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직후 심재철 원내대표 "예산안 합의되는지 결과 봐야 그 다음 단계 등 모든 게 잘 풀릴 것"
한국당 의총 도중 "3당 원내대표 합의문에 '예산안 합의처리' 명시가 안 됐다" 문제제기 다수
"여야 교섭단체 합의 정부예산안 새로 만들기에 하루로는 턱없이 부족" 지적도

자유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왼쪽)와 김재원 신임 정책위의장이 12월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왼쪽)와 김재원 신임 정책위의장이 12월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9일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대해 '여야 합의가 이뤄질 경우' 오는 10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방식의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철회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당초 심재철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내년도 예산안을 10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하면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 복귀하고 ▲지난달 29일 본회의 안건 199건에 대해 신청했던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는 대신, ▲패스트트랙으로 본회의 부의 단계까지 온 여권발(發) 검찰장악법과 선거법 '상정 보류'를 얻어내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심재철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신청이 '당론 의결사항'이었기 때문에 한국당 의원총회를 거쳐 철회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같은날 오후 4시 개최된 한국당 의총에선 3당 원내대표의 합의안이 추인되지 않았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철회 결정을 즉각 내리지 않았고, '예산안에 대한 최종 합의를 지켜본 뒤 필리버스터 철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도출했다.

심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에 대해 여야 3당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간사가 논의 중"이라며 "예산안이 합의되면 다른 모든 것이 잘 풀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예결특위에서의 예산안 증액·감액심사에 복귀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는지를 두고 봐야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심 원내대표는 이어 "합의가 잘 되지 않을 경우는 (필리버스터 철회는)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예결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재원 신임 정책위의장도 "예산안 합의 결과를 봐야 그 다음 단계가 있다"고 했다. 한국당은 앞서 총 513조원 규모로 편성된 정부예산 원안에서 14조5000억원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이날 한국당 의총에서는 '예산안을 합의 처리한다'는 명시 없이 단순히 다음날 처리한다는 조항에 대한 문제 제기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주당이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서 잠정 예산안 수정안을 마련한 마당에, 새로운 예산안을 만들기에 하루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한다.

한국당은 '합의 파기가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과는 선을 긋고 있다. 합의안 이행에 단계가 있으며, 추후 협상 상황을 보고 이행 여부를 논의할 뿐이라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여야 3당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4+1 협의체'에서 합의한 내년도 예산 수정안을 10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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