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치되기 전 모자·마스크 없이 포토라인 서
“피해자 50명...조주빈과 아무 사이 아냐”
현장 나온 시민들 “지옥에나 가라” 등 강하게 항의
경찰, 2015년 유사 범죄 추가 수사 중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운영자로 경찰에 구속된 '갓갓' 문형욱(24·대학생)이 18일 오후 2시 검찰로 송치되기 전 경북 안동시 안동경찰서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성(性)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n번방’을 최초로 개설하고 운영한 ‘갓갓’ 문형욱(25·대학생)이 맨얼굴로 포토라인에 섰다.

18일 오후 2시 경북 안동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문형욱은 모자나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검은색 반팔티와 반바지를 입은 모습의 그는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며 "잘못된 성관념을 갖고 살았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50명이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맞는다”며 “정확하게 3건, 아니 3건 정도 성폭행 지시를 한 것 같다”고 시인했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나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의 관계에 대해선 “관련 없는 사이”라고 했다.

검찰로 송치되기 전 3분가량 취재진 질문에 응한 문형욱은 호송차에 올랐다. 현장에 나온 시민들은 문형욱을 향해 “지옥에나 가라”, “인격 살인마” 등을 외치며 강하게 항의했다.

지난 13일 경북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문형욱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문형욱은 대구지검 안동지청으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포토라인에 서게 된 것이다. 텔레그램 성착취 방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건 조주빈과 ‘부따’ 강훈(18), ‘이기야’ 이원호(19)에 이어 네 번째다.

경찰에 따르면 문형욱은 2018년부터 올해 1월까지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촬영하게 한 뒤 이를 텔레그램 n번방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문형욱은 주로 SNS에서 여성들에게 접근해 자신을 경찰이라고 속인 뒤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앞서 경찰은 문형욱과 관련한 피해자를 10명으로 특정해 조사했다. 그러나 피의자 본인이 조사 중 “피해자 수는 50명이 넘는다”고 진술하면서, 경찰은 추가 조사 끝에 문형욱의 범죄사실에 11명의 피해자를 적시했다.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 “2015년부터 유사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문형욱의 진술을 근거로 추가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추가 피해자를 확인해 보호·지원하고, 여죄와 공범 수사를 계속하겠다” 밝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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