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퇴직한 사람이 몇 달 지나 조직에 관한 헛소문 퍼뜨리는 건 양아치짓" 글 공유
고파스-시민단체-야4당 일제 비판..."국회의원의 언사 맞느냐"

더불어민주당 친문(親문재인)계 일원으로 꼽히는 손혜원 의원(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친문(親문재인)계 일원으로 꼽히는 손혜원 의원(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경제농단’을 공익제보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을 올렸다가, 그의 자살설이 돌자 비난글을 삭제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에는 “말 뜻만 제대로 알아도 ‘공익제보’와 ‘양아치짓’을 분간할 수 있다”는 다른 사람의 글을 공유해 우회적으로 신 전 사무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손혜원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역사학자'인 전우용 씨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공유했다. 전 씨는 이 글에서 “이미 퇴직한 사람이 몇 달이나 지나서 자기 조직에 관한 헛소문을 퍼뜨리는 건 보통 ‘양아치짓’이라고 한다”며 “말 뜻만 제대로 알아도 ‘공익제보’와 ‘양아치짓’을 분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기재부 퇴직 이후 ‘KT&G 사장 인사 개입’과 ‘적자 국채 발행 압력’ 의혹 등 문재인 정부 ‘경제농단’을 꼬집은 신재민 전 사무관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의원은 전 씨의 공유 게시물에서는 별달리 입장을 내세우지 않았지만, 공유 직전 올린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전우용 선생님의 워딩은 언제나 그저 놀라울 뿐이다. 전 선생님 모시고 악성 프레임 깨기 전문방송 한 번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적었다.

손 의원이 공유한 글. (사진 = 손혜원 페이스북 캡처)
손 의원이 공유한 글. (사진 = 손혜원 페이스북 캡처)

앞서 손 의원은 지난 2일 밤 신 전 사무관의 행시 합격 등을 비난하고, 공익제보 영상을 두고 ‘돈을 벌러 나온 것’이라고 했다. “지은 죄가 만만치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불발탄 양손에 든 사기꾼” “썩은 동아줄” 등 추측을 가장한 인격살인적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손 의원은 3일 신 전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하자 비난글을 삭제하면서 “신재민 씨 관련 글을 올린 이유는 순수한 공익제보자라 보기에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에 글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신 전 사무관의 모교 고려대학교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고파스’에는 손 의원의 계좌에 ‘18원 후원 인증’글이 4일 내내 올라왔다고 한다. 손 의원에게 18원을 보낸 고려대 학생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언사라 보기에는 너무 ‘18’ 같았다”고 전했다. 시민단체 ‘공정연대’도 “손 의원은 고시공부 운운하며 신 전 사무관과 전국의 모든 고시생을 모독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손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야당들도 일제히 손 의원을 비판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고 “(손 의원은) 인신공격으로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인격살인을 하고 있다”며 “내부고발자인 고영태를 향해 ‘의인 중 의인’이라며 미사여구를 붙여가며 추켜세우던 그 사람이 손 의원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김홍균 바른미래당 청년대변인도 “(손 의원에게는) 최소한의 공감능력과 언어의 품격을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 정의로움의 무게감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대표적 꼰대’라고 꼬집었다.

비교적 민주당에 우호적인 정의당도 논평을 내고 “신 전 사무관이 제기한 의혹의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국회가 인신공격과 정쟁의 샛길로 빠지고 있다. (손 의원의) 과잉 충정은 알겠지만, 이런 인신비하와 매도는 인권을 소중히 한다는 문재인 정부에 흠집을 내고 있다”고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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