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만에 영장실질심사 종료...문씨 “혐의 인정한다”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최초 개설·운영...조주빈 등 모방 범죄자 낳아
올 1월 언론 조명받자 “재미로 해서 안잡힌다” 자신...지난 9일 체포돼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 '갓갓'이 12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도착하고 있다./연합뉴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 '갓갓'이 12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도착하고 있다./연합뉴스

성(性)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n번방’을 최초로 개설하고 운영한 ‘갓갓’ 문모(24)씨가 12일 구속됐다.

곽영섭 대구지법 안동지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문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도주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문씨는 경북 안동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왔다.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을 가리고 빨간색 후드티를 입은 모습이었다. 문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갓갓이 맞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한 채 호송차에 올랐다.

그러나 영장실질심사를 30분 만에 마친 후에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을 두 차례 남겼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미성년자와 아동을 포함한 다수 여성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촬영하게 한 뒤 이를 텔레그램 n번방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씨는 트위터상에 일탈계 사진(신체적 노출이 있는 사진)을 올린 여성들에게 접근해 자신을 경찰이라고 속인 뒤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이후 문씨의 n번방을 모방한 ‘박사방’ 등 성착취 채팅방이 다수 생겨났다.

문씨는 지난해 9월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며 n번방에서 돌연 종적을 감췄지만, 올 1월 언론에서 n번방을 조명하자 박사방에 나타난 뒤 “문상(문화상품권)만 받아서 추적해도 나오지 않는다”, “핸드폰을 버리면 증거가 없어서 자수해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 “난 재미로 한다” 등의 대화를 조주빈과 나눴다. 그러면서 다수의 성 착취 영상을 채팅방에 뿌린 뒤 방을 나갔다.

이후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9일 문씨를 갓갓으로 특정해 긴급 체포한 뒤 조사 과정에서 자백을 받았다.

경찰은 조만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문씨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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