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만든 정치인]① "2011년 日후쿠시마 원전사고로 1368명 사망" 주장한 대통령 문재인(上)
['가짜뉴스' 만든 정치인]① "2011년 日후쿠시마 원전사고로 1368명 사망" 주장한 대통령 문재인(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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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1.08 11:10:50
  • 최종수정 2019.01.1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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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고리1호기 멈추며 "후쿠시마 원전사고死 1368명"…日외무성 유감 표명後 靑 "착오였다"
2017년 5.9대선 직전 北핵동결↔韓美연합훈련 거래 분명히 주장해놓고 집권 직후 부인
2018년 4월 "北 완전한 비핵화 의지표명…韓美와 비핵화 개념차이 없어"
2018년 9월 "北과 첫 비핵화 방안 합의", "김정은 비핵화의지 거듭거듭 확약" 공언
2018년 12월 하순 北 "조선반도 비핵화 北비핵화 아니다" 비토…입장없는 文정권
기존 북핵 폐기 없이 현 상황 동결하려는 北...이게 무슨 '北 완전한 비핵화'인가?

펜앤드마이크(PenN)는 지난해 9~12월 총 15편의 ['가짜뉴스' 만든 언론인] 기획 보도를 통해 최근 10년간 기승을 부린 대형 오보(誤報)의 진원지가 된 언론인들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쳤다. 수없이 많은, 또 크고 작은 사회·국정 혼란, 반(反)자유적 급진좌파세력에 대한 정권 헌납을 야기하고도 법적 책임은커녕 도의적 책임조차 묻지 않는 언론계에 경종을 울린 이 시리즈는 많은 독자와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소위 가짜뉴스의 진원지는 언론뿐만이 아니다. 한국은 정치인들의 거짓말 역시 만만치 않다. 지금은 고인이 된 어느 저명 정치인의 경우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 사이에서 "숨쉬는 것만 빼고는 모두 거짓말"이라는 비판이 심심찮게 나올 정도였다. 최근 사례만 해도 현 집권세력의 상당수 정치인은 야당 시절 '탄핵 정변' 과정에서 무차별 가짜뉴스를 적극 이용했고 정권을 잡아 기득권 세력이 된 뒤에도 이런 양상은 적지않게 눈에 띄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권의 폭주와 실정(失政)을 비판하는 목소리에는 적반하장 식으로 '가짜뉴스' 공세를 벌이고 있다. 현 정권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고 있다.

펜앤드마이크는 <'가짜뉴스' 만든 언론인> 시리즈에 이어 새해부터 <'가짜뉴스' 만든 정치인> 시리즈를 시작한다. 이 시리즈에서는 정치인들의 대표적인 거짓말을 조목조목 해부할 예정이다. 그 첫번째로 집권 전후(前後) 무지의 소치인지, 의도적 계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지않은 '가짜뉴스'를 양산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중 명백히 사실과 다른 내용들을 크게 대북(對北)·안보·외교 부문과, 경제 부문으로 나눠서 두 차례에 걸쳐 파헤친다.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전후에 책임있는 정치인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명백한 '가짜뉴스'를 줄줄이 양산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68명이 사망했다" "나는 선거 과정에서 한미군사훈련 축소를 말한 적 없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다"는 등의 발언은 외교-대북-안보 분야의 대통령발(發) 가짜뉴스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국가 원수(元首)인 대통령이 대놓고 '중대한 거짓말'을 잇달아 하면서 본인은 물론 국가의 격(格)까지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2016년 3월 현재 총 1368명이 사망"

우선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탈(脫)원전 관련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집권 한달여 만인 2017년 6월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기념사에서 "일본은 세계에서 지진에 가장 잘 대비해 온 나라로 평가받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2016년 3월 현재 총 1368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별다른 '공론화' 없이 고리1호기 영구정지를 강행하면서 내세운 명분이었다. 집권 전인 2016년 말 '규모 7.0 이상 지진 발생→원전 폭발'을 가정한 재난영화 <판도라>를 관람한 이후 끊임없이 조장하던 '원전 공포'의 연장선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사고 이후 방사능 영향으로 인한 사망자나 암환자 발생 수는 파악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원전 방사능 누출로 1000명 이상의 사람이 숨지고, 추가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영구정지 터치 버튼을 누르는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행사에 동원된 어린이들과 함께 영구정지 터치 버튼을 누르는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원전 사고 사망자 수 언급부터가 가짜뉴스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직후 숨진 이는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이 일어난 2011년 3월11일 2명뿐이다. 그나마도 방사능 과다 피폭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초대형 쓰나미가 빠져나간 사고 당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방사능 과다 피폭의 직접 원인이 될 수 있는 '수소폭발'은 사고 이튿날 일어났다. 수소폭발 이후 후쿠시마 원전 직원들은 대피했다가 방호 장비를 갖춘 뒤 다시 나와 대응했고, 인근 주민들은 긴급히 소개됐다. 피폭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전 작업 직원들은 방호 장비를 갖추고 있었고 일정 시간 이하만 작업해 '허용치 이하'로만 피폭됐기에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

