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세 경영 개막...재계 전반적으로 세대교체

LG그룹 3세대 총수인 구본무 회장이 20일 별세하면서 LG그룹이 4세 경영에 시동을 거는 등 '젊은 총수'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와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창업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총수가 있는 곳은 포스코(6위)와 농협(10위)을 제외한 8개다.

그룹 총수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의 '동일인' 규정에 해당하는 개인을 의미한다. 그룹을 개인으로 본다는 독특한 방식이다. 포스코와 농협은 회사가 동일인이다.

2세대 총수

현재 10대 그룹의 총수 가운데서는 '2세대 총수'가 5명으로 가장 많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SK그룹 최태원(조카), 롯데그룹 신동빈, 한화그룹 김승연,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이다.

최근까지 창업주 본인이 총수인 '1세대 회장'은 신격호 회장이 유일했지만 공정위의 동일인 변경으로 신동빈 회장에게 넘겨줬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부친인 고 최종현 전 회장이 1998년 타계하자 38세의 나이에 SK㈜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20년간 그룹을 지휘해오고 있다.

3세대 총수

공정위의 동일인 변경으로 총수가 된 '3세대 총수'는 이재용 부회장, GS그룹 허창수 회장 등이다. 동일인 총수는 아니지만 그룹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부회장도 3세대다.

재계 서열 1위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운 이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이 사실상 그룹 경영을 이끌어왔다. 이건희 회장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에 경영 활동은 제한적이었지만 이 부회장은 올해 2월 석방된 뒤로 2차례에 걸친 해외출장을 통해 오너의 존재감을 대내외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공식적으로 아직 경영을 총괄하고 있지만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48)이 대외 활동을 전담하며 경영 보폭을 넓혀가는 중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CES(소비자가전전시회), 뉴욕모터쇼 등 외부 행사에 활발히 참여하고 제네시스 브랜드 등 주요 신차의 출시 행사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며 차기 총수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4, 5세대 총수

LG그룹과 GS그룹은 각각 '4세대 총수'인 구광모 LG 상무(40), GS건설 허윤홍 전무(40) 등이 임원을 맡아 '경영 수업'을 받으면서 일찌감치 경영권 승계 준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 상무는 LG전자 B2B사업본부 사업부장(상무)을 지주사인 LG의 등기이사로 내정하면서 구 상무로의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했다.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으면 구 상무는 LG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허윤홍 전무는 올해 1분기 GS건설이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이라는 점과 더불어 유력한 승계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세대교체 바람은 5대 그룹 외에도 재계 전반에 불고 있다.

효성은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50)이 지난해 초 회장직을 물려받으며 3세 경영으로 세대교체를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35)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을 총괄하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 회장의 큰아들 정기선 부사장(36)은 작년 11월 단행된 인사에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까지 맡아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장남이자 4세 경영인인 이규호 코오롱 상무(34)는 올해 2월 코오롱글로벌의 자회사인 리베토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우엔 두 자녀의 이른바 '갑질' 문제가 붉어져 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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