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에 이어 시사제작국장도 "靑 공식 정정보도 요청 없었다"...청와대는 '묵묵부답'
KBS 시사제작국장 "출입기자 통해 靑에서 정정보도 요청 예정이라는 내용 전해 받았다"
"보도본부장도 ’靑 공식 대응할 수 있으니 정리해서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KBS노동조합 청와대 앞-KBS 피켓시위..."청와대는 KBS 누구에게 전화했는지 밝혀라"

KBS공영노조(위원장 성창경)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고발했다. 

KBS공영노조는 4일 "이번 사태를 명백한 청와대의 보도외압으로 본다"며 윤도한 수석을 방송법 위반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공영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과거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청와대 수석의 신분으로 방송사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방송법 제 4조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라는 부분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판결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며 "당시 전화한 것만으로도 기소가 됐는데, 이번에는 기자를 통해 방송사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통해 재방송이 결방 되는 등의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에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윤도한 수석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고발장에서 "정부의 태양광 발전 사업 난맥상을 고발한 해당 방송 내용에 대해 윤 수석은 '(KBS에) 즉각 시정조치를 요구했다'고 발언했다"며 "그렇다면 KBS의 누구에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정을 요구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의 난맥상을 고발한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의 '청와대 외압' 주장에 청와대가 “정상적 절차를 거쳐 정정보도를 요구했다"며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KBS의 시사프로그램을 총괄하는 KBS시사제작국장이 "청와대의 공식 정정보도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 '청와대의 KBS 외압 논란'에 대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시사기획 창'이) 화요일 보도였는데 수요일에 즉각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KBS는 관련 부분에 대해 정정보도와 사과방송을 해주길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에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25일 “KBS 측 누구에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정조치를 요구했는지 밝히기를 바란다”고 성명을 내자 다음날인 26일 윤 수석은 "우리는 정상적 절차를 거쳐 정정보도를 요구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홍사훈 시사제작국장은 4일 KBS 사내전자게시판(코비스)에 "그 날 방송 이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상히 밝히겠다"며 글을 게재했다.

홍 국장은 "청와대가 ▲대통령이 박수를 치고,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제한을 풀자고 했다는 부분 ▲노영민 비서실장 개인사무실로 언급된 부분 ▲사회적경제비서관이 사업을 주도했다는 부분과 관련한 자료를 취합중이고, 추후 정정보도 요청 예정이라는 내용을 20일(윤도한 수석 브리핑 전날) 청와대 출입기자를 통해 보고를 전해 받았다"면서 "즉, 20일까지는 청와대의 공식 정정보도 요청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방송 다음날) 보도본부장도 ’앞으로 청와대에서 공식 대응할 수도 있으니 준비하는 차원에서 미리 쟁점별로 사실관계를 정리해서 보고해달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출입기자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정정보도 요청이 있을 것이니 알고 있으라는 것이 전부인데, 마치 공식 요청을 했던 것처럼 브리핑을 한 것으로 명백한 오류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6일 KBS 정기이사회에서 양승동 사장은 "청와대가 입장을 밝히기 전 공식적으로 사과방송 및 정정보도를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으며 KBS공영노조도 "KBS는 (25일 열린) 보도위원회에서 사장과 본부장, 국장 등 어느 누구도 청와대의 요청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KBS노동조합(1노조)는 4일 청와대 앞에서 'KBS보도 외압의혹, 청와대는 밝혀라 KBS누구에게 전화했는가'라는 1인 피켓시위를,  KBS 신관에서는 'KBS보도 외압의혹, KBS는 밝혀라 누가 전화 받았는가'라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아울러 정상문 KBS노동조합 위원장은 "윤 수석이 방송 다음날 연락해 KBS 누군가에게 연락을 했는데 KBS 직원 어느 누구도 그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하니 외압 규명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 의혹의 실체를 밝혀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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