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장 "냉면 목구멍 발언 사실이라면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짚어야 할 문제"
민주당 홍영표 의원 "총수들에게 전화했지만 그런 일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 김도읍 의원 "입조심하라고 반협박한 것...해서는 안 될 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따라 방북한 우리나라의 기업 총수들에게 정색을 하며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무례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발언 전 리선권이 총수들에게 "빈손으로 왔냐"는 핀잔도 준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리선권은 지난 남북정상회담 당시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발언에 앞서 당시 우리 기업총수들에게 "우리(북측)는 이렇게 많이 준비했는데 빈손으로 왔냐"고 핀잔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옥류관 행사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 리 위원장이 불쑥 나타나 정색하고 ‘아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했다. 보고받았느냐“고 말했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며 "북측에서는 남북관계가 속도를 냈으면 하는 게 있다”고 대답했다.

당시 정 의원은 “총수들이 가서 경협 얘기할 처지가 아니지 않느냐. 면박을 주는 것이 의도적인 게 아니겠냐”라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 같다. 국민의 자존심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리선권은 지난달 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단 협의에서  조 장관이 예정된 시간보다 2~3분 늦게 회의 자리에 나타나자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을 닮아서 저렇게…"라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지난달 15일 열린 고위급회담에서도 조 장관이 "역지사지하면서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말하자 리선권은 "다음부터는 역지사지라는 얘기는 피하자"고 잘랐다.

서훈 국정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리선권의 기업 총수들에 대한 핀잔 논란에 대해 "사실이라면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분명히 짚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고 자유한국당 정보위 간사인 이은재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김민기 의원도 브리핑에서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에 대해 국정원장은 알고 있지 못했다고 답했다”며 “‘그것이 사실이다’라고 했더니 ‘가만히 있을 일이 아니다 분명 짚어야 할 문제’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리선권의 무례한 발언 논란과 관련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재벌총수 3∼4명에게 직접 전화를 했는데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홍 원내대표가 기업 총수들에게 입조심을 하라고 반협박을 한 것"이라며 "홍 원내대표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즉각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근혜정부 시절 기업총수를 대면했다고 (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는데 지금 재벌총수를 협박하는 것인가"라는 말도 나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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