문 대통령의 발언 사흘 뒤인 2017년 6월22일 일본 외무성은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문 대통령이 연설에 인용한 수치가 잘못됐다고 유감을 직접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에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일단 중단"을 선언(27일)하고, 일본 지지(時事)통신이 관련 동향을 보도한 뒤에야 정부 측에서 일본의 항의에 대한 입장을 냈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는 날(28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연설문을 최종적으로 확인해보니 착오였다"며 "(원래는) '원전 관련 사망자 수'로 해야 하는데 (여기서) '관련'이란 단어를 빼 버렸다"며 "실무적으로 착오가 있었다는 말씀 드린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이후 원전 정책은 '원전 부정'에 가깝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이후 원전 정책은 '원자력발전 부정'에 가깝다. 그럼에도 정부·여당 측에서는 '탈(脫)원전'이라는 세칭을 거부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2017년 3월 일본 경시청이 공식 집계한 동일본 대지진 인명 피해는 사망자 1만5893명·행방불명자 2556명이었으며, 후쿠시마 제1원전 안팎에 있다가 원전 사고가 직간접적 원인이 돼 숨진 사람은 4명으로 조사됐다.(일본원자력안전·보안원 집계)

같은 해 7월17일 조선일보는 유엔 산하 '방사선영향 과학조사위원회(UNSCEAR)'의 2014년 보고서를 인용해 "후쿠시마 방사선에 노출된 발전소 직원이나 일반 주민 가운데 방사능으로 사망 또는 심각한 질병에 걸린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례를 내세워 국내 지진→원전사고 공포를 조성하는 것도 실상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서로 다른 지각이 만나는' 곳에 위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규모 7.0을 넘는 지진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며, 국내 원전은 원전 바로 아래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가 돼 있다고 한다. 

신고리 3호기부터는 규모 7.0 지진도 견딜 수 있다. 2017년 6월말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제무성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역시 지진이 아닌 '쓰나미'로 인 해 냉각계통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영화 판도라 줄거리와 같이)국내 원전이 지진에 이렇게 손쉽게 무너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017년 6월20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를 보도한 채널A 방송화면 캡처

"나는 선거 과정에서 한미군사훈련 축소를 말한 적 없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제19대 대선으로 집권하기 전부터 북한인권결의안 '대북결재' 논란(송민순 전 외교장관 회고록),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사실상 반대, 미 전술핵 재배치 반대, 북핵 폐기 촉구 회피 등 행적으로 인해 친중(親中)·친북(親北) 의혹이 '약점'으로 따라붙은 바 있다.

특히 혈맹인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을 북핵에 대한 '흥정 대상'으로 여기는 발언도 대선 과정에서 나와 반미(反美) 노선 공고화 우려까지 겹쳤었다. 

실제로 대선을 열흘여 앞뒀던 4월27일 '대통령후보 문재인'은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북한의 핵 동결이 충분히 검증된다면 거기에 상응해서 우리도 한미 간의 군사 훈련을 조정하거나 축소하는 등 상응하는 조치를 단계별로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사진=TV조선 보도화면 캡처

뒤이어 집권 한달여 만인 6월16일(미 워싱턴 현지시간)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한국 동아시아재단-미 우드로윌슨센터 공동주최 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소위 '핵 동결'만 해도 한국 정부는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미 전략자산 전개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문정인 특보는 "문 대통령이 두 가지를 제안했다"면서 "첫째는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한다면 미국과 논의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한반도에 있는 미국의 전략무기 배치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 다른 제안은 북한의 비핵화를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에 연계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1월 현재 안보상황으로 미루어 문 특보의 말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문 특보는 또 사실상 '사드 배치 지연전략'이라는 의혹을 받던 정부의 사드 부지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주한미군도, 우리 대통령도 한국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며 필요성을 강변했다.

특히 그는 "사드는 안보의 문제이지만 재산권과 생명권이 걸린 문제이고, 중국의 제재로 수출이 줄어드는 민생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사드 때문에 한미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동맹 파기'까지 입에 올렸다.

한국시간으로 같은달 18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입장은 아니다", "조율된 부분이 아니다", "문 특보도 개인 학자적 견해라는 것을 전제하고 이야기했다" 등 둘러대기에 나섰다. 

사진=채널A 보도화면 캡처

하지만 문 특보는 이후 숱한 친북·반미성 발언에도 경질되지 않았고, 청와대는 문 특보와 충돌한 국방부 장관에게 "엄중 주의" 경고를 줄 만큼 강한 발언권을 실어주고 있음이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이다.

집권 초 문 특보 발언으로 친북논란이 발생한 점을 인식한 듯, 문 대통령은 2017년 6월20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축소와 조정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내놓고 부정했다. 

