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아는 것은 역사의 진실을 아는 것이다. 그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대의 여인을 연구해야 한다.”고 괴테는 말했다. 역사무대의 주인공에 남자가 많았지만 커튼 뒤의 여인이 함께 서술되지 않으면 반쪽짜리 역사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귀족 가문의 여인들은 정략결혼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자기 가문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도구로 쓰인 셈이다. 어쩌면 이러한 여인들의 정략결혼과 희생으로 많은 평화가 이룩되었는지 모른다. 정략결혼의 희생자: 루크레치아 루크레치아 보르자는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딸이다. 어머니 반노
체사레 보르자는 마키아벨리에 의해 군주론의 모델로 제시된 인물이다. ‘새로운 군주’의 모범이라며 새로 권좌에 오른 군주라면 반드시 그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부언했다. 마키아벨리는 체사레가 기만과 술책을 통해 교황령의 군주들을 신속하게 몰아내고 자기 영토로 만들어가는 능력에 경탄했던 것 같다. 그에게서 군주론의 영감을 얻고 그를 불멸로 만들었다. 체사레는 스페인 출신인 알렉산데르 6세 교황의 아들이었다. 처음에는 교황의 뒤를 잇기 위해 추기경이 되었다. 그러나 추기경을 버리고 군인의 길로 나섰는데 아버지를 돕고 자신의 새 길을 개척하기
알렉산더 6세 교황은 적이 많았다. 그 중에서 그를 가장 직설적으로 비판한 사람이 「사보나롤라」라는 수도사였다. 1452년에 태어났고 할아버지는 페라라 궁정의 주치의로 신앙심이 대단히 깊었고 르네상스 시대의 도덕에 대해 비판적이었다고 한다. 사보나롤라는 그 영향을 받았는지 신앙심이 두터웠던 중세를 사랑했고 1475년 의학공부를 포기하고 도미니코회의 수도사가 되었다. 설교와 예언적중, 인기상승 1491년 성마르코 수도원장이 되어 설교를 시작했는데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일반 속인들 보다 정치인, 고위 성직자, 은행가 등 권력자들을
1492년 인노첸시오 8세의 선종후 콘클라베에서 스페인 출신인 로드리고 보르지아 추기경이 교황에 선출되었다. 교황선거에는 열강의 이해관계도 개입되었다. 피렌체는 로렌초 데 메디치가 넉달 전에 죽어 대책이 없었고 베네치아는 중립을 지키고 있었지만, 밀라노공국의 섭정인 ‘일모로’는 조카를 몰아내고 왕좌를 찬탈하기 위해 교황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는 동생인 아스카니오 스포르차 추기경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스포르차는 과도기적으로 연로한 카르파 추기경을 밀었으나 의결정족수인 2/3를 넘지 못했다. 그 때 로드리고 보르지아 추
식스토 4세가 사망하고 로마에서는 폭동이 발생했다. 전임교황의 독재와 축재에 따른 반발인지, 폭도들이 교황의 조카인 지롤라모 리아리노의 궁전과 곡물창고를 습격했다. 이러한 혼란으로 새 교황을 뽑기 위한 콘클라베는 교황 사후 14일이나 지나서 열렸고, 전임교황의 조카인 줄리아노 델라 로베레(훗날의 율리오 2세)추기경은 자신이 선출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꼭두각시를 교황으로 만들기 위해 무색무취한 조반니 바티스타 치보 추기경을 추천했고, 스페인 출신의 보스인 보르지아 추기경의 지지를 얻어 내었다. 그 결과 조반니 추기경이 인노첸시오 8
정치와 경제 모두 실패로 가고 있다. 정치를 실패로 이끄는 논리 구조는 문재인 정권과 다를 것이 없다. 정치는 이미 대중민주주의라는 모래 함정에 빠졌기 때문에 움직일수록 더 깊이 빨려들고 결국 정권의 성격에 상관없이 자기파괴적이 되고 있다. 상대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자기 응집의 정치 에너지가 형성된다. 응집된 힘은 자유민주주의의 법치적, 질서적, 가치의 위계를 여지없이 무너뜨리면서 둑이 터진 상황처럼 경제적 생산 질서를 초토화시킨다. 정치 노조와 정당들은 이런 폭력적 에너지의 동력학 구조를 잘 보여준다. 멀쩡한 신사가 노조만 가입하
많은 사람이 MB집에 갔다고 한다. 그들은 엠비의 귀환을 환영하면서 서로 악수를 하고 손등을 쓰다듬고 옥고의 아픔을 위로하고 보스를 그리워 하던 마음들을 나누었다고 한다. 차례로 집안으로 초대되어 김윤옥 여사의 다정다감한 미소를 보면서 내어주는 차를 마시고 집주인의 귀환이 가져다주는 평화로움과 자유와 여유를 함께 느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오고 그 내용이 알려지고 박수를 치고---.박근혜 대통령 달성 사저 풍경과는 너무도 대조되어 참으로 아쉽고 딱하고 이 시대에 우리가 안고 살아야 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이 곧 기소될 예정이다. 상식적인 국민들이라면 아무도 단군 이래 최대의 인ㆍ허가권이 개입된 부패 사건의 몸통이 최종 결재권자 아닌 그 아래 정책보좌관이라고 믿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 스스로 자신이 대장동의 설계자로 대놓고 공언하지 않았던가.검찰의 수사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정진상 전 실장과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 대표와의 대장동 범죄 공모 내지 인지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설계자임을 자백한 이 전 시장의 역할이 과연 어떠했는가에 모아져야
