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시장 모두 판매 부진...주가 5.98% 폭락한 11만원에 마감
신흥국 불안과 무역갈등으로 4분기 전망도 밝지 않아

 

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76%나 격감하면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저의 영업이익이다.

현대차는 3분기 매출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을 올렸다고 25일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6%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1.2%로 작년 동기보다 3.8%포인트나 하락했다.

현대차의 이같은 실적은 시장 예상치보다도 매우 나빠 '어닝 쇼크'라고 할 정도였다. 그동안 증권가 등에서는 올해 현대차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1% 오른 24조4천억원대 매출과 8천5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2018년 3분기(7~9월) 해외시장에서 북미와 중국시장 판매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0.4% 감소한 94만9천785대를 판매했다. 또한 국내시장에서도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4% 줄어든 17만1천443대 판매 실적을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3분기는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무역 갈등 우려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된 시기였다"며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작년보다 10∼20% 떨어지는 등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3분기에 엔진 신기술 적용 비용을 반영하고 월드컵 마케팅 비용 등이 투입되면서 영업비용이 확대된 것도 한몫했다.

매출원가율은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원화 대비 전년 동기보다 20.4% 감소하는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인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IFRS 기준 변경으로 수출비 계정이 매출원가로 재분류 돼, 전년 동기대비 2.8% 포인트 높아진 84.9%를 보였다.

영업부문 비용의 경우 월드컵 마케팅 활동과 에어백 제어기 리콜, 엔진 진단 신기술(KSDS·Knock Sensor Detection System) 적용 등 일시적 비용 요인이 발생하며 전년 동기대비 8.6% 증가한 3조4036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에어백 리콜 조치 비용과 엔진결함을 방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KSDS) 장착 비용 등을 합치면 총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무역갈등 고조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과 선진국의 긴축기조 지속 등으로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의 어닝쇼크 여파로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현대차의 주가가 장중 한때 10만2,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현대차는 이날 2.14% 내린 11만4,500원에 거래를 개시해 1∼2%대 낙폭을 유지했다. 하지만 오후 2시께 실적 발표와 함께 주가가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5.98% 하락한 11만원에 마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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