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2019년 2월 14일 촬영한 강원도 고성 GP 전경. 2022.01.02(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2019년 2월 14일 촬영한 강원도 고성 GP 전경. 2022.01.02(사진=연합뉴스)

'충용군단(忠勇部隊)'이라고 불리던 육군 제8군단이 올해 하반기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군단 해체의 표면적 이유는 '국방 개혁 2.0'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방정책 변화에 따른 것이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병역을 책임져야 할 인구가 줄어들면서 해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일 국방부 소식통에 따르면 육군 제8군단은 이날을 기점으로 임무를 해제한 후 군사경계기능 임무를 인접군단인 제3군단으로 이관하게 됐다. 지난 1987년 창설된 육군 제8군단은 전통적으로 강원도 동북부 최전선 지역을 관할하던 초대형 경계작전 군단이다.

군단 예하에는 육군 제22사단과 제23사단을 두고 있으며 결정적 역습자산으로 제102기갑여단(설악부대)를 두고 있다. 타 군단과는 다르게 8군단은 속초 이북 고성지역에는 22사단이, 속초 이남 양양·삼척·강릉 지역에는 23사단이 맡고 있다.

육군 제8군단 특성상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 대한 방어임무까지 맡고 있어 해군작전을 위한 합동작전도 요구되는 중차대한 성격을 띄고 있기도 했다. 그래서 육군 제8군단 지휘관을 맡게 될 경우, 합동작전을 경험해 본 인물이 주로 기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에 8군단이 해체되고 3군단으로 임무기능이 흡수되는 것으로의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인접군단인 3군단은 강원도 인제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산악군단으로, 8군단 임무까지 가지게 될 경우 상당한 지휘부담이 야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8군단의 경계작전 지역 특성에 기인한다. 기존 22사단의 작전 구역은 육상작전 구역 전면부만 해도 30여km에 달하는 데다, 측면부 해안경계작전 구역만 하더라도 무려 70여km에 달하고 있어 전체 전방 상비사단 가운데 가장 넓은 해안작전 구역을 갖고 있다.

가슴에 품은 민정경찰. 정전 60주년 여름 경기도 연천군 중서부전선 육군 28사단 비무장지대(DMZ). 2013.7.10 (사진=연합뉴스, 편집=조주형 기자)
가슴에 품은 민정경찰. 육군 전방사단 비무장지대(DMZ). 2013.7.10 (사진=연합뉴스, 편집=조주형 기자)

게다가 전면부 육상경계작전 구역 역시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해상의 최전선 구역인 백령도·대청도보다 위도상으로 더욱 높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심도 깊은 종심작전이 요구된다. 그렇기에 육군 제3군단 지휘관의 지휘책임 및 지휘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군 제8군단이 해체되는 이유는 국방개혁 2.0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정책에 따른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병역을 담당할 군사자원이 축소됨에 따른 것이다. 즉, 병역 의무자원인 현역 입대 예정 인원들의 수가 급속하게 줄어들면서 전방 사단의 부대구조 변동이 불가피하게 된 것.

국방부는 '국방개혁 2.0' 등에 따르면 기존 상비병력을 2017년 61만8천명에서 2022년 50만명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육군 소속 군단은 8개에서 6개로, 육군 사단은 39개에서 33개로 축소하는 부대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해왔다.

이는 현역 입대 예정 인원인 '20세 남성인구'가 2021년 29만명에서 2035년에는 23만명으로, 2040년에는 13만명 순으로 급속히 줄어들 것이라는 통계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사회에서는 현재진행형인 각종 안보불안 사건 등에 따른 불안한 심리가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7월7일 <펜앤드마이크>가 단독 보도한 <[단독] 文청와대, 北선박나포 박한기 의장 소환 이유는 <해상대침투작전지침>기획 때문?>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충용군단의 존재의 필요성이 거론됨에 따른 것이다.

육군 모 군단에서 근무했던 한 위관급 장교 출신 인사는 지난 1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8군단이 해체되면, 기존에 산악경계작전 임무만 담당했던 3군단이 의심선박 대응 작전을 8군단 만큼 온전히 잘 할 수 있겠는가"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동해안 지역은 북한군의 잠수정 침투에 의한 무장공비 침투 사례가 빈번한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1996년 9월18일에는 강릉 강동면 안인진리 앞바다에서 북한 잠수함이 해상에서 좌초된 이후 北공작원들이 육상으로 침투한 사례가 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좌초된 북한 잠수정이 강릉 해안에서 발견됐다.(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좌초된 북한 잠수정이 강릉 해안에서 발견됐다.(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