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중국 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서 中 외교부가 일방적으로 발표...“‘침투’와 ‘내정간섭’은 우리 외교 전통 아니다” 강변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 “72시간 내 폐쇄 요구받았다...미친 행동”
美 텍사스州 휴스턴 소재 中총영사관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기도...‘총영사관 폐쇄’ 요구 받고 기밀 문서 소각에 나선 듯

미국 정부가 미 텍사스주(州)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한 사실이 중국 외교부의 발표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미국 측 요구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중국 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21일 미국으로부터 주(駐)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의 폐쇄를 요구 받았다면서 “(해당 요구는) 일방적인 정치적 도발로,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미중 관계를 의도적으로 훼손한 행위로 강력 규탄한다”고 했다.

왕원빈(王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왕 대변인은 “중국은 시종(始終)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으며 ‘침투’와 ‘내정간섭’은 중국의 외교 전통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

왕 대변인은 미국이 주(駐)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중국 측에 요구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왕 대변인 스스로가 ‘침투’ 내지는 ‘내정간섭’ 등의 용어를 사용한 사실로 미뤄볼 때, 미국의 요구는 중국이 해당 총영사관을 통해 미국의 내정에 관여하려 했다는 이유를 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미국 측이 제시한 폐쇄 시한(時限)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후시진(胡錫進)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총편집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72시간 이내의 폐쇄’를 요구했다며 ‘미친 행동’이라는 표현으로 비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도 21일(미국 현지시간) 휴스턴에 소재한 중국 총영사관 뜰에서 서류가 소각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됐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휴스턴 경찰 측 역시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중국 총사관에서 연기가 관찰됐으며, 총영사관 내부로 들어가려는 경찰관들은 진입을 거부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駐)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측이 서류 등을 소각한 것은 미국 측의 총영사관 폐쇄 요구를 받은 직후의 일로 추측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측은 중국 우한(武漢)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폐쇄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측은 “‘침투’와 ‘내정간섭’은 중국의 외교 전통이 아니”라고 강변했지만, 세계는 중국을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세계 각 대학 등에 진출한 중국어·문화 교육 기관 ‘공자학원’(孔子學院)을 통해 중국 측이 간첩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등지로부터도 제기된 지 오래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대만·홍콩·호주 등지에서 공작 활동을 이어온 왕리창(王立强)의 폭로로 호주에서는 ‘외국에 의한 내정간섭 방지’를 위한 테스크포스(TF)가 신설되는가 하면 대만(臺灣·중화민국)에서는 중국의 내정간섭을 상정한 ‘반(反)침투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이 중국 측에 했다는 주(駐)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 요구는 미국이 ‘홍콩 보안법’(정식 명칭 ‘국가안전법’) 제정에 강력 항의하는 한편 남중국해 수역에서의 중국 패권에 브레이크 걸고 나온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미국의 대중(對中) 제재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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