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전 외무장관,파이낸셜 타임스 "대처 매운맛(Thatcherism on steroids)"이라 평가
국가 위기 속 감세·작은 정부·시장경제 신뢰 등 자유주의 가치 내세워 승리

리즈 트러스 영국 보수당 신임 당 대표 및 총리 내정자

영국 신임 총리에 40대 여성이자 '정통 보수'로 알려진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이 당선됐다.

영국 보수당은 5일(현지시간) 리즈 트러스(47) 장관이 8만1326표(57.4%)를 얻어 6만399표(42.6%)를 받은 리시 수낵(42) 전 재무부 장관을 꺾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선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다수당이 대표를 교체하면 총리도 바뀐다. 

트러스 내정자는 1978~1990년의 마가렛 대처 총리와 2016년~2019년의 테리사 메이 총리에 이어 영국의 3번째 여성 총리이며 첫 40대 여성 총리이다. 이들은 모두 보수당(토리) 소속이다. 

트러스 내정자는 보수당의 상징인 대처 전 총리를 어려서부터 존경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트러스 내정자를 두고 "대처 매운맛(Thatcherism on steroids)"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트러스 내정자는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는 원내 경선은 겨우 통과했지만, 보수당의 정통 가치들을 강조하며 6주간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일반 당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렸다.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과 작은 정부, 시장 경제에 대한 신뢰 등 정통 보수 가치를 강조한 것이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외무장관 시절엔 자유 시장 경제에 위반된다며 브렉시트에 반대하기도 했으나 이후엔 브렉시트의 일환인 북아일랜드 협약을 파기한다는 카드까지 꺼내며 EU와 극렬 대치한 바 있다. 트러스 내정자는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브렉시트 관련 지지를 끌어낼 계획이다.

이외에도 트러스 내정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향해 제재를 주도했으며 중국에도 초강경 입장이다.

현재 영국은 대처 전 총리가 집권했던 1970년대 후반과 비슷하다. 두자릿수 물가 상승률, 경기침체 전망, 공공부문에서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다음 달 가계 에너지 요금 80% 상승을 앞두고 트러스 내정자는 당장 대책을 내놓으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현지 언론에선 에너지 요금 동결안이 검토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겨울 정전사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배급제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트러스 내정자는 6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뒤 총리로 임명받고 정식 취임한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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