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독재 막아내자” 규탄집회, 국회 본관 정문 앞서 경찰과 8시간 넘게 대치
경찰, 15개 중대 경찰 병력 투입...해산명령 불응시 강제연행 경고
황교안, 집회 참가자들에 귀가 종용...오후 7시 20분경 자진해산
與-親與 및 상당수 언론 "한국당, 국회를 특정세력 과시의 장으로 만들어" 맹비난

자유한국당이 16일 우파시민들과 함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날치기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 본관 앞에서 연 규탄집회가 늦은 저녁 자진해산으로 마무리됐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경찰의 강제연행 직전 참가자들의 귀가를 종용하며 순조롭게 정리됐지만 경찰 및 국회 직원들과 일부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당 측은 이날과 같은 규탄집회를 17일 오후 1시경에 또 다시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규탄집회 참가자들은 오전 11시부터 국회 본관 정문 앞에서 경찰과 8시간 넘게 대치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총 6차례 해산을 요구했다. “좌파독재를 막아내자”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공수처법 폐기와 선거법 날치기 중단을 주장한 집회 참가자 400여명은 오후 7시 20분경 경찰의 강제연행 통보에도 물러섬 없이 맞섰다.

경찰은 이날 국회에 15개 중대, 약 1천여명의 경찰 병력을 투입한 뒤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농성자를 강제연행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황 대표가 본관 로텐더홀에서 나와 “시위를 마치고 평화적으로 경찰관 따라 내려갑시다”라며 귀가를 종용하면서 집회는 해산 분위기로 바뀌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친여 군소정당들은 거의 모든 언론과 더불어 이날 규탄집회를 맹비난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극우세력과 결탁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황 대표와 한국당은 국민의 심판으로 퇴출당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제1야당이 선택한 것은 의회정치가 아니라 정치깡패와 다름없는 무법과 폭력이라는 점은 정치개혁과 선거개혁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거친 발언을 이어나갔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수사당국은 무소불위의 깡패집단, 국회 폭거세력으로 거듭난 극우세력들의 반민주적·폭력적인 행위를 좌시해선 안 된다”며 진압을 요구했다. 정상 궤도를 한참 벗어난 국회의 초헌법적 법안 통과를 막으려던 시민들이 졸지에 극우단체가 된 순간이었다.

YTN 등은 한국당 지도부가 규탄집회 참가자들을 만류하지 않고 오히려 선동을 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나아가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당 탓을 하는 한국당이 국회를 특정세력 과시의 장이 되도록 했다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한국당은 오는 17일 오후 1시경에 또 다시 집회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회와 경찰 측이 국회 정문에서부터 출입을 막을 것으로 보여 충돌이 우려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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