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나온 '남누리 북누리' 김일성 배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시대 거스르는 퇴행"
민예총도 앞서 비슷한 입장 내..."北 아들 표현하기 위해 김일성 배지 프린트해 붙이고 시낭송했던 것"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 8월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 8월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일성 배지’ 논란 당사자 중 하나인 은수미 성남시장이 “철지난 색깔론으로 부디 시정(市政)을 가로막지 마십시오”라고 주장했다.

은 시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3일 김일성 배지 논란이 인 ‘남누리 북누리’ 행사를 거론하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아시다시피 해당 행사는 성남민예총(한국민족예술인연합)에서 추진한 것으로 시민공모사업에 처음 선정됐고 이를 성남시는 후원했다”며 “후원을 했다 하더라도 이산가족의 아픔이나 북녘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표현의 일환으로 사용한 공연 소품까지 세부적인 사항을 일일이 관리하거나 통제할 수는 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김일성 배지’ 논란은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난 4일 문제제기로 시작됐다. 민 의원은 “김일성 사진을 가슴에 붙이고 노래를 부른다. 북한이 아니고 성남시 주최 남누리 북누리라는 문화행사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예술계 민노총’이라 불리는 민예총은 “김일성 사진을 붙이고 시를 낭송한 남성은 수필가인 문영일 씨이며, 해당 시낭송 부분은 북의 아들과 남의 어머니가 서로 시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문영일 수필가는 북의 아들을 표현하기 위해 김일성 뺏지를 프린트하여 왼쪽 가슴에 붙이고 시낭송을 했던 것” “공연 전반의 내용과 흐름을 전혀 알지도 못한 채 공연의상을 문제 삼아 내용을 왜곡하여 SNS를 통해 공론화 시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에둘렀다.

은 시장은 민예총 측 해명을 읊다시피 하면서도 “성남시는 앞으로 시 보조사업이 행사의 목적과 다르게 운영됐는지, 사업비 집행은 바르게 됐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펴 문제가 있을 경우 관련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향후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시 “때 아닌 색깔론은 나아갈 우리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시대를 거스르는 퇴행일 뿐이다. 멈춰달라”고도 덧붙였다.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활동 전력이 있는 은 시장은 현재 조폭 연루 의혹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은 시장이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직후인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코마트레이드와 최모 씨로부터 95차례에 걸쳐 차량 편의를 제공받아 교통비를 위시한 정치자금을 불법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은 시장 측은 “문제 도박사이트 운영업체로부터 정치자금을 지원받지 않았으며 그 운전사는 자원봉사를 한 것”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다만 재판을 담당하는 수원고법 형사1부(노경필 재판장)은 지난달 17일 “차량과 기사를 받으면서도 자원봉사라는 말을 믿었다는 것은 순진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 같다”는 등으로 꾸짖기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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