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일 긴급칼럼] 박근혜 前대통령 '고뇌의 결단'...미래통합당도, 자유공화당도 열린 자세로 응하라
[류근일 긴급칼럼] 박근혜 前대통령 '고뇌의 결단'...미래통합당도, 자유공화당도 열린 자세로 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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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0.03.04 19:14:22
  • 최종수정 2020.03.05 10:51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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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입장 표명, 정치적이거나 정파적인 소감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인간적인 소감
개인적인 입장 억누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통합당 껴안아...그간의 깊은 고뇌 깔려있어
미래통합당과 자유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장에 열린 자세로 응해야
비상한 시국에선 자유-보수-우파도 큰 틀에 순응하는 능력 보여야
류근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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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존 거대 야당 중심으로 힘을 합치자”고 한 것은 고난 속에서 터득한 자기 억제와 성찰의 표현이었다고 느껴진다. 이건 정치적이거나 정파적인 소감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인간적인 소감이다. 미래통합당은 어쩌면 박 전 대통령에겐 미흡하고 불만스럽고 야속한 대상일 수 있다. 이럼에도, 그런 개인적인 입장을 억누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그런 대상을 껴안은 데는 박 전 대통령의 그간의 깊은 고뇌가 깔려있다고 보아 틀리지 않을 듯싶다.

이에 대한 정치적 분석은 다음 문제다. 우선은 정치보다 더 근본적이라 할 인간적 수양과 정치의 상호관계를 생각하고 싶다. 정치는 인간적 성숙이라는 논제와는 반드시 따로 놀 수밖에 없는 야박하고 이기적인 아귀다툼이어야만 하는가? 아니어야 한다고 필자 자신에게 먼저 강조하고 싶다. 정치도 인간적 성숙의 연장선상에 있어야 한다고 애써 말하는 게 합당할 것 같다.

필자가 이런 문제에 마치 통달해 있는 것처럼 말할 자격은 전혀 없다. 그렇게 말하면 자칫 위선이 될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번에 그런 면모를 보여준 것은 썩 다행스럽다. 만약 그렇게 안 하고 반대로 했다면 범(汎)보수 분열은 불을 보듯 뻔했을 것이고, 4. 15는 보수 공멸로 갔을 수도 있다.

자유공화당도 물론 ‘후보 단일화’를 공언했기 때문에 미래통합당이 이에 호응만 한다면 그런대로 건설적인 결과는 나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쉽지만은 않을 일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장발표가 한결 순탄하게 만들어준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소망한다. 미래통합당과 자유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 입장에 십분 열린 자세로 응했으면 한다. 각자의 근본주의적 신념과 사상의 조그만 차이 또는 큰 차이에 대한 논란을 일단 접고 우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호소한 구동존이(求同存異, 서로 다른 가운데서도 똑같은 목표를 추구한다)의 필요에 부응했으면 한다. 자유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에 시종 공감해 왔으니 지금도 그랬으면 하는 것이고, 미래통합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사숙고를 환영해야 할 처지이니 그래야 할 것 같다.

다시 인간적인 차원으로 돌아가자. 일부 이념 집단의 문제점은 교조주의적 아집(我執)과 독선에 사로잡혀 절대로 다른 입장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고 고집불통으로 나간다는 데 있다. 이게 오늘의 대한민국을 나락으로 밀어 넣고 있다. 그렇다면 이에 반대하는 세력은 자유-보수-우파라는 정치적 기준에 앞서 먼저 반(反)독선이란 ‘사고(思考)의 성숙성’을 더 일차적인 기준으로 받들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게 자유-보수-우파가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결정적인 요건일 것 같다.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진영은 우선 ‘생각하는 자세’에서 저들 교조주의 집단을 이겨야 하리란 것이다.

자기 일 아니라고 함부로 호언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으나,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금배지가 대수냐?”라는 것이다. 내가 금배지를 단들 나라가 망하면 그게 다 무슨 소용 있나? 금배지도 자유대한민국이 다시 굳게 선 다음이라야 빛날 것 아닌가? 그러니 이번 꼭 한 번만이라도 다 같이 이렇게 외칠 수 있었으면 한다. “금배지?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고. 현대 정치사 최고의 모범사례가 나와야 할 터인데...

이게 가능하려면 상대편 진영은 어떻게 하는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저들 세상에선 그들 나름의 대의(大義)에 일사불란하게 순응하는 ‘규율’ 같은 게 지배하고 있다. 지금도 저들은 ‘원탁회의’의 지침을 기준으로 교통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이봐, 이렇게들 해. 안 그럼 안 돼!” 하고 노선을 제시한다.

이럴 때 저들은 대체로 따라 한다. 그러나 자유-보수-우파에선 이게 잘 안 된다. 그만큼 개인의 특성을 존중한다는 뜻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게만 하면 큰 싸움에서 질 수도 있다. 비상한 시국에선 자유-보수-우파도 큰 틀에 순응하는 능력을 보였으면 한다. 분발과 절제를 동시에 할 수 있기를!

류근일(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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