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성태 "아무리 무례와 천박함이 北 본모습이라도 정부가 조치했어야"
'막말 폭로' 정진석 "北 오만방자함 매번 그냥 넘기는 정부, 제발 국민 자존심도 생각을"
김영우 "'우리민족끼리' 휩싸여 국가 자존심 짓밟혀 리선권 사과없이 남북교류 안돼"
"北 위세는 핵보유국 자신감…냉면 위세가 이정도이니 핵은 말할 것도 없을 것" 진단도

북한 대남선전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리선권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수행한 기업 총수들에게 대북투자 요구를 즉각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금 평양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면전에서 비난한 것으로 알려지자, 정치권에서 "대한민국이 우스워졌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리선권 막말'과 관련해 "상소리도 이런 상소리가 있을 수가 없다. 무례와 천박함이 북한의 본모습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명색이 글로벌 기업의 총수들에게, 가고 싶어서 간 것도 아니고 반(半)강제적으로 데려갔으면 이런 모멸은 당하지 않도록 정부가 조치해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게 막말이고, 저잣거리의 시정잡배도 이런 막말을 해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지난 9월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식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지난 9월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식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부여당 입장에서) 위헌적 통치행위에 분노해서 대통령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발언을 하면 막말이고 품격이 없는 것이고, 우리나라 기업 총수들, 그것도 냉면 한그릇 먹으려고 반강제로 끌려간 사람들이 북한 리선권 앞에서, 대한민국이 우스워졌는데,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의 실상인지 국민들 앞에 똑바로 얘기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그는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내려오면 한라산 구경 갈 생각에 평양공동선언, 남북군사합의서를 속전속결로 (셀프 비준-공포까지) 밀어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국가의 중대한 외교·안보적 상황의 변화를 초래하는 심각한 상황들을 정권이 독단적으로 얼렁뚱땅 처리하고 넘어가려는 부분에 대해서도 반드시 국민적 저항에 맞딱드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국회 패싱뿐만 아니라 헌법상 국가도 아닌 국가와의 이렇게 말을 번복해가면서 우리 기업총수들과 우리 국민들이,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북한에서 그런 망신을 당해도 괜찮다는 것인지 분명히 답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지난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우리 기업인에 대한 '리선권 막말'을 최초 폭로한 정진석 한국당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4선)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의 오만방자함에도 매번 그냥 넘어가는 우리 정부, 제발 국민들 자존심도 생각해 달라"고 촉구했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장을 지낸 김영우 한국당 의원(경기 포천시가평군·3선)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것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경멸하는 있을 수 없는 망언"이라며 "국민들이 느끼는 모멸감은 이루 말할 수 없고, 리선권보다도 이런 일을 그냥 덮고 가려는 문재인 정부에 더욱 더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리선권의 무례는 문 정부의 굴종적 평화의 상징"이라며 "그 위세는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자신감이다. 여기에 우리민족끼리 정신만 믿고 남북교류와 남북경협에만 매달리는 문 정부의 저자세 대북태도가 겹친다. 도와주면서도 뺨을 맞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조 장관은 이미 리선권으로부터 '애들 취급'을 받아오고 있다. 더 이상 우리민족끼리라는 낭만적 이념에 휩싸여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짓밟히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사진=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김영우 의원은 특히 "리선권으로부터 진지한 사과 표명이 없다면 개성 연락사무소와 다른 공식적인 교류업무가 정상화돼선 곤란하다"며 "리선권의 사과 없이는 개성 연락사무소도 남북대화도 순탄치 않다는 것을 문 정부는 밝혀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지 않으면 국민들은 리선권보다도 문 정부에 대한 분노를 더욱 쌓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도 이날 '리선권 막말' 관련, "평화를 하겠다고 방문한 사람들에게, 자기 집으로 초대해놓고, 그것도 밥먹는 자리에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북이 핀잔을 준 것"이라며 "어쩌면 이렇게 무례할 수가 있나. 기업인들에게 같이 가자고 한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왜 국민이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가"라고 성토했다.

이 관계자는 "냉면 위세가 이 정도이니 핵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국민이 갖는 자괴감은 어찌하고 북에만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참으로 알 수 없는 정부"라고 우려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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