하지만 이는 불과 두달 전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가짜뉴스였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 문재인-북한 김정은 정권간 판문점에서의 첫 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2018년 4월19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언론사 사장단 초청 오찬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남-북-미가) 비핵화의 개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많은 분이 예상했던 것은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면서 핵확산 금지나 동결 선에서 미국과 협상하려 하고, 미국도 그 선에서 북한과 합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점에서 우리하고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예측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4월19일 청와대에서 연 언론사 사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북한 정권에 대해 처음으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4월19일 청와대에서 연 언론사 사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북한 정권에 대해 처음으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사진=연합뉴스)

당시 언급대로면 북핵 협상이 '핵 동결' 선에서 그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되는 결과는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이 원하는 북한 비핵화 방식이라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 적어도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핵 폐기)가 충족돼야 한다는 건 기정사실인 가운데 나온 발언이기도 했다.

이튿날인 4월20일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완전한 비핵화'가 CVID 용어를 회피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되자, 출입기자들에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이라는 말을 다 해야 했지만 일일이 말할 수 없었다"며 "(CVID) 개념 전체를 의미한 것"이라고 부연한 바 있다.

하지만 CVID와 FFVD는 이후 문재인 정권 스스로가 사실상 폐기했고, 북한 정권이 '先 미군·핵우산 철수' 목적으로 내거는 "조선반도 비핵화" 개념에서 벗어나지 않는 '완전한 비핵화' 언급만이 남게 됐다. 이 마저도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이라는 문구로 변질돼 직관적인 해석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은 같은해 5월26일 판문점 북측에서 북한 김정은과 두번째 '비공개 회담'을, 9월19일 평양에서 세번째 회담을 갖고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뒤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에 합의했다"고 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졌다.

문 대통령이 '비핵화 합의'로 치켜세운 내용은 초라했다. 현존 핵무기는 외면한 북한 정권의 부분적 핵동결 방침을 대리 선전하는데 그쳤다. 문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 공동발표 당시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여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9월 방북을 마치고 귀환한 당일(20일) 오후 서울 중구 DDP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보고'를 통해 "김 위원장(김정은)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거듭' 확약했다.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단 희망을 밝혔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20일 사흘간 방북을 마치고 입국한 직후 서울 중구 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김 위원장(김정은)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거듭' 확약했다"고 주장하던 모습.(사진=KBS1 보도화면 캡처)

'한국·미국·북한이 서로 동일한 개념의 비핵화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 '북한과 처음 비핵화 방안 합의를 이뤘다' '김정은의 거듭거듭 확약' 등 문 대통령의 주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북한 정권에서 직접 뒤집어버렸다.

일찍이 2018년 6월13일 일본에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앞서 '조선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조선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이 당장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는 주장이 류포되었다"며 "정보조작, 여론유도에 불과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CVID 요구가 고조되던 시점, 조선반도 비핵화와 북한 CVID는 다르다고 못박은 것이다.

사진=대북동향사이트 캡처

여섯달 지나서는 '북한 비핵화'를 송두리째 부정했다. 2018년 12월20일 북한 관영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낡은 길에서 장벽에 부딪치기보다 새 길을 찾는것이 나을것이다》 논평에서 "6.12 조미공동성명에는 분명히 '조선반도 비핵화'라고 명시돼 있지 '북 비핵화'라는 문구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며 "(조선반도 비핵화는) 우리의 핵 억제력을 없애는 것이기 전에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북 비핵화'로 어물쩍 간판을 바꿔놓음으로써 세인의 시각에 착각을 일으켰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연말인 12월31일 들어서는 '조선의 오늘', '우리민족끼리', '메아리' 등 선전매체들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아직도 '조선반도 비핵화'와 '북 비핵화'라는 개념의 차이가 무엇이고, 그것을 뒤섞어 쓰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과연 모른단 말인가"라고 일제히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북한의 비핵화 탈선(脫線) 조짐이 드러나도 뚜렷한 반론조차 펴고 있지 않다. 문 대통령은 오히려 2019년 1월1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놓은 신년사를 통해 "돌이킬 수 없는 평화로 만들겠다"는 공허한 언급만 내놨을 뿐이다. 현재 북핵 문제를 둘러싼 흐름을 보면 북한은 기존의 핵을 전면폐기하는 '완전한 비핵화'에는 관심이 없고, 기존 핵은 기정사실화하면서 신규 핵개발을 둘러싸고만 미국과 협상하겠다는 전략이 뚜렷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작년 4월 판문점 회담을 앞두고 "과거 많은 분이 예상했던 것은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면서 핵확산 금지나 동결 선에서 미국과 협상하려 하고, 미국도 그 선에서 북한과 합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점에서 우리하고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사실과 달라도 많이 다르다고밖에 볼 수 없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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