늄은 순도가 높을수록 폭발력이 강하다고 하여 보일러통 같은 통에 넣고 고속회전 시켜 가운데를 개봉 후 꺼내보면 순도가 90%가 되는데 이게 1945년 히로시마의 핵폭탄이다. 북한은 지난 6차 핵실험에서 우라늄 방식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무슨 차이가 있느냐 하면...지난 5차 까지는 핵을 이고 산다고 했는데 이제는 가슴에 안고 산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런 핵무기는 이제 노 테스팅(no testing)이기 때문이다. 순도가 90% 이상 되기 때문에 반드시 터진다. 그럼 7차 핵실험 가능성은 무엇인가. 그것은 정치적인 쇼업도 있고 고도화 중인 핵무기의 위력을 테스트 하는 것이지, 터질지 안터질지 몰라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핵은 그렇다치고, 그러면 핵 운송수단인 미사일은 왜 만들고 복잡하게 됐는가.
▲ 1945년 8월9일, 미군이 폭격기에 핵폭탄을 싣고 갔는데 이제는 지금 현재 시대에서는 이런 폭격기가 요격될 수 있다. 그래서 미사일에 장착시켜 단시간 내에 떨어뜨려야 하는 부담이 발생했다. 한반도는 모두 단거리 미사일 사정거리에 들어간다.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기술 확보에 사활이 걸려 있는 셈이다. 그런데 왜 어렵냐면, 지구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려면 압력 차이가 발생하여 미사일의 소재 마모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2번 성공했다고 하지만 불완전한 기술로 보고 있고, SLBM 문제도 있다. 은밀기동 중인 잠수함에서 갑자기 쏜다고 생각하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속에서는 무연소로 나가다가 지상에서는 연소가 된다고 해서 이를 콜드런치 방식이라고 한다. 전세계 6개국이 갖고 있는데 그 기술에 우리 해군도 가능하다고 하여 근접하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외교적 해법, 그러니까 다자회담 같은 건 실패했다고 봐야 하는가.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게 문제다. 기존 해법은 6자회담을 수차례 하면서 회의는 했지만 결론은 내지 못하여 다자회담은 사실상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와서 전례가 없는, 그토록 꿈꾸는 양자회담이 열렸다. 2018년 6월 리얼리티 쇼가 벌어졌는데, 김정은이 읽었던 입장문과 트럼프 입장문 읽어보면 정말 공부를 안하고 온 것 같았다. 훗날 트럼프는 이 회담이 상견례 회담이라면서 한번이라고 해서 되느냐는 취지의 반응을 한 바 있다. 2019년 2월에는 진검승부라고 해서 하노이회담이 열렸다. 당시 김정은이 영변을 포기할 테니 11건의 민생 제재, 그중 5건을 해결해달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인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9.02.27(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인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9.02.27(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때 있었던 하노이 빅딜, 이런 건 어떻게 봐야 하는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길, 아직 회담 준비가 안됐다고 해서 노딜로 끝났다. 그날 밤 최선희와 이용호가 심야기자회견을 했는데 자기네들은 영변을 포기했으며 5건의 제재를 풀어달라는, 그런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은 상황이 좀 달랐는데, 영변이 북한 핵개발의 성지라고는 하겠지만 이미 많은 정보력을 통해 이 핵시설의 정체를 간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재 해제를 하기에는... 모든 것을 무력화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2016년 유엔 안보리 제재가 직접 제재에서 금융제재로 바뀌면서 이는 돈을 막는 제재이기 때문에 이를 풀면 기존 제재가 무력화되는 것이기에 이 거래를 할 수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외교 협상은 끝이 났다. 트럼프가 또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세번째 회담을 할 것으로 보는데 그건 미래의 일인 것 같다.

-북한 경제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이제 북한의 경제 문제다. 북한의 경제는 '4중 경제'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일본의 전문가들이 쓴 용어다. 먼저 내각 경제, 그러니까 북한 정무원 식 경제이고, 제2경제는 군수경제다. 이것은 북한의 군수물자 등으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고 제3경제는 궁정경제라고 해서 사치품 물밑거래 등이며 마지막 4경제는 장마당 경제다. 장마당 경제가 규모는 그리 크지는 않다. 대외교역 규모도 20억달러 정도이고 광물자원 정도 수준이다. 북한 경제를 표현하자면 이는 망하지도 흥하지도 않는 그런 것이다.

-북한 경제 특징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를 소비 경제라고 하지만 북한은 그야말로 내핍 경제라고 할 수가 있다. 김정은 본인이 연설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잘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런데 해법이 맞지않다. 관련 부처 장관급 실무자가 나오거나 설명을 하지는 않고서 필드(현장)를 간다. 추수 현장을 가서 농사는 어쩌고 한마디하고, 댐건설현장가서 저말하고. 책임져라 등등. 그러면 발칵 뒤집힌다. 책임자들이 인접 공사현장에 가서 자재를 갖고 가고...이러니 풍선 효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자 도입에 의해 민생경제를 살리는 노력은 안하기 때문에. 하늘아래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계속 버티기 식으로 가고 있다. 이번에 러시아에 가서 얼마나 포탄을 제공할지를 계산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200만명 정도가 군수경제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민생경제로 넘어갈 것인지는 아직...그래도 축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무기 세일즈를 통해서 나름대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모양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김주애는 대체 왜 데리고 다니는가?
▲김주애는 작년 11월 처음으로 미디어에 등장 했다. 일단 결론부터, 김주애가 4대 세습을 할 가능성은 제로라고 본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북한은 가부장제, 권위주의 사회입니다. 사회주의 국가 독재국가는 철저히 남성 가부장제 국가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김정은으로 치는 것 보다 김주애가 나올때마다 북한도 검색하는데, 그건 드라마에 조연을 출연시켰더니 인기가 많으니까 계속 출연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우표에 싣거나 박정천 등이 무릎을 꿇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일종의 의전이라고 할 수 있다. 김주애를 통하지만 사실상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것이다. 

-북한 미디어에 등장하는 김주애의 활용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김정은의 아들에 관한 정보는 아직은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과거 김정은 또한 베른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도 그 또한 공개가 안됐다. 어느 특정 시점이 되면 공개가 될 것이라 본다. 김주애의 경우 아직은 관심끌기 용이라고 본다. 아버지와 똑같으며 4세대 세습을 과시하면서 미래세대에도 비핵화는 없다는 것이다. 그걸 연출하는 데에 있어 이 아이만한 배우는 없는 것이다.

한편, 이번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반도' 세미나에는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과 이재학 서어서문학과 교수와 김동원, 정승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선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비롯하여 대통령실의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한 김성한 교수,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도 함께 했다. /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국가안보실장이었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반도' 세미나에 참석해 설명하고 있다.2023.09.22(사진=조주형 기자)
국가안보실장이었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반도' 세미나에 참석해 설명하고 있다.2023.09.22(사진=조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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