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文워킹" "사람잡는 경제" "北核폐기보다 어렵나" "세금중독 적폐"
지난 2월 첫 대표연설서는 "복지는 지출아닌 투자, 효율적" 돌출발언 전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임기 중 두번째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정책'에 공세를 퍼부었다. 이번 연설에서 그는 "반(反)기업 정서가 낳은 한국경제의 눈물의 씨앗" "사람잡는 경제", "보이스피싱", "세금 몰빵(올인) 경제", "일자리 대못 정부" 등 신랄한 표현을 잇따라 사용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의 대표연설에서 연설 첫마디부터 "문워킹(Moonwalking)"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가져온 혼란으로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처럼 한국경제가 '미끄러지듯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며 "잭슨의 문워킹에는 박수와 환호 갈채가 쏟아지지만 문재인 정권의 경제 헛발질 문워킹에는 탄식과 절규가 넘쳐난다"고 비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자유한국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자유한국당)

또한 "문재인 정권 500일, 경제는 반토막이 났다. 고용참사, 분배참사, 성장률참사가 동시다발로 터져나왔다"고 전제한 뒤 "소득주도성장은 반기업, 반시장정서가 낳은 한국경제의 '눈물이 씨앗'"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문재인 정권은 '사람중심 경제'를 표방하지만 '사람잡는 경제'가 바로 소득주도성장"이라고 쏘아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은 경제정책이 아니라 '이념'이다. 성장론이 아니라 분배 담론"이라며 "이 정권이 국민을 현혹하는 '보이스피싱'이다. 달콤한 말로 유혹하지만 끝은 파국이다. 가계경제, 나라경제 모두 결딴난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나아가 "소득주도성장은 이미 실패가 입증됐다"고 못박은 뒤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일자리고갈-세금중독은 우리 경제의 불의 고리이다. 바로 그 첫단추가 잘못 채워져 도미노처럼 한꺼번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문 정권의 경제실험 불장난이 위험한 이유"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이려면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려야 하고, 일자리 불황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다"며 "국가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오버하고 나선다. 국민들의 지갑도 국가가 채워주겠다고 공언한다. 자연스럽게 '세금 몰빵 경제' 늪에 빠져든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세금중독성장"이자 "우리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로 가는 레드카펫"이라며 "베네수엘라는 나라 전체가 대중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로 흥청망청대다가 결국 국가 파산을 당했다. 그럼에도 문 정권은 소득주도성장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께 묻는다. 소득주도성장 폐기가 북핵 폐기보다 어렵나"라고 반문한 뒤 "나라경제를 끝판으로 내모는 소득주도성장 '굿판'을 당장 멈추시라. 정책실패를 깨끗하게 인정하시라. 잘못된 경제기조를 대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여권발(發) 무차별 복지 확대를 겨냥해서도 "문 정권은 '세금 뺑소니 정권'인가. 임기 중 무차별 세금 살포를 통해 정권의 인기를 관리하고 임기가 끝난 후 나몰라라 줄행랑치겠다는 심보 아닌가"라고 공세를 폈다.

그는 "자녀세대를 생각하면 지금같이 묻지마 세금살포 범죄를 벌일 수 없다. 한국당은 세금중독과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미친 세금중독 예산'을 싹둑싹둑 잘라내겠다. 나라 재정 구멍내는 '세금중독 적폐'를 반드시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지난 2월 대표연설 당시 김 원내대표가 "사회적 불평등 완화에 앞장서는 한국당이 될 것"이라며 "복지는 지출이 아니라 투자다. 더 큰 성장과 더 많은 분배는 같이 가는 개념이다. 복지지출의 증가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성장은 다시 사회통합을 촉진하는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그는 "불평등은 비효율적이지만 복지는 효율적"이라며 "성장과 분배가 공정한 세상"을 표방했다. 노동계 출신으로서 "비정규직 제로가 '무늬만 정규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데 이은 발언이어서 당 안팎에서는 '취지를 이해하기 어려운 좌클릭 발언'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자유한국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자유한국당)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7달여 만에 소득주도성장을 '분배 담론'으로 규정하고 "명백한 허구"라고 비판하고 나서, 그동안 불분명하던 노선이 일부 교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 특유이 반기업 정서"를 재차 지목한 뒤 "기업을 적대시하니 어느 기업이 제대로 된 투자로 일자리를 만들겠나. 그 결과는 고용 참사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며 "지금 이 정권은 일자리 황금알을 낳는 기업의 배를 가르고 있다. 일자리 대못 정부 아니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나아가 "문재인 정권은 주적(主敵)이 기업인가"라고 반복해서 추궁하는 한편 "반시장 정서에 기댄 국가주의적 개입"으로 "시장과 맞서고 있다"며 "국가가 '오지라퍼'(오지랖이 심한 사람)가 돼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정권 코드화' 의심을 받고 있는 통계청장 조기 경질에 대해서는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국민들께 고스란히 알리는 통계청장이 그리도 눈엣가시였나. 막후에서 이 정권과 '통계 거래'를 시도한 바로 그 사람을 후임 통계청장에 앉힌 것은 도대체 무슨 배짱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이 바보인가. 이게 나라인가. 정권 입맛에 맞게 통계수치에 인공조미료 MSG를 듬뿍듬뿍 넣겠다는 불순한 의도 아닌가. 통계청에도 탁현민(과 같은 연출)이 필요했나.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나. 소득주도성장 사수를 위해 '분식 통계'까지 꿈꾸고 있나"라고 반문을 거듭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의 이번 연설에 대해 신랄한 비판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을 뿐 '제1야당 다운 대안 제시가 부족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對北) 스탠스, 북핵 폐기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 언급에 그쳤고 북한 석탄 밀수 의혹, 드루킹 등 민주당원 댓글 여론조작 윗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국정조사 예고 수준에 머물렀다.

또 "지금 비상경제 시국"이라면서도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 종식' 헌법 개정과 '비례성 강화' 선거구제 개편과 같이 정략적인 레토릭을 반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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