지난달 핼러윈 전야 이태원 참사는 다중인파 위험 경시, 공직사회 기강해이, 고장난 재난대응체계 등이 어우러진 인재였다. 안전 불감증과 인간존엄을 지켜주는 안전가치는 내팽개치고 입만 열면 국민안전을 읊조리는 정치권도 한몫을 더했다. 과거 삼풍백화점 붕괴·대구지하철 화재·세월호 침몰 등 대형재난 이후 당시 정부는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을 내놓았으나, 성과는 별로 없고 재난은 반복되고 있다. 현 정부도 ‘범정부 재난관리 개편 TF’를 발족했고, 여야 또한 국정조사까지 합의했다. 시민들은 학습효과 때문인지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듯하다.우리의
김세연의 분노의 일갈김세연 전 국민의힘 의원이 그동안 꾹꾹 눌러 참아왔을 분노를 작심하고 작렬시켰다. 김세연은 중앙일보에 기고한 기명 칼럼을 통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견인ㆍ표상해온 기성 정치권이 분노와 공포를 자극하는 극단적 주장으로 대중을 현혹하고 있다고 통렬히 질타했다.기존 제도정치권을 향한 죽비소리를 내는 정도에서 머물렀다면 김세연의 글은 하나마나한 양비론으로 허망하게 결론을 맺곤 하는 여느 정치비평들과 별다른 차별성을 띠지 못했으리라. 필자는 김세연이 정치시장의 공급자 역할을 맡아온 정당들뿐만 아니라, 수요자 겸 풀뿌리
기소된 지 6년이 됐지만 아직도 재판이 끝나지 않은 사건이 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이 구속기소된 이른바 '문체부 블랙리스트' 사건이다. 박영수 특검팀은 2017년 1월 21일 김기춘 비서실장과 조윤전 장관을 각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열흘 전에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을 앞서 구속했다. '문체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발단은 2013년 10~11월에 시작됐는데, 당시 감사원에서 비영리단체 국고보조금 감사 결과
영원히 고통 받는 유시민“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참여정부의 황태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치적 미래를 사실상 끝장내는 효과를 두고두고 빚어낼 벼락같은 일갈이었다. 최근에 정계은퇴를 전격 선언한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005년 3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유시민에 관한 문제의 유명한 인물평은 그즈음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당권의 향배를 결정하는 당의장 경선 준비에 여념이 없던 유시민을 ‘싸가지 프레임’ 안에 완전히 가둬버리는 운명의 전환점으로 기록됐다.저명한 인지언어학자이
북측의 외화벌이와 경협 등의 대남전술"뭘 한 게 있다고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북측 이선권(리선권)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 오찬장(옥류관)에서 우리측 기업인들을 향해 내뱉은 말이다. 이선권은 이런 막말에도 외무상을 거쳐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통일전선부장으로 승진해 대남·대외 통일전선사업을 이끄는 실세가 됐다. 이선권이 김정은이나 당 고위층에 잘 보이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거친 표현을 쓴 것이지만, 그 막말의 속내에는 대북 경협에 나서지 않는 우리 대기업들에 대한 분노와 초조함이 담겨 있다.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 강도가
유승민 안 끝났다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분위기이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이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한 어느 여론조사 결과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인용하며 이준석 대표 징계 사태와 뒤이은 당내 갈등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빠진 집권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뜻이 있음을 강력히 내비쳤다.“유승민 끝났다!”2030 젊은 세대로부터 ‘틀튜브’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강경 극우 성향의 보수 유튜브 정치 채널들이 올해 지방선거 국면에서 방송 제목으로 요란스럽게 달았던 문구다. 민심에서 압도하는 유
