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은 '비례한국당' 일단 추진하지만..."다른 분이 선관위 등록해 사용중" 新당명 나올수도
기존 한국당은 지역구, 비례정당은 연동형-병립형 비례의석 확보 계획...의석 오히려 증가?
"민주당도 비례정당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보고서 입수...서로 만들면 이상한 선거제도 된다"
"靑-與인사와 합의문 준하는 문서까지 주고받았는데 4+1 날치기 상정...허깨비와 대화한듯"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 의장인 김재원 의원이 12월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 4곳이 야합해 512조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선거법 상정까지 날치기한 가운데, 교섭단체간 합의를 줄곧 '패싱'당한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24일 해당 선거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새 비례대표 정당을 창당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전체 의석(300석)대비 총선 정당득표율에 연동률 50%를 곱한 만큼 비례대표 의석(4+1 수정안대로면 최대 30석인 연동형, 최대 17석인 병립형 중에서 확보 가능)을 받기 위한 세칭 '비례한국당'이 현실화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론상 기존 한국당 지지자들로부터 정당투표 '몰표'를 받아 비례 의석을 확보한 뒤, 지역구 선거에 집중한 한국당과 합당한다면 지역구와 비례 선거에서 모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反)헌법적 비례대표제(연동형 비례제)가 통과되면 곧바로 저희는 비례대표정당을 결성할 것임을 알려드린다"며 "우리와 함께하실 수 있다면 비례한국당 창당준비위를 함께 해서 그 당명을 사용할 수도 있고, 뜻이 같지 않다면 독자적으로 우리 당의 새로운 비례대표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당은 비례대표정당 명칭으로는 일단 '비례한국당'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김재원 의장은 "'비례한국당'은 다른 분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명으로 등록해) 사용하고 계시다"며 "그분과 정식으로 접촉해보겠다"고 일부 애로사항이 있음을 전했다.

김 의장은 비례대표정당 창당에 대해 "비용은 얼마 안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당투표용지 기호에 대해선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는 적어도 기표의 상위에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진행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현행 제20대 국회 지역구 의석(96석)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정당득표율이 30%라고 가정할 경우, 현재 본회의에 상정된 연동형 비례제 하에서 13석만 추가 확보해 109석이 되지만, 비례대표정당을 창당해 선거를 치르면 29석을 더해 125석이 된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4+1에 참여한 위성정당들을 비롯해 좌파이념을 공유하는 기성 소수정당이 다수 존재하므로, 한국당에 비해 비례 의석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김 의장은 "민주당도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적인 보고가 있는 걸로 알고 있고, 그런 보고서를 제가 입수했다"며 "민주당도 (연동형 비례제에 따른 비례 의석수 감소에 대응해) 비례대표정당을 만들어서 임해야 하고, 우리 당도 비례대표정당 만들어서 임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정말 이상한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주도의 4+1 선거법이 한국당과 합의를 거듭 건너뛰고 일방적으로 상정된 데 대해선 "그동안 민주당의 책임 있는 당사자, 청와대 당사자까지 참여해서 사실상 많은 협의를 하고 의사를 주고받았다"며 "합의문에 준하는 문서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마지막 단계에 가면 그 합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합의에 참여한 당사자가 권한이 없는 자라고 들었다"며 "아마 제가 허깨비와 이야기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