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2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일본 외무성이 발표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으로, 자유민주국가 진영의 '블루팀'과 러시아·중국 등 '레드팀'이 각각 그 의미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공산이 크단 분석이다.
기시다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조국 수호에 힘쓰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용기와 인내에 경의를 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본의 연대와 지원 의사를 직접 밝힐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단호하게 거부하며 법치주의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지킨다는 결의를 재차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인도를 방문했던 기시다 총리는 일본으로 귀국한다는 원래 일정을 바꿔 전세기편으로 폴란드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NHK는 "기시다 총리가 일본 시간으로 오전 9시 반 경 폴란드 프세미실에서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기차에 오르는 모습을 기자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말인즉슨 기시다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비슷한 경로로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각) 폴란드 제슈프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서 그곳에서부터 키이우까지 700여 km를 기차로 이동했다.
기시다 총리는 키이우에 도착한 후 이날 중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첫 대면회담이기도 하다.
일본이 G7 회원국이며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란 점, 미국과 가장 밀착된 동맹 중 하나란 점에서 이번 방문의 의미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일본은 올해 G7 의장국을 맡고 있어 G7을 대표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도 높다.
기시다 총리가 이번에 키이우를 방문하게 되면 G7 수장들은 모두 우크라를 찾은 셈이 된다. 이미 미국을 포함해 다른 G7국가들의 수장들은 키이우를 찾아 지지를 표명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방문에 대해 "일본 총리가 비밀리에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현지 안전 확보를 위해 사전에 방문 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22일엔 폴란드의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며 23일엔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