실패한 정권은 모두들 똑같은 이유로 실패해“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대표작들 가운데 하나인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어쩌면 소설 자체보다 더 유명할지도 모를 이 문구는 수많은 칼럼과 논평의 서두로 상투어처럼 애용돼왔다. 필자는 윤핵관 그룹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숙청 시도로 촉발된 수개월째의 난조와 침체에서 좀처럼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실태와 현주소를 참작하건대 이번 글의 서두로 등장한 문장을 감히 다음과
2022년 8월29일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발표했다. 45개 과제에 860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의견수렴을 거쳐 12월말 국가교육위원회의 심의, 의결 후 최종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안이 발표된 후 내용이 공개되면서 곳곳에서 감당하기 힘든 위험한 문구가 발견되고 있다.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교육부가 교과서 개정을 통해 대한민국을 흔들고 무너뜨리기 위해 ‘삼각파도’를 만들고 있다. 역사를 왜곡하고 윤리에 벗어난 인권을 옹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합의되지 않는 신조어(新造語)를 사용하며 대한민국을 지탱해온 가치관
민주주의는 경쟁자를 투표장에서 결딴내는 체제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를 둘러싼 이른바 사법리스크가 마침내 본격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선거법 위반 혐의부터 변호사비 대납 의혹까지,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다종다양한 사건들만 수임하는 데도 웬만한 규모의 법무법인 하나가 통째로 필요할 정도다.이재명 대표는 정치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널리 인구에 회자되는 ‘사법리스크’라는 표현에 극도의 거부감과 불쾌함을 표출해왔다. 해당 용어가 그를 낙마시킬 목적 아래 전방위적으로 무차별하게 진행되어온 검경의 노골적 정치개입 행위를 마치 정당한 법집행의
안철수를 밀어내버린 알약인데“내 알약 어디 있더라?”알약이 오작동을 일으켜 수많은 컴퓨터가 먹통이 됐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필자는 본능적으로 PC의 전원을 켰다. 글을 쓰는 데 사용하는 테스크탑 컴퓨터의 안부가 궁금한 탓이었다. 컴퓨터는 다행히 정상적으로 부팅되었고, 나는 일단 당장 알약을 제거하는 일에 착수했다.컴퓨터에 설치된 알약 소프트웨어는 이미 삭제된 상태였다. 오늘날의 안철수를 있게 해준 안랩의 V3를 밀어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컴퓨터 보안용 백신 프로그램으로 명실상부하게 자리매김한 알약을 필자가 어느 때인가 지워버린 덕
대통령의 참기름 영업에 담긴 깊은 뜻은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현장 방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30퍼센트 언저리를 오르락내리락하는 현재의 저조한 여론조사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필사의 포석으로 읽힌다. 이는 윤 대통령이 자아내는 차갑고 이기적인 기득권 특권층 엘리트 이미지를 불식하려는 친서민 행보의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용산 대통령실 청사의 책사들이 나름 야심차게 기획했을 윤 대통령의 민생현장 방문 행사는 초장부터 김이 빠지고 말았다. 엄격한 기밀유지가 필수일 대통령의 동선이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카페 「건희사랑」을 통해 사전에 불미스
궁예는 왜 기침소리를 싫어했을까“지금 누가 내부총질을 하였는가? 누가 내부총질을 하였는가 말이야!”KBS 대하사극 「태조 왕건」을 대표하는 명장면의 하나로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두고두고 각인된 인상적 내용이 있다. 어전회의에서 장광설을 늘어놓던 궁예가 기침소리를 낸 신하 한 명을 역심이 있다며 그 자리에서 내군 병사들로 하여금 철퇴로 때려죽이는 모습이다. 이 충격적 장면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지구촌 전역을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사태와 맞물리면서 수많은 인터넷 밈 콘텐츠를 낳으며 다시금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집권 말기의 궁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