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기초학력 미달자 급증 우려, 현실이 됐다...교육부는 '시험방식 문제' 탓만
중고생 기초학력 미달자 급증 우려, 현실이 됐다...교육부는 '시험방식 문제' 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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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말 발표하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28일에야 발표...1개 영역 빼곤 전부 전년 대비 악화
당초 전수 조사이던 평가 방식, 문재인 정부 출범하면서 표집 조사로 변경돼...세부 통계 없어
교육부, 기초학력 미달자 급증에 "토론 익숙한 현 중고교생, 교과지식 위주의 지필평가 익숙치 않은 탓"
교육계선 혁신학교 학력저하 문제삼아...정치권서 전수조사 복귀 목소리 나오기도
혁신학교인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에서 강의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 연합뉴스)
혁신학교인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에서 강의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 연합뉴스)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지난해 중고등학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대체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늘어났다고 하면서도, 측정기준을 문제삼으며 이를 바꾸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유 장관이 내놓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 개선 대책도, 학력 저하 논란이 있는 소위 ‘혁신교육’ 확대였다.

교육부는 매년 6월 전국 중3·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를 보게 하고 그 결과를 11월 말 발표해왔지만, 지난해 결과는 4달가량이 지난 28일에서야 발표됐다.

2018년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 중 일부. (사진 = 교육부 제공)

교육부가 규정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국어, 영어, 수학 과목에서 각 학년 목표 성취수준의 20% 이상을 달성하지 못한 학생을 뜻한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 역시 고2 국어 과목에서 1.6% 감소했을 뿐, 나머지 영역에서는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2017년보다 증가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가장 낮았던 2012년 3.5%(중3), 4.3%(고2)에 비해 최대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당초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수조사로 진행됐으나, 문재인 교육부는 출범 당시, 학업 성취도 평가 방식을 모든 학생이 치르는 평가에서 3%의 학생만 치는 표집평가로 변경한 바 있다. 변경 이후부터 지역별, 학교별 세부 통계는 제공하고 있지 않다. 

이날 교육부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밝히면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표집에서 전수조사로 바뀐 2008년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가 2010년 학교별 성취도가 공시된 이후 미달률이 줄었다. 학생 표본을 뽑아 조사하는 ‘표집 방식’으로 바뀐 2017년부터는 다시 성취도가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도 “토론, 프로젝트같이 혁신적인 수업방식에 익숙한 현 중고교생들은 교과지식 위주의 지필평가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라며 현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을 문제삼았다. 시험에 문제가 있어 성적이 낮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날 교육부 해명은 지난달 25일 유 장관의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시 유 장관은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일제 고사(전수) 방식보다 표집 조사로 평가할 때 기본적으로 낮은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며 “혁신학교가 출발할 때, 다른 학교에 비해 (기초학력이) 좀 낮은 학교에서 시작했다. 혁신학교이기 때문에 기초학력이 떨어진다고 일반화할 수 없다”며 “혁신 교육이 기초 학력을 높이기 위해 확산시켜야 할 수업 방식”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학교’를 비롯한 정책들이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부른다고 지적한다. 2017년 10월 공개된 혁신학교 학업성취수준’ 자료에 따르면,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혁신학교 고교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1.9%로 당해 평균(4.5%)보다 크게 높았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29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혁신학교 등의) 학력 저하에 따라 일선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상당하다”며 “성과 측정과 경쟁을 통한 동기유발 도구인 시험을 부정적으로 보고 토론과 자유만 중시해, 학생들의 학력 자체를 알 수 없어졌다. 학력 측정 기준도 바꾼다고 하니, 이게 통계 조작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교육부 입장을 문제삼고, 학업성취도 평가의 상세한 결과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인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는 표집 집단으로 인한 성취도 평가인데, 이를 교육부에 확인했더니 자료를 못 주겠다고 했다”며 “‘보정’을 좀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었는데, 이는 결과치를 가리기 위한 (통계) 마사지를 한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이어 “예전에는 전수조사를 했고, 이 내용도 투명하게 공개했다. 교육부가 성취도 평가를 전수조사로 되돌리지 않는다면, 입법화해서라도 원상복귀를 요구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학부모들도 유은혜 장관이 학력저하 대안으로 제시한 혁신학교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혁신학교를 추가 지정하겠다는 조희연 교육감에 반대하는 송파구민들의 집회가 열렸고, 교육부가 지난 26일에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 재지정안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데 따라, 사립고 측과 학부모 측이 거세게 반발하고도 있다. 전국학부모교육단체시민연합은 28일 “자신의 자녀들은 외국을 보내거나 이미 자사고보다 좋은 학교를 졸업시켜놓고, 학력이 떨어지는 혁신학교만 늘리겠다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당장 사퇴하라”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내기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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