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유력 용의자 특정 후 ‘갓갓’ A씨 긴급체포...조사 과정서 자백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최초 개설·운영...조주빈 등 모방 범죄자 낳아
올 1월 언론 조명받자 “난 재미로 해서 안 잡힌다” 자신하기도

'n번방에서 감방으로'./연합뉴스
'n번방에서 감방으로'./연합뉴스

성 착취물을 제작·판매하는 텔레그램 ‘n번방’을 최초로 만든 것으로 알려진 2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아이디 ‘갓갓’을 사용한 n번방 운영자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인 A(24)씨에 대해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n번방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 여성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판매하는 채팅방을 의미한다. 갓갓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A씨가 작년 1월 개설했고, 1번부터 8번까지 번호를 매긴 9개 방이 존재해 이른바 n번방으로 통칭된다. 올 3월 체포된 조주빈(25·구속기소)은 이를 모방한 ‘박사방’을 운영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며 n번방에서 돌연 종적을 감췄다. 그러다 올 1월 언론에서 n번방을 조명하자 박사방에 나타난 뒤 “문상(문화상품권)만 받아서 추적해도 나오지 않는다”, “핸드폰을 버리면 증거가 없어서 자수해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 “난 재미로 한다” 등 조주빈과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다수의 성 착취 영상을 채팅방에 뿌린 뒤 방을 나갔다.

이후 경찰은 ‘박사’ 조주빈, ‘부따’ 강훈(19), ‘이기야’ 이원호(19) 등 디지털 성범죄자 430명을 검거했지만, 유독 갓갓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지난 4일 민갑룡 경찰청장이 “상당한 단서를 확보했다”며 “이 단서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입증하기 위한 증거 자료를 선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검거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경찰은 지난 9일 A씨를 갓갓으로 특정해 긴급 체포한 뒤 조사 과정에서 자백을 받았다.

경찰은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추가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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