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앤수첩/안덕관] 문재인의 경제파탄 비판하며 '나홀로 천배 시위’하는 자영업자 김현진씨
[펜앤수첩/안덕관] 문재인의 경제파탄 비판하며 '나홀로 천배 시위’하는 자영업자 김현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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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간 퇴락 상권 순회하며 천배 올리는 1인 시위 중
육체 피로 극에 달하는 고생길 자처...“나는 가슴에 피눈물 나는 게 뭔지 아는 자영업자”
“문재인씨는 팔다리가 잘려 무릎으로 기어가려는 자영업자의 의지마저 짓밟는다”
지난해 겨울에는 청와대 앞 노숙단식 감행하며 건강 악화된 상태
시위 중간 경찰 난입해 중지 권고...주변 시민들 인적사항 취조하듯 캐묻기도
안덕관 펜앤드마이크 기자

자영업자 김현진씨(38·바디포커스 대표)의 1인 시위가 열린 16일 강남역 지오다노 앞은 인파로 가득했다. 서울 최대 도심지. 저녁 시간에 맞춰 켜진 빌딩의 네온 간판이 휘황하다. 두꺼운 외투에 목도리를 싸맨 사람들은 반팔 티셔츠에 추리닝 차림으로 절을 올리는 그를 힐끗힐끗 보며 지나친다. 그렇다. 김씨의 시위는 독특하게도 천 배 올리기다. 숫자가 올라갈수록 육체적 피로감은 극에 달한다. 아스팔트 위로 달랑 하나 깔아둔 돗자리에 무릎을 댈 때마다 뼈마디가 쑤신다. 머리를 바닥에 대 절을 하고 다시 몸을 일으키면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휘몰아치는 겨울바람 속에서 그의 숨소리가 거칠다.

천 배를 올린 지 이날로 6일 차. 그의 목표는 1월 31일까지 3주간 상권을 돌아다니며 천 배를 하는 것. 자영업자를 살려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고생길을 자처했다. 지난 11일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천 배 순회를 시작해 동대문과 서울역을 거쳤다. 젊은 인파가 몰려드는 강남역을 제외하고 모두 경기침체에 빠져 퇴락한 상권이다. 역대 최악의 경기를 초래한 문재인 정권의 사회주의 정책에 직격탄을 맞았다. 김씨도 마찬가지다. 자영업자로서 가슴에 피눈물 난다는 게 뭔지 체감했다. 이명박 정부 때 7개까지 확대됐던 그의 피트니스 센터는 이제 2개만 남았다. “자영업자라면 누구나 살아남으려 발악을 하는 절박한 시기다. 그러나 문재인씨는 팔다리가 잘려 무릎으로나마 기어가려는 우리 자영업자의 의지마저 짓밟는다” 숫자가 400을 넘어서자 절을 하고 몸을 일으키던 그가 발을 헛디딘다. 그러나 간신히 중심을 잡아 몸을 바르게 하고 합장하는 그의 의지는 견고해 보인다.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현진씨(38)가 서울 강남 지오다노 앞에서 문재인 정부 경제파탄을 규탄하기 위해 1인 시위 ‘천배 올리기’를 하고 있다./촬영 = 안덕관 기자

저녁 7시 40분 절을 하던 그에게 경찰 두 명이 다가온다. 서초경찰서 소속 전창권 경장과 동료 등 2명이다. 신고가 접수돼 출동했다는 그들의 자세는 고압적이다. 팔자걸음에다 목에 힘을 준 경장의 얼굴은 30대 초반으로 앳되다. 그는 시위 중단과 철수를 요구한다. 어느새 김씨를 응원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7~8명이 방해하지 말라며 경찰과 대치한다. 소란 속에서 김씨는 잠시 중단했던 천 배를 재개한다.

1인 시위 중단 요청하는 서초경찰서 소속 전창권 경장 외 1명./유튜브 채널 상상은 자유 방송 캡처
1인 시위 중단 요청하는 서초경찰서 소속 전창권 경장 외 1명./유튜브 채널 상상은 자유 방송 캡처

“문제가 없는지는 저희가 판단한다” 경찰이 말한다. 주변에서 “개인적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법적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냐”고 따진다. 경찰은 말을 바꿔 “법적으로 판단한다. 이게 기자회견이냐? 신고는 했느냐”고 되묻는다. 한 시민이 “신고를 해야만 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응수하자, “신고 안 해도 기자회견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자회견 빙자해서 정치 선동한다면 문제가 된다”고 대답한다. 이후 전 경장은 동료에게 주변인들 인적사항을 전부 파악하라고 지시한다. 명백한 강압 수사에 시민들이 크게 반발한다. 1인 시위는 경찰에 신고할 의무가 없다. 법에 저촉되지 않는 정당한 시위를 중단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어떠한 권리로 시민의 인적사항을 취조하듯 요구할 수 있는가. 수많은 인파가 스쳐 지나는 이 순간 강남역 한복판에서 30대에 접어든 두 청년의 초상이 대조된다. 경찰은 시민들의 항의 속에서 침묵한다. 이내 발길을 돌린다.

천 배를 향한 김씨의 절은 계속된다. 그의 옆에 서, 번호를 대신 외치는 여자의 목도 쉬어버렸다. 900개를 넘어서자 보는 사람들도 애가 탄다. “이 상태론 며칠을 더 이어갈지 모른다” 김씨의 건강을 걱정하는 한 시민이 중얼거린다. “저번에는 청와대 앞에서 노숙단식을 했다. 이가 흔들리고 눈도 잘 안보인다 카더라” 다른 시민이 거든다. 숨을 거칠게 내뱉는 김씨 뺨에는 이제 땀도 흐르지 않는다. 추위 속에서 2시간 절하면서 살갗은 희게 부르텄고 근육은 땅땅하게 굳었다. 2시간 동안 김씨를 내리 지켜보던 시민들 각자 마음에는 어떤 의지가, 더 이상 말로만 하지 않을 것이며 문재인 정권의 독선에 어떻게든 타격을 입히겠다는 집요한 의지가 와 닿는다. 마침내 김씨가 천 개를 끝내고 가쁜 숨을 토해낸다. 그리고 “자영업자 피눈물 흘린다. 이게 제대로 된 나라냐”라고 외친다. 응원하던 시민들이 그에게 다가가 핫팩을 주고 파카를 입히는 동안 그들 곁으로 거리 인파가 끊임없이 지나간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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