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소신파, 특사단 對北 낙관론 정면반박 "美핵우산 제거는 적화통일 핵심요소"
심재철 "南北 비핵화 개념 전혀 달라…제3자 전달화법 말고 김정은 직접 발표하라"
차명진 "김정은한테 좋은얘기 듣고왔다는 특사단, 임진왜란 사찰단 김성일 생각나"
'종전선언과 韓美동맹·주한미군 無關' 주장에도 "유엔사해체·사드철수하라 난리일 것"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PenN)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PenN)

자유한국당 내 '소신파' 인사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대북특별사절단 발표에 "북한 비핵화라고 아전인수로 착각해선 절대 안 된다"고 강력 반박에 나섰다.

20대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낸 심재철 한국당 의원(경기 안양시동안구을·5선)은 7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특사단 수석)은 '김정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며 "비핵화는 남북이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일갈했다.

심재철 의원은 "지금 우리가 말하는 비핵화는 당연히 '북한 비핵화'이나, 김정은과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이다. 비핵화라는 단어는 같지만 개념은 전혀 다르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말하는 '조선반도 비핵화'는 남한에 미국의 핵무기가 반입, 배치, 저장 등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며 "유사시에는 물론 평시에도 미 핵무기가 탑재된 항공모함이나 전투기, 잠수함 등이 한국에 와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김정은으로서는 한국에 대한 미 핵우산을 제거하는 것이, 그들의 핵심목표인 '한반도 적화통일'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한반도 비핵화'라고 말했는데 이것을 우리가 '북한 비핵화'라고 아전인수로 착각해선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의용 안보실장은 '김정은이 종전선언은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 철수와는 관계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는데 이 역시 허구"라며 "만일 종전선언이 되면 북한은 '전쟁이 끝났는데 미국이 중심인 유엔군사령부는 왜 있느냐'며 즉각 해체하라고 나설 것이고 이어서 미군 철수를 요구할 것은 필연적인 논리 귀결"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말 김정은의 언급대로라면) 제3자의 전달 화법으로 말하지 말고, 김정은이 직접 육성으로 방송매체를 통해 표명하든지 김정은 본인 명의의 문서로 발표하라"며 "제3자가 '그렇다'고 전달했는데 '진의가 잘못된 것'이라고 오리발을 내미려는 전형적인 수법이 아닌가"라고 허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실제 비핵화가 되려면 핵 리스트의 최종 검증까지 돼야만 한다. 비핵화라는 단어 하나에 헷갈려 사실과는 전혀 달리 우리의 희망대로만 해석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차명진 한국당 전 재선 국회의원(경기 부천시소사구 당협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 실장의 언행을 들어 "임진왜란 때 사찰단 중 동인(東人) 김성일이 생각난다. '일본군은 조선침략을 꿈에도 생각 않고 있습디다'"라고 꼬집었다.

차명진 전 의원은 "특사단이 김정은한테서 좋은 얘기 듣고 왔단다. 한반도 비핵화를 트럼프 임기 말인 2020년까지 해결하겠단다. 종전선언을 해도 미군철수 하라는 건 아니란다"라고 전하며 "빚쟁이가 1년 내에 빚 다 갚겠다고 했다가 '2년으로 연장해달라'고 말바꾸기 하는 걸 듣고 그걸 '성과'라고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존 볼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듯 김정은이 이미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 4.27 판문점 회담 시 '1년 내 비핵화'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번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2020년으로 말을 바꿨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2년 후면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존재할지도 모를텐데. 그게 아니라면 세번째 만날 땐 '3년으로 연장해 달라'고 할 거다"라며 "적국 수괴가 우리나라와 우방의 군대 역할을 이래라 저래라 규정하는 걸 고맙다고 저리도 기뻐해야 하나"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내가 장담한다! 남북정상회담인가 뭔가 할 때까지 시끌벅쩍하다가 또 약발 떨어져서 유야무야되고 트럼프 중간선거 '폭망'하고 문 정권 레임덕 오고 김정은 회심의 미소 짓고…"라고 예상했다. 

차 전 의원은 "종전선언 직후 뙤놈들이 사드 철수하라고 난리칠 거다"라고도 적었다. 아울러 "하긴 성과가 하나 있긴 있다"며 "바른미래당 주류(신임 손학규 지도부 지칭 추정)는 역시 친북(親北)노선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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